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숲 건너오는
풋풋한 바람 속에
기다림에 설레는 가을을 보네...
잠 못 이루는 열대야(熱帶夜)
열(十)대야 물을 뒤집어써야
비로소 청하는 잠, 엊그제인데...
길섶에 누운 돌멩이에게
풀잎에 잠든 이슬방울에게
서늘한 입맞춤으로 가을이 오네.
태풍 지나간 하늘, 파란 구름은
갓 면도한 스님 머리처럼 눈이 시리고
장마 쓸고 지나간 냇가,
은모래는 쓰라린 과거를 잊고 싶은데...
오동잎 떨어져야 가을 오는가?
귀또리 울어야 새벽 오는가?
대숲 건너오는 바람을 타고 벌써
가을은 저만치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네.
글/원영래님의 '가을이 오네'
사진/경빈마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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