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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영상시

빈 항아리

작성자약초사랑|작성시간18.07.16|조회수64 목록 댓글 8


허전함을 메꾸려
그녀는 빈 집의 허공을
제 속에 걸어 놓는다.

걸어둔 허공이
바람소리를 낼 적마다
뒤뚱거리는 몸통이 거추장스러워
그녀는
오래전 이야기를 끄집어 내기 위해
휘파람 소리를 내곤 한다.

여러 식구들 들썩이던 그때는
간장 된장을 가득 채우고
윤기나도록 얼굴을 씻고 햇볕과
바람이 고루 머물도록 따사로운
웃음을 걸어두었었다.

떠나는 것은
웃음을 지우는 일인가

시간은 허공으로 흘러
담벼락 무너지고
바람은 부피를 더해
세월을 마름질하는 손길을
멈추지 않는다.

오늘따라
허공에 든 햇살이
말을 걸어오는 횟수를 늘리고 있다

어느 틈에
민들레 꽃씨 하나
사뿐히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 신계옥 / 빈 항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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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약초사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7.16 감사합니다 ^^
  • 작성자너와나 작성시간 18.07.16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약초사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7.17 감사합니다.
    초복 삼계탕 드시고 건강한 여름 나세요~~
  • 작성자정글 작성시간 18.07.17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답댓글 작성자약초사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7.17 감사합니다.
    삼계탕 맛점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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