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에 얽힌 추억 / 雪花 박현희
아파트 빌딩 숲 너머로
까만 밤하늘에 총총히 떠있는
은빛 영롱한 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문득 어린 시절 여름밤에 얽힌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네요.
쑥 내음 솔솔 풍기는 모깃불 지핀 너른 마당에
볏짚으로 짜놓은 커다란 멍석을 깔고
엄마 다리를 베게 삼아 다소곳이 누워
마치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
까만 밤하늘을 예쁘게 수놓은
반짝이는 별을 하나 둘 헤던 밤.
개구쟁이 동무들과 어울려
어둠 속을 헤엄치는 반딧불이 찾아
동네 어귀를 한 바퀴 돌고 나면
어느새 빈 유리병에 가득 담긴
반딧불이가 어찌나 신비롭던지
밤이슬에 바짓가랑이
함초롬히 젖는 줄도 몰랐답니다.
동그랗게 모아쥔 작은 두 손에
반짝반짝 반딧불이를 만지작거리며
마냥 순수하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
여름밤에 얽힌 아름다운 추억은
어느새 중년이 되어버린
도심 속 오늘의 내 정서를 밝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