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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역대 ♡ 시인방

가을 앓이(2)

작성자설화 박현희|작성시간13.10.03|조회수141 목록 댓글 0



가을 앓이(2) / 雪花 박현희

푸르던 잎사귀 낙엽 되어 이리저리 뒹굴다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흩어지는

쓸쓸한 가을 탓일까요.

아무런 이유 없이 괜스레 우울해지는 까닭을

내 마음인데도 나도 잘 모르겠군요.

누군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금세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네요.

예민한 감성의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이처럼 감정의 기복이 심하니

인생의 연륜이 쌓인 어른이 되기엔

아직도 난 턱없이 부족한가 봅니다.

다시 또 가을병이 도지는 걸까요.

해마다 맞이하는 가을인데도

이놈의 몹쓸 가을병은

면역도 생기지 않는지 모르겠군요.

만사가 귀찮고 옴짝달싹하기 싫어

가만히 턱 고인 채

그저 흰 구름 두둥실 떠가는

파란 하늘만 멍하니 바라봅니다.

이러다 우울증이라도 걸리면 안 될 텐데

기분 전환할 겸 억새꽃 하얗게 핀 강변을 따라

가을 소풍이라도 다녀와야 할까 봐요.

해마다 가을이면 심한 몸살을 앓듯

올가을에도 어김없이

난 또 이렇게 가을을 앓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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