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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작소설 : 제1권,제2권】서평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작성자학습지가이드|작성시간17.04.17|조회수287 목록 댓글 13

【한국 명작소설 : 제1권,제2권】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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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평단 모집 날짜 : 4월 18일(화) ~ 4월25일(화)까지
2. 서평단 발표 날짜 : 4월26일(수)
3. 당첨조건: 기대평 - 예) 학창시절 읽었던 한국문학을 다시 한 번 천천히 음미해보고 싶어요.

                           (1, 2권 중 서평쓰고 싶은 책 선택)

4. 서평 남길곳: 온라인서점 , 엄마표 카페
5. 인원: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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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를 남겨주시지 않으면 당첨이 되지를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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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문학사를 이해하는 관점, ‘시대를 읽는 한국문학’

로맨스, 풍자, 계몽 등 작가별 대표작품을 만나다!

 

근대소설의 시작과 완성, 1900-1930년 대표작 

시대와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며 문학적 상상력과 즐거움을 주는

소설 중에서 정수만을 가려 뽑은 '한국문학을 권하다 단편 모음집 


책 소


우리 문학 읽기를 좀 더 쉽고 좀 더 친절하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 《한국 명작소설》의 목적이자 목표다. 문학의 참된 즐거움을 되살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목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으나 대개는 읽지 않은 한국문학을 다시 읽어보는 일일 것이다. 애플북스는 이 권유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시대별 대표작품으로 한국문학 단편 모음집을 꾸렸다.

‘시대를 읽는 한국문학’이란 콘셉트로 근대소설의 포문을 연 이인직의 <혈의 누>, 계몽소설을 대표하는 이광수의 <소년의 비애>, 풍자와 해학, 골계미를 추구한 김유정의 <동백꽃>, 모더니즘의 절정을 보여준 이상의 <날개>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의 큰 기둥이 되었던 대표 작품을 각각 1900~1930년대와 1940년대로 시대별로 모아 나눠, 21명의 작가와 작품을 최대한 원문 그대로 읽을 수 있게 구성했다. 문학 독자가 사랑했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로맨스, 풍자와 해학, 계몽 등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으며 독자의 독자들의 가슴을 쥐락펴락했던 인기 작품을 문학사의 이해를 돕는 설명과 함께 만날 수 있다.

고전 중에 명작을 가려서 읽는 것은 오늘의 세계와 그 세계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을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 중 하나다. 모쪼록 이 선집을 통해 독자들이 문학 읽기의 즐거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문학과 시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출간 의의 및 특징


《한국 명작소설 1》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대표 작품을 묶되, 문학사적인 의미도 갖고 있는 좋은 작품을 선정하고자 했다. 또한 월북 혹은 납북된 작가의 작품들과 기존에 출간된 단편 전집에서는 만나보지 못했던 작품들도 그 의미가 충족되는 경우에는 포함시켰다.

특히 《한국 명작소설 1은 작품 본래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최대한 원문 그대로를 살렸으며 어려운 단어에는 각주를 달아 이해를 돕고, 작품이 발표된 시대에 관한 설명과 작가 소개를 더해 독자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교양을 쌓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최근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문인들의 작품이 실려 있어서 수능시험은 물론 논술을 대비한 참고도서 역할 또한 톡톡히 할 것이다. 전자책으로도 함께 출간되어 각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대학교의 도서관은 물론 기업 자료실에도 꼭 필요한 책이라 하겠다.

 

1. 1900-1930년의 대표 작품을 읽으며 문학과 시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시대를 읽는 한국문학’이란 콘셉트로 이인직으로부터 시작해 이광수, 현진건, 채만식, 이상, 이효석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문학의 큰 기둥들의 대표 작품을 시대별로 모아 문학과 시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2. 여러 판본과의 비교·대조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였다.

작가의 최초 발표본을 기준으로 하되 지금까지 축적된 여러 판본과의 비교대조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였다.

3. 최근 표기법을 적용하여 더 쉽고 더 자연스럽게 읽힌다.

작가와 작품 고유의 표현은 최대한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작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좀 더 최근의 표기법을 적용함으로써 현시대를 살고 있는 독자들이 더 쉽고 더 자연스럽게 작품과 만날 수 있도록 하였다.

4. 작가 소개, 연보, 작품과 그 시대를 읽는 핵심 내용을 소개하였다.

독자들이 작품을 더 쉽고, 더 즐겁고, 더 풍성하게 읽을 수 있도록 작품 자체는 물론 작가 소개, 연보, 그 작품이 발표된 시대와 그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한 핵심적인 소개를 더해 독자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을 통해 교양을 쌓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작품 내용 소개


근대소설적 특성을 지닌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 <혈의 누>는 구한말을 배경으로 조선의 봉건제도를 비판하고, 신문명과 신교육을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자주독립과 자유 연애사상이라는 근대적 계몽 이념을 강조함으로써 조선말 독자들을 계몽하고자 한 계몽주의적 특성이 있다. 형식에 있어서는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를 사용한 점, 사건의 우연성을 탈피하고 소설적 개연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보인다는 점 등 근대소설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동물을 의인화하여 현실을 풍자한 우화소설 <금수회의록>은 인간의 도덕적 타락과 혼란을 비판하는 동물들의 연설을 통해 충효, 화친, 우애 등 전통적인 윤리적 규범과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불효·부정부패·탐관오리의 횡포·부부 윤리 등 풍속의 문란 같은 전통 윤리 및 사회와 가정의 타락에 대한 비판 외에도 ‘외국 사람에게 아첨하는 역적놈’이나 ‘무기로써 남의 나라를 위협해 빼앗는 불한당’ 등도 규탄함으로써 당시 일본 침략의 위기에 대항하는 민족의식 또한 강하게 표출하였다.

계몽주의 정신이 반영된 우리나라 근대소설의 출발 <소년의 비애> 유교적 인습에 따른 결혼 제도의 허구성과 이러한 제도로 인해 희생되는 여성 및 신교육의 필요성 등을 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서구사회의 자유연애에 기초한 남녀 간의 자유로운 사랑을 강조함으로써 조선 사회의 모든 제도가 가진 봉건성을 역으로 비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서구의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작가의 사상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운명적 비극을 예술로 승화시킨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전형 <배따라기> 열등의식에서 비롯된 오해와 질투로 인해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형제지간마저 파멸된 한 남자가 삶의 가치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방황하는 이야기를 통해 삶의 비극적 단면과 그것의 예술적 승화라는 ‘예술 지상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현실적 삶에서의 패배와 그 삶의 비극의 예술적 승화라는 주제가 두 개의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액자 구조 속에서 중층적으로 구현됨으로써 삶의 입체성과 예술의 입체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한편, 예술과 삶의 입체적 일체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단편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사실주의 소설의 백미 <운수 좋은 날>은 인력거꾼 김 첨지가 하루 동안 겪게 되는 일을 통해 가난에 허덕이던 하층 노동자의 절박한 삶과 비극적인 운명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식민지 시대의 절대적 빈곤 상황에서 일시적 운은 삶의 조건을 바꿔놓을 수 없다는 내용과 그에 대비되는 역설적 제목이나 아내가 그토록 먹고 싶어 했던 설렁탕을 며칠간의 허탕 끝에 겨우 사 들고 돌아왔으나 아픈 아내는 이미 죽고 난 뒤였다는 내용의 강렬성 그리고 반어적 기법 등은 기교와 형식의 완성도 높은 결합을 보여주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비참한 삶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애가 돋보이는 수작 <화수분>은 주인공인 ‘화수분’과 그 일가의 가난과 고통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극을 ‘나’라는 화자를 통해 일제의 수탈이 가속화된 상황 속에서 굶주림에 고통당할 수밖에 없었던 가난한 부부의 처절한 삶과 비극적 죽음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작품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궁핍한 삶과 죽음이라는 비극을 다루고 있음에도 아기라는 생명을 살림으로써 절망이 아닌 희망, 차가운 죽음이 아닌 따뜻한 생명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전적 요소가 강한 식민지 시대 체험문학의 걸작 <탈출기>1920년대 우리 민족의 비참한 삶을 묘사한 소위, 빈궁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빈궁문학 작품들이 빈궁한 삶 자체를 묘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데 반해, 이 작품은 빈궁에 대항하는 반항적 인물을 통해 개인의 빈궁을 개인의 사정이 아닌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해명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전적 체험을 형상화한 노동자 문학의 초석 <늘어가는 무리>는 노동 현장과 노동자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 한국 노동자 문학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작품 속에 형상화되어 있는 노동 현장과 노동자들의 삶이 관념적이거나 피상적이지 않고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늘어가는 무리>가 이처럼 현실적이고 구체적일 수 있었던 것은 작가 자신의 노동자로서의 체험, 즉 자전적 체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 있다.

운명을 거스른 사랑과 인간구원의 염원을 보여준 수작 <벙어리 삼룡이>는 사실주의가 주를 이루었던 당대 소설들과 달리 낭만주의적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벙어리이자 하인인 삼룡이와 아름다운 여주인인 아가씨와의 사랑은 주인아들의 질투처럼 애초에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자 운명을 거스르는 것이다. 낭만주의는 이러한 상황을 초월적, 이상적으로 해소하는데, 이 작품 또한 화재라는 사건을 통해 둘의 초월적 사랑을 성취하게 하는 한편, 이 사랑이 갖는 인간구원이라는 또 다른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프로문학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자산 <낙동강>은 일제강점기 조선 사회의 두 가지 근본적 문제인 일제 및 자본주의와 결탁한 봉건의 잔재 타파와 이를 통한 노동자 농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목표를 위해 좀 더 의도적인 차원에서 계급의식과 정치 투쟁의 관점에 입각해 쓰인 작품이다. 동시에 이 작품은 민족 해방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위한 사회주의 계열과 민족주의 계열의 ‘암묵적 합의’라는 사상적 현실까지 반영, 제국주의 일본과 식민지 조선 사이의 민족적 대립까지 강하게 부각시킴으로써 폭넓은 세계 인식과 현실 인식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농민의 노동자화 과정을 그린 카프문학의 결정판 <과도기>는 작가 자신의 체험담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농촌이 공장이 되어가고, 농민이 노동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과도기’로 그리고 있다. 이 과도기의 문제가 조선 사회의 전반적인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경고와 노동자들이 이런 부당한 상황에 대해 저항하지 않는다면 일제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를 함께 전해주고 있다.


지은이

이인직 李人稙, 1862~1916

개화기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정치가다. 신소설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하였으며, 《혈의 누》 《귀의 성》 《은세계》 《치악산》 《모란봉》 등의 작품이 있다.

안국선 安國善, 1878~1926

도쿄 전문학교에서 정치학을 수학한 개화기의 대표적 지식인 중 한 사람이다. 《금수회의록》과 《공진회》 등의 작품이 있다.

이광수 李光洙, 1892~1950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인 《무정》을 발표하여 우리나라 소설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소년의 비애> 외에 《단종애사》 《흙》 《유정》 《사랑》 등의 작품이 있다.

김동인 金東仁, 1900~1951

예술지상주의를 표방하고 순수문학 운동을 벌인 작가다. <약한 자의 슬픔> <배따라기> <감자> <광염 소나타> <발가락이 닮았다> <광화사> 등의 작품이 있다.

현진건 玄鎭健, 1900~1943

당대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우리나라 자연주의문학을 개척한 작가다. <빈처> <운수 좋은 날> <B 사감과 러브레터> <고향> 등의 작품이 있다.

전영택 田榮澤, 18941968

아오야마 학원 문학부와 신학부를 졸업했으며 목사이자 소설가다. <창조>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단편소설 〈혜선의 사〉 〈천치? 천재?〉 〈화수분〉 〈소〉 등의 작품이 있다.

최서해 崔曙海, 1901~1932

자신의 비참한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처참한 민족 현실을 형상화한 작가다. <토혈> <고국> <탈출기> <기아와 살육> <홍염> <박돌의 죽음> 등의 작품이 있다

송영 宋影, 1903~1979

‘동양극장’ 문예부장으로 극작 활동을 하였다. 단편소설 <늘어가는 무리> <용광로> <교대시간> <월파선생> 등과 희곡집 《불사조》 등의 작품이 있다.

나도향 羅稻香, 1902~1926

비애와 비극을 그린 낭만주의자로 <백조>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행랑 자식> <벙어리 삼룡이> <물레방아> <> <지형근> 등의 작품이 있다.

조명희 趙明熙, 1894~1938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목적의식적 단계로 발전시킨 한국 민중문학의 선구자다. 《그 전날 밤》 《낙동강》 등의 작품이 있다.

한설야 韓雪野, 1901~미상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을 조직하는 등 북한 공산당 문화예술계의 주동적 역할을 하였다. <과도기> 외에 《청춘기》 《귀향》 《초향》 《탑》 《이령》 등의 작품이 있다.


책 속으로

그 아이 이름 짓던 날은 의논이 부산하다가 구화 담판 되듯 옥자, 련자를 합하여 옥련이라고 지은 이름이라. 부모 된 사람이 제자식 귀애하는 마음에 혹 시꺼먼 괴석 같은 것도 옥같이 보는 일도 있고, 누렁퉁이나 호박꽃같이 생긴 것도 연꽃같이 보이는 일도 있기는 있지마는, 옥련이 같은 아이는 옥련의 부모의 눈에만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어떠한 사람이든지 칭찬 아니하는 사람이 없고, 또 자식 없는 사람이 보면 빼앗아 갈 것같이 탐을 내서 하는 말에, 옥련이를 잡아가서 내 딸이 될 것 같으면 벌써 집어갔겠다 하는 사람이 무수하였더라. p.40

 

그날 밤, 집에 돌아와서도 그 〈배따라기〉와 그의 숙명적 경험담이 귀에 쟁쟁히 울리어서 잠을 못 이루고, 이튿날 아침 깨어서 조반도 안 먹고 기자묘로 뛰어가서 또다시 그를 찾아보았다. 그가 어제 깔고 앉았던, 풀은 모두 한편으로 누워서 그가 다녀감을 기념하되, 그는 그 근처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나 〈배따라기〉는 어디선가 쟁쟁히 울리어서 모든 소나무들을 떨리지 않고는 안 두겠다는 듯이 날아온다. “모란봉이다. 모란봉에 있다.”하고 나는 한숨에 모란봉으로 뛰어갔다. 모란봉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부벽루에도 없다. “을밀대다.”하고 나는 다시 을밀대로 갔다. 을밀대에서 부벽루를 연한, 지옥까지 연한 듯한 골짜기에 물 한 방울을 안 새이리라고 빽빽이 난 소나무의 그 모든 잎잎은 떨리는 〈배따라기〉를 부르고 있지만, 그는 여기도 있지 않다. 기자묘의, 하늘을 향하여 퍼져 나간 그 모든 소나무의 천만의 잎잎도, 그 아래쪽 퍼진 천만의 풀들도, 모두 그 〈배따라기〉를 슬프게 부르고 있지만, 그는 이 조그만 모란봉 일대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p.194

방 안에 들어서며 설렁탕을 한구석에 놓을 사이도 없이 주정꾼은 목청을 있는 대로 다 내어 호통을 쳤다. “이런 오라질 년, 주야장천 누워만 있으면 제일이야. 남편이 와도 일어나지를 못해?”라는 소리와 함께 발길로 누운 이의 다리를 몹시 찼다. 그러나 발길에 차이는 건 사람의 살이 아니고 나뭇등걸과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때에 빡빡 소리가 응아 소리로 변하였다. 개똥이가 물었던 젖을 빼어놓고 운다. 운대도 온 얼굴을 찡그려 붙여서 운다는 표정을 할 뿐이라 응아 소리도 입에서 나는 게 아니고 마치 뱃속에서 나는 듯하였다. 울다가 울다가 목도 잠겼고, 또 울 기운조차 시진한 것 같다. 발로 차도 그 보람이 없는 걸 보자 남편은 아내의 머리맡으로 달려들어 그야말로 까치집 같은 환자의 머리를 꺼들어 흔들며

“이년아, 말을 해, 말을! 입이 붙었어, 이 오라질 년!

“…….

“으응, 이것 봐, 아모 말이 없네.

“…….

“이년아, 죽었단 말이냐. 왜 말이 없어?

“…….

“으응, 또 대답이 없네. 정말 죽었나 버이.

이러다가 누운 이의 흰 창이 검은 창을 덮은, 위로 치뜬 눈을 알아

보자마자 “이 눈깔! 이 눈깔! 왜 나를 바루 보지 못하고 천장만 보느냐,

?”하는 말끝엔 목이 메이었다. p.217~218 


차 례


 시대를 읽는 한국문학, 《한국 명작소설》을 펴내며

시대를 단칼에 잘라보자-단편소설 읽기의 즐거움_고정욱

 혈의 누_이인직

금수회의록_안국선

소년의 비애_이광수

배따라기_김동인

운수 좋은 날_현진건

화수분_전영택

탈출기_최서해

늘어가는 무리_송영

벙어리 삼룡이_나도향

낙동강_조명희

과도기_한설야

 

【제2권문학사를 이해하는 관점, ‘시대를 읽는 한국문학’

로맨스, 풍자, 계몽 등 작가별 대표작품을 만나다!

 

한국문학 최초의 르네상스, 1931-1940년 대표작

 시대와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며 문학적 상상력과 즐거움을 주는

소설 중에서 정수만을 가려 뽑은 '한국문학을 권하다 단편 모음집'

책 소개


 우리 문학 읽기를 좀 더 쉽고 좀 더 친절하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 《한국 명작소설》의 목적이자 목표다. 문학의 참된 즐거움을 되살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목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으나 대개는 읽지 않은 한국문학을 다시 읽어보는 일일 것이다. 애플북스는 이 권유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시대별 대표작품으로 한국문학 단편 모음집을 꾸렸다.

‘시대를 읽는 한국문학’이란 콘셉트로 근대소설의 포문을 연 이인직의 <혈의 누>, 계몽소설을 대표하는 이광수의 <소년의 비애>, 풍자와 해학, 골계미를 추구한 김유정의 <동백꽃>, 모더니즘의 절정을 보여준 이상의 <날개>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의 큰 기둥이 되었던 대표 작품을 각각 1900~1930년대와 1940년대로 시대별로 모아 나눠, 21명의 작가와 작품을 최대한 원문 그대로 읽을 수 있게 구성했다. 문학 독자가 사랑했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로맨스, 풍자와 해학, 계몽 등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으며 독자의 독자들의 가슴을 쥐락펴락했던 인기 작품을 문학사의 이해를 돕는 설명과 함께 만날 수 있다.

고전 중에 명작을 가려서 읽는 것은 오늘의 세계와 그 세계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을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 중 하나다. 모쪼록 이 선집을 통해 독자들이 문학 읽기의 즐거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문학과 시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출간 의의 및 특징


《한국 명작소설 2》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대표 작품을 묶되, 문학사적인 의미도 갖고 있는 좋은 작품을 선정하고자 했다. 또한 월북 혹은 납북된 작가의 작품들과 기존에 출간된 단편 전집에서는 만나보지 못했던 작품들도 그 의미가 충족되는 경우에는 포함시켰다.

특히 《한국 명작소설 1은 작품 본래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최대한 원문 그대로를 살렸으며 어려운 단어에는 각주를 달아 이해를 돕고, 작품이 발표된 시대에 관한 설명과 작가 소개를 더해 독자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교양을 쌓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최근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문인들의 작품이 실려 있어서 수능시험은 물론 논술을 대비한 참고도서 역할 또한 톡톡히 할 것이다. 전자책으로도 함께 출간되어 각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대학교의 도서관은 물론 기업 자료실에도 꼭 필요한 책이라 하겠다.

 

1. 1931-1940년의 대표 작품을 읽으며 문학과 시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시대를 읽는 한국문학’이란 콘셉트로 이인직으로부터 시작해 이광수, 현진건, 채만식, 이상, 이효석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문학의 큰 기둥들의 대표 작품을 시대별로 모아 문학과 시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2. 여러 판본과의 비교·대조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였다.

작가의 최초 발표본을 기준으로 하되 지금까지 축적된 여러 판본과의 비교대조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였다.

3. 최근 표기법을 적용하여 더 쉽고 더 자연스럽게 읽힌다.

작가와 작품 고유의 표현은 최대한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작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좀 더 최근의 표기법을 적용함으로써 현시대를 살고 있는 독자들이 더 쉽고 더 자연스럽게 작품과 만날 수 있도록 하였다.

4. 작가 소개, 연보, 작품과 그 시대를 읽는 핵심 내용을 소개하였다.

독자들이 작품을 더 쉽고, 더 즐겁고, 더 풍성하게 읽을 수 있도록 작품 자체는 물론 작가 소개, 연보, 그 작품이 발표된 시대와 그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한 핵심적인 소개를 더해 독자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을 통해 교양을 쌓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작품 내용 소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소외된 약자에 대한 연민 <달밤>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아픔을 겪는 황수건의 삶을 일제 강점기 우리 민중의 삶에 비유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 삶의 비극성에 함몰되거나 절망적 상황으로만 치닫지는 않는데, 이는 황수건을 바라보는 서술자의 시선이 그의 순박하고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천진하고 낙천적인 성격에 동시에 집중하는 한편, 이를 애정과 연민이라는 감정을 통해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춘기 남녀의 사랑을 토속적이고 해학적으로 그린 작품 <동백꽃>의 ‘나’는 감자를 건네주는 것으로 애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닭싸움을 통해 그 애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점순’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는 순박한 소년이다. 자칫 단순할 수도 있는 사춘기 소년, 소녀의 이러한 로맨스는 농촌이라는 배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토속어와 비속어 및 육담이나 감자, 닭싸움 등의 소재를 통해 토속적, 향토적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실제 삶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주의 문학으로서의 위상을 얻는다.

일제강점기 지식인의 모순을 풍자적으로 그린 대표작 <레디메이드 인생>1930년대 도시 공간을 배경으로 지식인의 모순을 풍자적으로 보여준 작가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이다. 일제강점기 초기 교육 계몽 세대를 상징하는 인물인 주인공 P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인텔리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극도의 궁핍에 시달린다. 신문사를 찾아가 채용을 부탁해보기도 하지만 농촌 봉사활동을 하라는 사장의 ‘엉터리없는 수작’에 역사와 사회를 원망하고, 결국 P는 자기 아들을 인쇄소에 견습공으로 취직시킴으로써 희망 없는 인텔리의 삶에 저항한다.

농촌 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그린 본격 농민소설 <모범 경작생>은 박영준의 데뷔 작품이자 일제의 농업진흥정책의 허구성을 풍자적으로 비판한 농촌소설 계열의 대표작이다. 박영준은 농촌의 참담한 현실과 일제의 수탈 그리고 그것에 부역하는 타락한 인간 군상을 사실적이고 풍자적으로 그린 작가이자 그에 대항하는 농민에 대한 인간애를 잃지 않았던 농민문학의 완성자이며 농촌소설의 대표적 작가라 평가할 수 있다.

어린 소녀의 눈으로 묘사한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봉건 질서에 억압되어 소극적인 순응의 삶에 길들여진 젊은 과부와 사랑손님인 남성과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대상에 대한 인식이나 해석이 미숙한 화자인 옥희가 주인공이 되어 두 사람의 사랑을 관찰하게 함으로써 작가는 그 사랑의 서정성과 낭만성을 자연스럽게 확보함과 동시에 그 사랑을 불가능하게 하는 봉건 질서의 억압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황금만능주의의 세상 속에서 순수에의 가치를 지향한 작품 <백치 아다다>는 일제강점기 식민 자본주의가 뿌리를 내린 1930년대, 돈의 물신화로 인한 인간의 타락과 파멸 그리고 승화를 그린 작가의 대표작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상징이자 그 자체인 돈과 시장경제 이전 인간의 극단적인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백치의 대립을 통해 돈, 곧 자본이 인간의 윤리와 사랑 그리고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지식인의 이중성을 냉정하게 비판한 지식인 소설의 전형 <김 강사와 T 교수>는 사실주의에 바탕을 둔 심리소설로 1930년대 지식인의 속물성과 이중성, 그리고 참담한 현실을 보여준 작품이자 저항하지 못하는 나약한 지식인상을 보여준 소설이다. 일제강점기 현실에 대한 비판과 개혁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 작가인 유진오는 소시민적 인식이라는 한계를 가진 지식인 작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지식인 문학을 정초한 작가라는 평가에 여전히 값하는 작가다.

소설과 시적 서정이 조화를 이룬 한국 단편소설의 백미 <메밀꽃 필 무렵>은 과거와 현재의 이중적 구성과 달밤, 메밀꽃, 나귀 등의 소재들이 아주 긴밀하게 연결된 세련된 구조와 완성도를 통해 전달된 작품이다. 바로 이 점을 통해 소설이 단순한 이야기의 그릇이 아니라 시적 경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충돌할 수밖에 없는 소설과 시, 서사와 서정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또 다른 세계와 시의 또 다른 모습을 경험하게 해주는 단 하나의 작품이기도 하다.

소작농들의 현실과 저항을 사실적으로 그린 농민소설 <사하촌>은 일제강점기 사하촌 소작농들이 겪는 가혹한 수탈과 그에 대한 저항을 사실적으로 그린 김정한의 초기 대표작이다. 이 작품에는 가뭄이라는 자연적 재해와 도시민들을 위해 만든 수도용 저수지라는 제도적, 인공적 재해로 인해 극심한 흉년을 맞은 보광사 아래 소작농들의 고통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한국 최초의 심리소설이자 20세기 한국 모더니즘의 결정체 <날개>는 이상의 대표작으로 한 지식인의 소모적이고 자학적이며, 해체적이기까지 한 삶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서술한 소설이다. 근대의 도래는 한 인간을 자유롭고 합리적인 존재로 만들어주었지만, 반면 계급적성적으로 확고했던 정체성의 뿌리를 흔들고, 그 자리를 자본이 대신하게 만들기도 했다. <날개>는 바로 이 변화의 당대적 결과, 곧 정체성의 상실과 그로 인한 혼란, 그 혼란이 야기하는 더 큰 자의식의 분열을 보여준 소설이다.


지은이


 이태준 李泰俊, 1904~?

감각적이고도 세련된 문체와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단편을 통해 근대 단편소설을 완성한 작가다. 《달밤》 《까마귀》 《해방 전후》 《사상의 월야》 등의 작품이 있다.

김유정 金裕貞, 1908~1937

순수문예 단체인 구인회에서 활동하며 스물아홉 짧은 생애 동안 30여 편의 단편을 남겼다. 〈금 따는 콩밭〉 〈봄봄〉 〈따라지〉 〈두꺼비〉 〈동백꽃〉 〈땡볕〉 등의 작품이 있다.

채만식 蔡萬植, 1902~1950

일제강점기의 불안한 사회를 배경으로 지식인의 불우한 삶을 풍자한 작품을 썼다. 단편소설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등과 장편소설 《탁류》 《태평천하》 등의 작품이 있다.

박영준 朴榮濬, 1911~1976

농촌 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풍자적으로 그리며 농민문학을 완성한 작가다. 〈모범 경작생〉 외에 《목화씨 뿌릴 때》 《풍설》 《그늘진 꽃밭》 《방관자》 《고호》 등의 작품이 있다.

주요섭 朱耀燮, 19021972

휴머니즘적 요소를 보탠 독특한 신경향파 소설을 발표하였으며, <인력거꾼> <사랑손님과 어머니> <아네모네의 마담> <대학교수와 모리배> 등의 작품이 있다.

계용묵 桂鎔默, 1904~1961

사실성과 낭만성을 아우른 예술지상주의적 작품을 썼다. 《병풍에 그린 닭이》 《백치 아다다》 《별을 헨다》 등의 작품이 있다.

유진오 兪鎭午, 1906~1987

소설가이자 헌법기초위원, 법제처장, 고려대학교 총장, 신민당 총재 등으로 활동하였다. <사랑손님과 어머니> 외에 《창랑정기》 《구름 위의 만상》 《젊은 날의 자화상》 《다시 창랑정에서》 등의 작품이 있다.

이효석 李孝石, 1907~1942

순수문학을 지향한 구인회의 창립회원으로 한국 서정소설의 대표 작가다. <깨뜨려진 홍등> <> <수탉> <> <분녀> <> <메밀꽃 필 무렵> 등의 작품이 있다.

김정한 金廷漢, 19081996

가난한 농민들의 삶을 통해 민족적 현실의 모순을 신랄하게 파헤쳐 민중문학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하였다. <사하촌> <모래톱 이야기> <인간 단지> <수라도> 등의 작품이 있다.

이상 李, 1910~1937

초현실주의적이고 실험적인 시를 발표하였으며, 주로 의식 세계의 심층을 탐구하는 작품을 발표했다. <거울> <오감도> 등의 시와 소설 <날개> <종생기>, 수필 <권태> 등의 작품이 있다.

 

책 속으로


 그 아저씨는 그림책들을 얼마든지 가지고 있어요. 내가 사랑방으로 나가면 그 아저씨는 나를 무릎에 앉히고 그림책들을 보여줍니다. 또 가끔 과자도 주고요.

어느 날은 점심을 먹고 이내 살그머니 사랑에 나가보니까 아저씨는 그때에야 점심을 잡수셔요. 그래 가만히 앉아서 점심 잡숫는 걸 구경하고 있노라니까 아저씨가, “옥희는 어떤 반찬을 제일 좋아하누?”하고 묻겠지요. 그래 삶은 달걀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마침 상에 놓인 삶은 달걀을 한 알 집어주면서 나더러 먹으라고 합니다. 나는 그 달걀을 벗겨 먹으면서,“아저씨는 무슨 반찬이 제일 맛나우?”하고 물으니까 그는 한참이나 빙그레 웃고 있더니, “나두 삶은 달걀.”하겠지요. 나는 좋아서 손뼉을 짤깍짤깍 치고,“아, 나와 같네. 그럼 가서 어머니한테 알려야지.”하면서 일어서니까 아저씨가 꼭 붙들면서, “그러지 말어.”그러시겠지요. 그래도 나는 한번 맘을 먹은 다음엔 꼭 그대로 하고야 마는 성미지요. 그래 안마당으로 뛰쳐 들어가면서,“엄마, 엄마, 사랑 아저씨두 나처럼 삶은 달걀을 제일 좋아한대.p.135

 

“못 가간? 시집이! 못 가간? 이년! 못 가갔음 죽어라!”움켜쥐었던 머리를 힘차게 휙 두르며 밀치는 바람에 손에 감겼던 머리카락이 끊어지는지 빠지는지 무뚝 묻어나며 아다다는 비칠비칠 서너 걸음 물러난다.

순간 정신이 어찔해진 아다다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써 버지럭거리며 삐치는 다리에 겨우 진정을 얻어 세우자,“아다 어마! 아다 어마! 아다 아다!”하고 다시 달려들 듯이 눈을 흘기고 섰는 어머니를 향하여 눈물 글썽한 눈을 끔벅 한 번 감아 보이고, 그리고 북쪽을 손가락질하여 어머니의 말대로 시집으로 가든지 그렇지 않으면 죽어라도 버리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주억이며 겁에 질려 어쩔 줄을 모르고 허청허청 대문 밖으로 몸을 이끌어댔다. p.174

 

아내는 하루에 두 번 세수를 한다. 나는 하루 한 번도 세수를 하지 않는다. 나는 밤중 세시나 네시 해서 변소에 갔다. 달이 밝은 밤에는 한참씩 마당에 우두커니 섰다가 들어오곤 한다. 그러니까 나는 이 18가구의 아무와도 얼굴이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 18가구의 젊은 여인네 얼굴들을 거반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내 아내만 못하였다.

열한시쯤 해서 하는 아내의 첫 번 세수는 좀 간단하다. 그러나 저녁 일곱시쯤 해서 하는 두 번째 세수는 손이 많이 간다. 아내는 낮에보다도 밤에 더 좋고 깨끗한 옷을 입는다. 그리고 낮에도 외출하고 밤에도 외출하였다. 아내에게 직업이 있었던가? 나는 아내의 직업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만일 아내에게 직업이 없었다면 같이 직업이 없는 나처럼 외출할 필요가 생기지 않을 것인데—아내는 외출한다. 외출할 뿐만 아니라 내객이 많다. 아내에게 내객이 많은 날은 나는 온종일 내 방에서 이불을 쓰고 누워 있어야만 된다. 불장난도 못 한다. 화장품 내음새도 못 맡는다. 그런 날은 나는 의식적으로 우울해하였다. p.329


    차 례


 시대를 읽는 한국문학, 《한국 명작소설》을 펴내며

시대를 단칼에 잘라보자-단편소설 읽기의 즐거움_고정욱

 달밤_이태준

동백꽃_김유정

레디메이드 인생_채만식

모범 경작생_박영준

사랑손님과 어머니_주요섭

백치 아다다_계용묵

김 강사와 T 교수_유진오

메밀꽃 필 무렵_이효석

사하촌_김정한

날개_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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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threemom | 작성시간 17.05.21 중학교아이에게 도움이 될 책이네요
  • 작성자설정숙 | 작성시간 17.10.27 어유.. 내용 보려하는데 내용이 안보이네요.. 저만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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