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았다
다감 이정애
새벽녘 단잠 깨우는 녀석을 잡았다
그제 밤에 활보했던 얄미운 녀석이다
한 녀석을 잡고 보니 두 눈은
동공이 열리고 또 한 녀석이 포착
남들 클 때 게으름 피운
키 때문에 놓쳤는데
반드시 잡겠다는 일념으로
한참 살피니 뚱그적거리다
그만 헛발 집은 녀석이
내 손에 덜컥 걸렸다
아까운 피를 많이도 빼앗아 간
녀석을 잡으니
속은 앓던 이 뺀 듯이 후련한데
그 녀석이 남기고 간 흔적은
한동안 손을 귀찮게 불러 대지만
룰루랄라 콧노래 부르며
상쾌한 하루를 일찍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