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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이야기

작성자김별|작성시간23.11.19|조회수80 목록 댓글 1

김장 이야기

/ 김별

 

김장철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궁핍하게 살아도 우리네 사람들에게 

김장은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였습니다.

당연히 김장하는 날은 언제나 정겹고 즐거웠습니다.

추억도 많고 행복한 기억의 소환입니다. 

 

그런 김장하는 날은 가족뿐 아니라 이웃과 함께하는 잔칫날과 다름없었기에

동네 강아지들도 신이 나 뛰어다니던 기억들이 아련합니다.

 

장 담그기나 농사도 그렇지만 김장은 또한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렵고 가족뿐 아니라 이웃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동체의 협력이 꼭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민족에게 품앗이나 두레 강강술래 등 공동체의 삶의 방식과 놀이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축적되어 더불어 즐겁게 잘 사는 세상, 

즉 대동세상을 꿈꾸고 이루는 토대가 되었을 겁니다

작은 시냇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다시 강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말이지요. 저는 이것이 인류사에 가장 아름다운 최고의 발견이고 이념이라 믿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낳고

평화는 평화를 만들지만

저주와 응징은 저주와 응징을 낳고

전쟁은 더 큰 전쟁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천 년 전 유대인들이 예수를 죽였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역시

오랜 저주와 응징의 고리를 끊지 못한 근원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저주와 응징 전쟁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 봅니다.

 

대동세상으로 역사의 시작을 연 우리 민족과

저주와 응징 전쟁으로 역사를 시작한 유대민족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근본적인 변함없이

극과 극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가장 좋은 예일 겁니다.

 

무엇인가의 시작은 그렇듯 중요하고 지속성을 가지는 것이기에 

지금 우리의 삶의 모습과 사회적 가치, 정치의 형태는 일정 기간 후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랜 세월을 두고 계속된다는 준엄한 증명인 겁니다.

 

우리 민족이 고대 조선에서부터 공동체의 삶,

대동세상과 이화세계를 건국이념으로 설정한 것 역시 

응징이나 복수가 아닌 상호협력과 상생 평화로 같이 해야 하는 

온 인류의 꿈, 행복의 발원이 되었다는 것이겠지요.

 

나는 백 번을 다시 생각해도 이것이야말로 인류사에 

가장 소중한 발견이고 아름다운 가치라 믿습니다.

 

다만 요즘 김장 문화가 점점 사라져 가는 만큼 공동체 의식과 삶도 사라지고 공동체의 삶이 거의 불가능한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만 팽배해졌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 나라보다 그 나라의 문화가 백 배는 더 중요합니다.

나라는 경우에 따라 망할 수도 있었지만 

온전히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면 

나라는 언제든 다시 세울 수 있으니까요.

 

유대인들은 나라 망한 지 이 천년이 지났지만

그들의 문화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었기에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문화를 잃은 민족은 나라가 망하면 

다시는 나라를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중원을 호령했던 말갈족 흉노족 만주족 등 그들의 문화는 

지금 흔적조차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나라는커녕 민족조차 거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그 나라 그 민족이 가진 문화가 

그 나라 자체보다 백 배는 중요한 이유지요.

 

여러 고대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듯 

음주 가무를 즐기는 우리 민족이기에 

지금의 한류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말과 글뿐 아니라 김장 담그기, 장 담그기 등 우리의 소중한 문화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지요.

 

일제 때 조선총독부가 우리 민족 문화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의 놀이문화를 조사한 바가 있습니다. 그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050가지의 놀이문화가 있었음을 문헌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연날리기 제기차기 윷놀이 등 채 50가지도 남은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일제가 다 없앴고, 해방 이후에는 친일파 위정자들에 의해 

우리의 문화는 허례허식이란 그렇듯한 미명하게 다 없앴기 때문이지요.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어디에 있을까요.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 하지요?

만약 1,050가지의 우리의 놀이문화를 지금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만으로도

21세기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부강한 나라를 이룰 수 있었을 겁니다.

 

겉절이도 맛있고 돌산갓의 신비로운 맛도 신선하지만 

꼬들베기의 맛도 일품입니다. 

어릴 때 먹었던 안동식혜의 시원한 맛이 지금도 때때로 그립습니다.

김치의 종류도 만드는 방법도 맛도 집집마다 지역마다 다르고 너무도 다양해서 다 헤아릴 수조차 없을 겁니다.

 

다만 그것이 우리에게 맛뿐 아니라 가장 큰 민족의 힘임을 

김장철을 맞아 다시 한번 상기해 봅니다.

각각의 집집마다 맛있는 김장, 즐겁게 담그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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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종혜 스테파노 작성시간 23.11.19 대동세상도 문화의 전승이 없으면 만들기 어려운가 봅니다.

    우리의 문화가 뿌리부터 흔들립니다.

    그러나 원래 깊은 뿌리를 가진 우리 문화입니다.

    본명히 지켜지리라 믿습니다.

    아, 김장문화.
    맛이 앞서든 진중한 문화였지요.

    아쉬워도 세상살이가 복잡해지면 소흫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보존할 방법도 연구해야지요.

    즐거운 저녁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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