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 . 역대 ♡ 시인방

불청객 소낙비

작성자설화 박현희|작성시간13.08.01|조회수85 목록 댓글 0

불청객 소낙비 / 雪花 박현희

시커먼 먹구름 갑자기 몰고 와

요란한 천둥번개와 함께

투둑투둑 세차게 몰아치는 소낙비

들에 나가 김을 매던

시골 아낙네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에구 이런 어쩌나!

뚜껑 열어 놓은 된장 항아리며 간장 독에

빗물이라도 들어가면 안 될 텐데

햇볕에 널어 놓은 이부자리며 빨랫감이

모두 흠뻑 젖을 텐데

밭매던 호미 황급히 내동댕이치고

헐레벌떡 집으로 달음질칩니다.

대지를 태울 듯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잠시나마 식혀주며

시원스레 쏟아지는 한줄기 소낙비는

들 일하던 아낙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그리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랍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