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도 지금 외로운가요 / 雪花 박현희
살갗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늦가을 날씨 때문일까요.
이런 날엔 장작불 훈훈하게 지핀
벽난로가 있는 근사한 찻집에서
마음 따뜻한 이와 정겹게 마주 앉아 마시는
따끈한 차 한 잔이 왠지 더욱 그립습니다.
알록달록 곱게 물든 단풍잎은
어느새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앙상한 가지에 힘겹게 매달린 채
파르르 떨고 있는 마지막 잎사귀가
참으로 애처롭기 이를 데 없습니다.
제법 도톰한 옷을 걸쳐 입었어도
몸속 깊숙이 파고드는 한기에
마음마저도 오싹 시려 오네요.
한잎 두잎 힘없이 떨어져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쓸쓸히 발길을 돌리는 나처럼
그대도 지금 무척이나 외로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