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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천상에서 기쁘게 해후하기로 해요

작성자설화 박현희|작성시간13.12.04|조회수93 목록 댓글 0


우리, 천상에서 기쁘게 해후하기로 해요 / 雪花 박현희

 

부부의 정이 지나치게 좋으면

둘 중 한 사람을 하늘나라로 먼저 데려간다던데

우리 부부의 금실이 너무 좋아서

역신이 질투하며 훼방이라도 놓은 걸까요.

 

평생을 함께하기로 굳게 약속했는데

세상 속에 덩그러니 나만 홀로 남겨두고

이렇게 빨리 당신과 헤어져야만 한다니

당신 없는 현실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생과 사를 감히 누구도 어쩌지 못한다지만

한없이 너그럽고 마음 착한 당신을

왜 이다지도 빨리 데려가시는지

그저 하느님이 야속할 따름이네요.

 

당신 없는 세상은

내겐 그 어떤 삶의 의미도 이유도 찾을 수가 없는데

이제 난 어떡해야 하나요.

모든 걸 버리고 당신의 뒤를 따라가고 싶은 심정뿐입니다.

 

그러나 홀로 남은 내가 생기를 잃고

낙심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분명 당신께서도 원치 않을 것이기에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이제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굳세게 살아가야겠지요.

 

생과 죽음이 반드시 단절은 아닐 거라 믿어요.

생과 죽음을 하나의 연장선에 둔다면

현생에서의 이별은 아마 잠깐일 겁니다.

 

그러니 아픔도 죽음도 없는 천상에서

우리 다시 기쁘게 해후하기로 해요.

당신과 함께 걸어온 지난 세월 동안

정말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여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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