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원고투고

고모님의 식당

작성자유이상|작성시간13.03.07|조회수56 목록 댓글 0

고모님의 식당

 

속초 엑스포 앞에는 나의 고모님이 운영하는 아주 유명한 한식집이 있습니다.

소위 대명한식을 모르면 간첩이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하지요.

잘 아는 지인을 데리고 가서 한번 점심을 대접한 적이 있는데 정말로 감탄을 하더군요.

정갈하고 반찬 가짓수가 많은데 그 많은 반찬이 하나도 맛이 없는 것이 없습니다.

처음에 식당을 하겠다고 음식점을 차려놓고는 많이 힘드셨다고 합니다.

터미널 주위에는 이미 많은 식당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손님이 오지를 않아 하루하루를 마음 조려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신사 한 분이 식사를 하러 왔는데 식사를 다 마치고 무언가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고모님은 겁이 덜컥 났답니다.

이 보오. 신사양반 뭐가 잘못 된 게 있소?”

“......”

제발 살려 주시오. 애들하고 먹고 살아야 하는데 맛이 없거나 잘못 한 게 있더라도 눈 한번 감아 주시면 내가

그 은혜 잊지 않으리다. 부디 나 좀 살려주시오..이것마저 못하면 우리는 굶어 죽소.“

고모님은 혹시라도 음식에 이물질이라도 들어갔을까? 아니면 맛이 없어서 그럴까? 하고 그 젊은 신사에게

애원을 했던 것입니다.

아닙니다. 아주머니 음식이 너무 깔끔하고 맛있어서 신문에 맛집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저는 신문 기자입니다.”

아이고 그러 시우? 참말로 고맙소.”

이튿날 그 신사는 신문을 가지고 다시 왔답니다.

고모님께 기사를 보여주며 그 기자는 이렇게 말을 했다지요?

제가 한식 전문점을 수 없이 다녀 봤지만 전문 한식점도 아니면서 이렇게 맛있고 정갈한 식당은 첨 봤습니다.

앞으로 손님이 많이 찾아올 겁니다..“

기자 말이 맞았습니다.

당장 그 날부터 손님이 줄을 이었고 고모님은 그 기자 덕분에 나날이 번창 할 수 있었습니다.

조그마하게 시작한 식당은 어느새 3층으로 올려 제법 규모가 커 졌는데 그 유명한 식당을 작은 딸에게 물려주고

당신은 큰 딸과 함께 다시 작은 식당을 오픈했다는군요.

올 봄에는 속초를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고모님의 작은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도 얻어먹고 아름답게 늙어 가시는 고모님 얼굴도 뵈어야 겠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