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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전직 기자의 반성문과 자식 트라우마

작성자성우제|작성시간19.07.06|조회수8,456 목록 댓글 0

두서 없이 쓴다.


엊그제 내 차에 내 또래 사람 몇이 동승했었다. 화제는 판문점 북미정상 긴급회동. 모두들 문 대통령을 칭찬했다. 어쩌다 말이 503에게로 이어졌다. 한 사람이 고백했다. "나는 박근혜를 찍었었는데 말이야." 차 안에 있던 다섯 중 세 사람이 "찍었다"고 했다. 이런 사람들, 내 연배에 의외로 많다. 세 사람이 말하는 이유는 똑같았다. "박근혜는 자식이 없어서 잘 할 줄 알았지." 자식이 없어서라. 대통령 잘 하고 말고가 자식 문제하고 무슨 상관인가? 자식들 문제만 없으면 대통령 잘 하는 건가? 


그들이 최소한 자식 문제만 만들지 않으면 좋겠다를 넘어 자식 문제만 없으면 잘 하는 거다라는 이상한 논리를 갖게 된 것은 그들 탓만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한 사람들은 우선 전직 대통령 자식들이었다. 박정희 전두환 자식들은 그렇다 치고 YS 이후 자식들이 문제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내 연배 사람들에게 대통령 자식 문제는 모든 것을 덮어버릴 만한 지긋지긋한 것이었다. 박근혜가 자식이 없어서, 자식들 꼬라지 부리는 거 안 보겠지 싶어 찍었다고 지금 와서 말하는 사람들, 그들을 무시하지 마시라. 그들은 속은 것에 반성하고, 엄연히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했던 사람들이다.


자식 트라우마는 지금도 계속중이다. 아무리 성인이라도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가 고개를 들지 못하는 한국사회 특유의 문화 때문일 것이다. 그런 문화를 정권잡기 투쟁에 활용하는 것까지 나무랄 수는 없다. 진짜 문제는 없는 사실을 만들어 정적을 공격하는 것. 오늘 옛 중앙일보 기자가 쓴 페북 글을 보았는데, 바로 그 없는 사실을 만들어 전직 대통령 아들을 공격한 데 대해 반성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었으나 어제 나눈 대화와 내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 몰라도 대통령의 자식에 관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이진주 옛 중앙일보 기자는 그런 가짜 뉴스 공격이 어떤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는지 짐작이나 하고 그런 글을 썼을까싶다.  대통령 자식 문제를 건드리면 사람들은 내용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기 전에 "또야?" 하고 짜증을 냈다. 이진주 기자가 기사를 쓸 즈음에는 "노무현 당신도?"까지 이르렀다. 모르긴 해도 노무현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은 자식과 관련된 것이었다. 나도 광우병 사태 직후 그 뉴스가 불거졌을 때 사실관계를 따질 생각은 못하고 절망부터 했으니까. "당신도 그랬어?" 하고. 이쯤 되면, 그게 아니다, 그건 가짜뉴스다 하는 후속 기사가 아무리 쏟아져 나온다 한들 내 연배 사람들은 눈을 닫고 귀를 막는다. 정치 혐오증이다. 그래도 한때나마 지지했던 사람한테 받는 배신감은 몇배나 더 큰 법이다. 이른바 한국의 유력 보수지들은 바로 그것을 노렸고 503을 앞세워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다. 503은, 한때는 노무현 지지자이기도 했으나 정치혐오증에 걸려버린 앞서 말한 내 연배 사람들의 지지 덕분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50대의 반란으로 이겼다고 했으니까. 내놓고 말을 하지 않아 그렇지, 이런 사람들 주변에 의외로 많다. 한때는 그래도 전두환 타도를 외쳤던 50대 사람들이다. 그들은 왜 반란을 일으켰을까?


간추려 말하자면 이진주 옛 중앙일보 기자는 노무현의 자식과 관련해 기사가 아니라 소설을 썼노라고 했다(소설 폄하 아닙니다. 그냥 흔히 쓰는 평범한 표현일 뿐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잘못했고 반성한다고 했다. 그이가 말하는 이른바 "조중동" 출신 기자 가운데 지금까지 이나마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기자는 없었다. 그런데 그 반성문을 읽은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분노에 가득차 있다. 그 글에서는 기자로서 했던 바로 그 일이 한국사회에 어떤 불행을 끼쳤는지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언급이 없다는 것은 생각이 없다는 것이고, 자기가 했던 행동, 그런 기자들의 그런 기사들이 모여서 한국 사회에 어떤 불행을 가져왔는가에 대한 통찰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기자로서의 능력과 인맥이 탁월해서,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미국행 명령을 받을 정도의 대단한 기자라면 그이가 말하는 조중동, 사람들이 한국 최고의 신문들이라고 믿는 조중동의 가짜 기사 생산물 중에서도 가장 양질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그런 순도높은 가짜 기사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다고 당신은 생각하는가? 바로 내 또래 사람들로 하여금 정치혐오증을 갖게 하고, "자식 문제는 없을 테니 박근혜 찍는다"를 유도하고, 503 당선을 이끌어냈다. 그 이후에는? 세월호 사건이 터졌고 대통령이 탄핵되는 혼란과 불행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정신을 차린 내 연배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태극기부대는 지금도 건재하다. 이진주 전직 기자의 반성문은 이런 내용에 대한 언급 혹은 성찰은 하지 않고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뭔지는 잘 모르지만 잘못한 것 같아요"라고 읊어대니, 사람들이 싸늘함을 넘어 화를 내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쓰는 데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나도 노정연씨 호화 아파트 이야기가 나왔을 때 무릎이 꺾이는 듯한 느낌을 맛보았다. 노통이 타계하고 나서도 자식 문제는 앙금처럼 남아 있었다. 뉴저지에 가서, 그 호화판 아파트 뉴스가 가짜뉴스였다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몸을 떨며 분노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단언하건대, 개인 블로그에 이런 내용을 아무리 올려도 내 연배의 대다수는 보지도 믿지도 않았다. 그들은 이진주 기자가 말하는 바로 그 조중동이 만든 충격에서 벗어날 만한 유연성이 떨어지는 세대이다. 수많은 이진주 기자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물, 그것이 503이고 오늘날 한국의 모습이다. 잘못했다고 했다. 손에 피를 묻혔다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동원했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는 어떻게 할 텐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그 글은 반성문으로서의 효력이 있다.  


*아래부터는

1) 비염, 축농증 

2) 분노조절장애, ADHD

3) 여드름과 아토피 등 피부병 

4) 만성피로 원기(에너지) 회복

5) 다이어트에 관심있는 분만 보세요.

캐나다 종합병원에서 진료중인 

한국인 한의사가 만든 

생약성분 기능성 건강보조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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