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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7월리뷰]밀양아리랑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5.07.01|조회수214 목록 댓글 0

[G서포터즈-7월리뷰]밀양아리랑

김상민



출처: 영화 홈페이지

아주 쉬운 퀴즈 하나. 아리랑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그러면 밀양아리랑을 ‘제대로’ 아는 한국인은? 정답은 ‘글세’. 눈치빠른 사람들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를 금방 알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밀양아리랑에는 우리가 모르는 혹은 알고 싶지 않은 ‘뭔가’-나는 이것을 사회적 약자의 분노와 한으로 부르고 싶다-가 있다. 그게 무엇일까? 알고 싶은가? 왜? 그거 몰라도 먹고 사는 일에 별 지장은 없는데? 그거 모른다고 ‘이런 무식한 인간 같으니라고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몰라도 한참 모르네’라고 타박할 사람은 없는데.(나는 사실 이렇게 타박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몰매 맞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밀양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밀양의 무대인 동시에 시골의 작은 마을이다. 전형적인 경상도 농업 소도시다. 여기에 어떤 영화가 될만한 소재가 있을까? 그걸 발견하는 것이 바로 감독의 눈이다. 아니, 차라리 양심이라고 하는게 낫겠다.

양심, 그것은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뭐, 당연한 얘긴데 쉽지가 않다. 그러니 다들 오죽하면 ‘양심 좀 지키고 살자’라고 할까. 영화는 밀양에 송전탑을 세우려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제시대때 민족 정기가 서려 있는 산에 말뚝을 박아 정기를 다 죽인 것 같은 흉측한 모습이 송전탑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송전탑을 세운다고 뭐가 달라질까? 그것이 없어도 밀양 사람들은 사는데 별 지장이 없다. 오히려 송전탑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생활의 터전이 침해를 받는다. 왜 그걸 밀양 사람들이 감당해야 하나? 웃기는 건 젊은 사람들은 이 문제에 덜 예민하다. 그러려니 한다. 그러자 밀양 할매들이 들고 일어선다. 힘 없고, 아는 거 없는 할매들이 먼저 간 영감을 묻은 산자락을 지키고 싶어서 삶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피울음을 부르짓는 것이다. 그 울음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극장을 메운다.

공권력이라는 게 참 한심하다. 겨우 송전탑 몇 개 설치하려고 제 몸하나 겨우 가누는 할머니들을 옥죈단 말인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 앞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다가 내 사는 곳을 지키고 싶어서 일어선 사람들에게는 폭력에 가까운 무력을 행사한다. 할매들이 무슨 힘이 있나. 밀려나는 수밖에. 사람들은 이것을 현실이라 한다. 어쩔수 없다며 차라리 보상이라도 제대로 받자고 한다. 보상? 보상은 무슨 보상인가!

이미 할매들은 세상살이의 가혹함에 몸서리를 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걸 보는 내내 관객은 영화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멀쩡히 잘 사는 나도 어느날 갑자기 공권력이 나타나 ‘지금부터 국가를 위해 큰 일을 해야 하니 당신이 양보하시오’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럴때 나라면 어떻게 할

까. 순순히 ‘예’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오라고 한다하더라도 날 보호해 줄 사람은 누가 있는가? 공권력 힘 앞에 다 몸을 사리는데. 유일하게 영화에서 할매를 돕는 사람들이 수녀님들이다.

주님이 그러셨던가. 수천마리 양떼 보다 힘없고 약한 저 한 마리를 돌보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라고.

말이 쉽지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밀양에서는 그것을 보여준다 그게 이 영화의 미덕이다. 그때 관객은 밀양 아리랑의 참뜻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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