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안녕하세요.
2년 전 힘이 넘치는 강아지 '못난이'에 대해 상담했던 견주입니다. (아래에 보면 아직도 글이 남아있네요 ^^) 또 이렇게 상담을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지금은 열 살이 된 못난이가 최근 다시 사고를 치고 있습니다. 물어뜯기가 다시 시작된 건데요.
지난 주 금요일 경부터 다시 집안 물건을 물어 뜯기 시작했습니다. 낮은 신발장 위에 올려진 물건을 끌어내려서 물어뜯었더군요. 그 다음날은 종이박스에 담겨져 있던 제 구두를 아작 냈습니다.
어떤 변인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년 전 이후로 기억에 남을 정도로 크게 사고를 친 적은 없었습니다. 올해 4월경에 좀 크게 물어뜯는 사고를 치기는 했습니다.
저도 괴롭지만 배우자와 갈등도 신경이 쓰입니다. 제가 지난 6월 초에 결혼을 했고 허니문 베이비를 가져서 지금은 절대 안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남편도 동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저 보고 너무 사람처럼 대한다고 못마땅해 합니다. 거기에 임신까지 했으니 못난이를 다른 사람 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를 얼핏하기도 했습니다. 친정 어머니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앞으로 태어날 제 아기와 못난이가 함께 즐겁게 살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못난이가 요즘 사고를 너무 치니까 남편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남편이 아는 수의사 분이 계신데, 그 분이 외출할 때는 강아지를 목줄을 하고 묶어 두라고 하셨다나 봐요. 남편은 철로 된 목줄을 무거운 아령에 연결해 놓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ㅡㅡ;;(못난이 힘이 좋기도 하고 천으로 된 목줄은 이빨로 물어 뜯어 버리거든요). 그렇게 하고 출근을 했는데 결국 어제는 거실 장판을, 오늘은 앞에 있던 종이박스를 아작냈습니다. 강아지 쿠션에는 오줌도 지려놨더군요. 이런 적 한번도 없었는데...
저는 목줄을 너무 짧게 해서 그런 식으로 묶어 두는 게 이 더운 여름날에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지만 남편은 제가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계속 사고를 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이런 식의 일이 반복되면 제가 남편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을 모색했으면 합니다.
사실 전 남편이 강아지를 대하는 방식이 좀 폭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는 사고 쳤다면서 잠잘 때도 목줄을 해서 불편하게 자게 해놓았습니다. 밤새 강아지가 낑낑 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또 남편은 잘못하면 때려야 한다는 주의인데... 사실 강아지는 기억을 못하잖아요? 물어뜯는 건 개로서는 당연한 욕구를 해소하는 건데 그걸 혼내는 것도 그렇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예전에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외출 시엔 동물병원에 맡기거나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것도 힘듭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기도 했고요. 지난 번에 추천해 주신 강아지 장난감은 효과가 별로 없었습니다. 시츄와 슈나우져가 섞인 종이라 그런지 10살인 지금도 활동력이 너무 왕성해서 좀 힘드네요.
남편이 개 때문에 싸우고 싶지는 않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싸우지는 않았지만. 어제 퇴근하고 못난이가 해놓은 꼴을 보고 너무 속상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은 목줄로 묶어 놓는 방식처럼 강한 스타일로 한달 정도 해보자고 하는데... 저는 그게 맞는 해법 같지가 않습니다. 너무 강압적이고 폭력적이라서 역효과만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선생님의 조언 부탁 드립니다.
만약 저희 부부의 방식이 너무 달라서 생긴 문제라면 함께 교육을 받을 생각도 충분히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