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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끼적임]]저 회사 그만뒀습니다.

작성자goodgirish|작성시간18.11.04|조회수10,556 목록 댓글 31

저 회사 그만뒀어요. 


정말 들어가고 싶었던 회사였는데, 들어가서 상사와의 트러블이 너무 심해서 몇 달간 자살충동에 시달렸고 우울증 약 먹으면서 버텼습니다. 하루 12시간씩 며칠 씩 근무해도 버텼고요. 그런데 저는 '기사'가 아니라 이야기가 담긴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을 깨닫고 1년만에 그만뒀어요. 제가 그 곳에 있을 때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그 순간들 뿐이었거든요. 하지만 계속되는 토론회, 기자회견 등 너무 지쳤어요.


저 계속 글 쓰면서 살 수 있다고 말해주세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란 건 알아요. 저보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런데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글을 쓰고 싶어요. 저 사람은 왜 자꾸 저기서 울고 있는지 궁금하고, 고통을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말하기까지 견뎌왔을 시간을 생각하며 어지럽고.. 같이 나누고 싶어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기자가 아니라 제가 글을 쓰는 사람으로 계속 살 수 있을거라고 말해주세요. 쓰면서도 눈물나요. 하고 싶은 일로부터 거절당했다는 생각에 너무 마음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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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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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1980 | 작성시간 19.05.27 글 잘 쓰시네요. 걱정 안해도 될듯요. 회사 잘 관두셨어요. 다만, 같은 글이라도 밥벌이는 대개 '기능적인 글쓰기'라는 점에서 적정 선에서 타협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시기를 바랄게요. 아예 글 쓰지 않는 걸로 밥벌이하고 글은 소중한 곳에서만 쓰는 것도 방법일 수 있고요. 많이 고민하고 또 여기저기 질러보시길 바라요. 파팅입니다.
  • 작성자코랄빛 | 작성시간 20.12.25 마음이 아픕니다.
    글을 쓰고 싶어서 기자를 하는것보다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자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겨운 토론회와 기자회견이 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방전이니까요.
  • 작성자민들레홀씨 | 작성시간 21.02.26 '기사'가 아니라 이야기가 담긴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토닥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지금은 언론인이 아니지만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오롯하거든요. 응원해요!
  • 작성자아이쿵 | 작성시간 22.09.25 지금은 어떻게 살고계시는지 궁금하네요. 저 또한 님과 비슷한 상황으로 버티고 버티다 이젠 골마 터져버렸거든요. 일은 좋은데 여긴 너무 지치고 숨막히는 벗어나고 도망치고 싶은 곳이 되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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