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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작성자이호례|작성시간24.04.20|조회수249 목록 댓글 4

아침을 여는데
괴상한 꿈
울 오빠의 목소리가 생각났다

나 죽을것 같다

옆에서 새 언니 뭐라 하신다
바쁘고 멀리 있는사람에게
그런다고

여보
나 서울 가야겠소
하니
두말없이 그래
동기 간에 살아 생전 봐야지
지갑에서
오래된 관습처럼 돈을
꺼내 준다

기차를 탈까?
버스를 탈까?

외출이 자주 없었던 나는
표 예약 할줄 모른다
하여
청운님
출근길에 동서울 버스타기로
하고
가니까 첫차에 빈자리가 있다

다행이 둘째조카에게 문자로 안내를
받아서
확인 하면서
환승 환승하면서
바닥에

안내판을 따라 가서

오빠집 가까이 가니까
막내질녀 내외랑 새언니가
나오신다

오빠는 노환이시다
90세이신데
수술도 못하실 형편이고
큰조카 얘기로는
안타갑단다

뇌는 아주 맑으시니
통증을 그데로
느끼시니

오빠는 막내 질녀내랑 백병원 응급실로 가시고
나는
서울역으로 하여 구미로 가는
중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한번 가는길
자던잠에 가시면 얼마나
좋을꼬

오빠는 죽어도 요양병원은 안가신다
더니
월요일에는 요양병원으로
가시기로 예약되었는데
그때까지
내가 힘들다시며
병원 가시잔다

멋쟁이
울오빠
틀니도 끼시고 모자도 쓰시고
바지도 당신 맘에 든것 입으시고
병원으로 가시는 모습
머릿속에 담으면서
빗길을 달리는 기차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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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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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풍선 작성시간 24.04.20 아픈중에도 흐트러지지 않으시고
    자신의 모습을 챙기는 멋쟁이 오빠시네요

    그러니 생각할수록 더 마음이 짠~하고
    편치 않으신 듯 합니다 ㅠ


  • 답댓글 작성자이호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20 끙끙하시면서

    챙기시더라구요
    정신이 맑으시니
    통증을 많이 느끼시고요
  • 작성자아치실(논산) 작성시간 24.04.21 온기 있을때 한번이라도 더 보세요🙏🙏🙏
  • 답댓글 작성자이호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22 그런것 같아요
    너무 좋아 하셨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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