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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리뷰6월-코인라커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5.06.01|조회수307 목록 댓글 0

 

 


출처 : 영화 홈페이지

 

코인라커는 하드보일드 영화다. 하드보일드 영화가 액션에 치중하면 이야기의 깊이가 얕아진다. 이 영화는 다르다. 철저히 현실에 발 딛고 서 있다. 현실만 보는 영화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데, 이 영화는 그 점을 뛰어넘고 있다. 그것은 먹고살기 위해, 가족을 살리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을 쳐야 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2015년 오늘 한국의 모습이다.
영화의 무대는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철 역. 사방에 탁한 공기가 흐르고 출구조차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한 여인이 들어온다. 생활에 찌든 그녀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코인라커로 간다. 거기에 사랑하는 아들이 있다.   
남편은 그녀를 구원해주기는 커녕 그녀를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뜨린다. 도박으로 삶을 탕진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다. 그를 보며 그녀는 삶의 끝자락까지 가보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사채업자가 남편의 빚을 받아내려고 그녀를 추격한다. 그녀는 갈 곳도, 오라는 곳도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출구를 찾아야 한다. 출구는 있다. 하지만 출구로 가는 길은 너무 어두워 그녀 힘으로는 벅차다. 그녀는 자폐증세가 심한 아들과 한국을 떠나 뉴질랜드로 가려 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새로 태어나는 꿈을 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주목할 점은 상필 역을 맡은 배우다. 감정연기가 유난히 많은 역할이지만 아빠 연기를 자연스럽게 잘 해냈다. 이영훈 배우는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가 뛰어난 배우다.  전주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이 영화는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서야 개봉이 됐다. 
영화는 배우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간다. 어둡고 콘트라스트가 진하게 들어간 화면이 출구 없는 인생을 사는 주인공들을 잘 보여준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거칠고 험한 현실로 돌아간다.
코인라커는 느와르 영화의 법칙을 충실히 따라간다. 가식적인 웃음을 빼고, 막장까지 가는 인생을 그린다. 최근에 개봉한 차이나타운과 완전히 다르다. 차이나타운이 스타에 의존한다면 코인라커는 영화적 표현을 주제에 맞게 잘 구사한다. 주목할 점은 영화 속 암울한 현실이 지금의 답답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대스타가 없지만 관객들이 영화에 주목하게 만드는 힘이다. 아쉬운 점도 많다. 상처투성이인 얼굴에 소리를 지르며 치열한 액션을 펼치는 배우들의 모습이  애처로울 때가 많다. 그래서 투박하고 치열한 느와르 장르의 매력을 살리지 못해 아쉽다.
이렇게 갔다면 어떨까? 관객들이 자극적인 장치들에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화적 장치를 마련해서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을 더 절박하게 몰고 가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것이 저예산영화의 한계다. 아이를 지키지 못하는 엄마를 더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는 점도 있다. 감독의 영화적 판타지다. 장르 영화의 틀을 빌리기는 했지만, 현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지는 않는다. 뉴질랜드라는 이상향을 정해놓고 주인공들이 품는 판타지를 통해 출구를 찾는 감독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렇다고 관객이 동정의 시선을 보내거나 굳이 해피엔딩을 따라 가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각각의 캐릭터에 특성이 살아나지 않는 것도 아쉽다. 하지만 감독의 다음 영화가 기다려지는 것은 그가 현실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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