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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자 작가

문학의 맛 (신인상 당선 소감)

작성자박희자|작성시간21.04.14|조회수80 목록 댓글 1

문학의 맛

 

박희자

 

*대전 출생

*에세이 울산 회원

*울산 에세이포럼 회원

*현 kgc라이프앤진 대표

 

 

 

등이 가벼워지는 허전함을 허락지 않던 나였다. 지고 있는 짐이 당연한 듯 묵묵히 한 길을 향해 걸어왔다.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채, 때로는 저만치 보이면 뛰기도 하면서 그렇게 쉼 없이 달려 왔다. 

어느 날 문득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다 보았다. 노을빛 물드는 길모퉁이에 가벼워진 어깨가 왠지 낯설어 보였다.

그동안 나는 세상과 직각으로 맞서 살아왔다. 한 치의 흐트러짐을 허락하지 않으려 허리를 곧추세우고 ,결국에는 스트레스로 백혈구를 총동원시키고서야 하루를 제대로 살아낸 것처럼 살아왔다. 그런 일상이 공식이 되어 늘 하루가 버거웠었다.

석양빛에 젖어든 나의 모습이 애처로웠다. 열심히 살아온 긍지는 남았으나 가슴에는 남는 것이 없어 허전하기만 했다.

채워 넣어야 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내 마음에 켜켜이 침묵으로 쌓여있는 침전물을 걷어 내고 싶었고, 팍팍했던 삶의 찌꺼기들을 덜어내고 싶었다. 내 스스로 심장을 벅차게 뛰게 하고 싶었다.

도전해 보고 싶었던 글쓰기, 수필이라고 이름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3년의 습작을 통해 막혀있던 내 심연을  열었고, 가끔은 작품의 마무리에 혼자만의 만족으로 가슴 뛰는 신비감도 알게 되었다. 깜냥이 아니어서 문학으로의 통과의례인 등단을 섣부른 까치발을 하고 넘겨 보았다.

내 글은 산에서 막 주어온 돌덩이처럼 거칠다. 이제 글 바다에 던져졌으니 낙심은 않으려 한다. 선배 작가님들이 일으켜주는 고은 빛 넘실거리는 파도에 부딪쳐 깎이기도 할 것이고, 넘실대면서 세월이 깊어져 가면 언젠가는 반질반질 다듬어지리라.

공부하고 싶다는 말에 묵묵히 힘이 되어준 남편에게 감사한다. 조언을 아끼지 않아 힘이 되어 준 문우들께 감사드린다. 작품의 도마 위에 올리겠다는 말에 흔쾌히 엄지 척을 올려주던 사랑하는 가족에게 기쁨을 돌린다.

 

 

                                                                       2021년 2 월 /봄을 기다리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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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송시내 | 작성시간 21.04.14 선생님^^ 좋은 글 많이 쓰세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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