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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서포터즈]리뷰5월-잡식가족의딜레마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5.05.06|조회수173 목록 댓글 1

[G서포터즈]리뷰5월-잡식가족의딜레마



김상민


제목을 본 순간 고개를 저었다. 잡식가족의딜레마? 윤리학 교과서 같은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관을 나설때는 영화를 잘 드러내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은 스스로도 돈가스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사건이 발생한다.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할 때 감독은 자신이 살아있는 돼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래서 돼지를 보려고 방방곡곡을 다니지만, 실패한다. 결국 가본 농장에서 감독은 좁은 돼지우리에 갇혀 고통스럽게 사육당하는 돼지를 보며, 열악한 사육 환경에 놀란다. 그 길로 대안 산골 농장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본 돼지들은 자식들을 사랑하고, 생존 욕구가 강한 마치 인간처럼 감정이 있는 생명체로 느껴진다.

그날부터 육식을 하지 못하게 된 감독은 고기를 좋아하는 남편과 충돌하게 된다. 또 감독의 아들에게는 어떤 음식을 먹일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제목이 말하는 딜레마다.

그렇다고 영화가 어렵고 딱딱하지만은 않다.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고기를 즐겨 먹고, 살아있는 동물을 직접 보며 그들의 생존욕구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것을 드러낸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왜 우리는 야생동물들이 학대 받으면 핏대를 높여서라도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만, 매일 먹는 가축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할까? 감독은 이 질문을 던지기 위해 가족과 가축, 자신을 오고가며 영화를 끌고 간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에서 감독은 영화가 육식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던지기 보다는 우리의 일상을 조용히 바라보기를 원한다고 했다. 실제로 끔직한 가축 학살 장면도 나오지만, 영화의 대부분은 가족을 통해 육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다소 센세이셔널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소재주의로 빠지지는 않는다.

감독은 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녀는 동물원의 새끼호랑이를 다룬 <작별>(2001)과 로드킬을 소재로 한 <어느 날 그 길에서>(2006)에 이어 이번에는 가장 흔한 동물, 돼지를 관객에게 보여주며 쉽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감독 자신이 임신했을 때 어린 아들 도영의 모습과 출산을 앞둔 어미돼지 십순이와 아기 돼지 돈수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만들어내는 영화의 리듬은 관객들에게 ‘돼지도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영화는 야만적인 도살 환경에 대하 비판을 하지만, 그래도 육식을 좋아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론은? 관객 스스로의 몫으로 돌린다. 이것이 바로 이 영화의 딜레마이자 매력이다.

황윤 감독은 대량 생산으로 가축을 도살하는 생산방식 말고 소량 생산되는 양돈장으로 자리를 옮겨 생산자의 인간성이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가축은 결국 가축으로 소비될 뿐인 현실에 다시 한 번 눈을 뜬다. 가축의 수와 가축이 소비되는 과정이 다를 뿐, 돼지가 거세당하고 출산을 반복한 이후 팔려나가는 과정과 결과는 똑같다. 그래서 양돈장을 견학한 황윤 감독이 돌연 채식을 선택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누구라도 양돈장의 끔찍한 모습을 본다면 비위가 상하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을 충실히 기록한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잡식가족의 딜레마 감독과의 대화 영상

http://blog.naver.com/612oasis/2203386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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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5.06 구제역 논술에 도움이 될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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