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기웃은 매월 1회 마을살이하는 이웃들을 만나 인터뷰합니다. 강북마을뉴스레터에도 함께 나갑니다.
마을청년, 안일하게 혹은 편안하고 단순하게– 이은해, 송석진 선생님
경쟁의 키워드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요즘의 청년세대. 마을 안에 있는 청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지난 홍종원 선생님과의 인터뷰에서 이어 청년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었다.
마을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하며 지내고 있는 두 청년, ‘청춘소셜클럽’이라는
청년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이은해 쌤과 송석진 쌤을 만나보았다.
마을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
문지혜(이하 문)_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이은해(이하 이)_ 강북구 송중동 마을꿈터데서 참여자로 활동하고 있고, 최근에 청년이슈 관련해서 서울시청년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청년수당 참여자분들과 함께 강북구에서 일상적인 소모임을 지원하고 있는 이은해입니다. 청년반장으로 8회차 모임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것과 별도로 마을공동체 사업을 강북구의 청년들과 함께 하고 있기도 합니다.
문_ 청년반장은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이_ 청년반장은 2017년부터 지급이 시작된 서울시 청년수당을 받은 청년들과 함께 청년의 일상속에서 만나고, 가까이에서 지원하는 사람들이에요. 자치구별로 청년수당 참여자들의 일상적인 소모임을 지원하고 청년반장이 자치구별로 컨텐츠를 갖고 청년들을 만나고 있는 거죠. 청년반장은 일 자체가 강북구의 청년들을 좀 더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한건데 그러진 못했고 다양한 자치구의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은 있어요. 이런 청년들과 맺는 관계도 좋지만 지역분들이 오시면 연계도 하고 좋은 만남 지속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죠.
문_ 석진쌤도 소개 부탁해요.
송석진(이하 송)_ 저는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은 마을사업과 관련해서는 지금 ‘청춘소셜클럽’을 하고 있고, 함께놀자 토닥토닥도 함께 참여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교육이나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전반적 고민이 있어서 재미난학교 학부모 분들이 하시는 ‘월간 민들레 읽기 모임’도 나가고 있어요.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는게 좋더라구요. 다양한 모임에 이렇게 참여하고 있어요. 지금은 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탈핵을 위한 한걸음’에서도 계속 활동을 하려고 하고 있죠. 앞으로 계속 활동을 하고 싶은 분야는 장애인 문화· 복지 쪽이에요. 그리고 교육과 관련해서 ‘아이들과 교육’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교육 쪽에서 제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문_ 관심사가 무지 다양하네요. 저랑 비슷하세요(웃음). 은해씨는 청년 쪽 활동들을 쭉 하고 계시잖아요. 궁금해요. 어떻게 해서 그렇게 청년활동들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이_ 저도 청년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니까요. 이렇게 동네에서 청년모임을 더 가지게 된 것은 2013년 경험이 커요. 강북에서 스무살부터 지역봉사활동도 정기적으로 했는데 동네친구를 만나지 못했어요. 동생들이나, 언니들은 만나는데 또래친구를 만나기 너무 힘든 거에요. 너무 만나고 싶다(웃음), 그렇게 생각을 해서. 그때 마을공동체 공간인 마을꿈터 활동도 하고 있었는데 '우리마을프로젝트'라고 새싹기 모임들을 지원하는게 있는 거에요. 그때 ‘아, 프로젝트를 지원을 해서 내가 하고 싶은 활동과 동네친구를 찾아보자!’ 그렇게 결심을 해서, 초등학교 동창인 동네친구 한명을 꼬셔서, 하고 싶은걸 얘기하고 기획을 했죠. 출사도 해보자, 이것도 해보자, 그때 당시 동네친구를 찾는 부푼 꿈에 신났던 것 같아요(웃음). 이름도 정하고 기획도 하고. 홍보방법을 잘 몰라서 현수막도 걸고 디자인도 같이 하고 카페도 만들어서 홍보하고. 진짜 그때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서 홍보했던 것 같아요.(웃음)
처음 모임시작했을 때는 두 세명으로 시작했지만 현수막 걸었더니 10분이 오셨어요. 처음보는 분들이었어요. 그리고 모임이 진행되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 과정과정들이 머릿속에 남는데 신기한게 그때 모이셨던 분들이 정말 열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예를들어 OT는 끝났는데 한 분이 못왔어, 그럼 일대일로 우리가 알려주자. OT이후에 신청한 사람들도 따로 만나서 알려주자. 그리고 다시 전체모임도 하고.
그때 제가 스물셋이었는데 서른 다섯인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분들이 오시니까 어떤방식으로 모임을 운영할까 했더니 회비를 걷자. 그것도 3만원씩. 많은돈인데. 그죠? 그래서 그 과정속에서 이분들이 이 모임을 굉장히 소중히 여기시는 걸 느꼈죠. 그 분들도 이렇게 동네에서 편하게 만나는게 너무 좋은거죠. 2주에 한번씩 출사모임도 하고, 정기적으로 모이기도 하고.
그런 참여했던 분들의 변화, 즐거움과 같은 것들이 저에게 큰 경험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
사진. 다시없을 청춘에게 우리 동네 사진전 모임
리고 무엇보다 그때 저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조언해주신 분들이 계셨어요. 몰라서 여쭤보면은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셨죠. 스스럼 없이. 이 친구가 이런걸 하네, 응원해 줘야지. 이런. 이런 응원의 경험들이 토대가 되서 저도 받았던 경험을 확장하고 싶었죠.
그 뒤로도 ‘다시없을 청춘에게(다청)’ 모임을 한번 더 기획해서 진행했어요. 만났던 사람들도 절친이 돼서 자주 만나게 되었어요. 동네친구가 생긴거니까요. 이걸 사회적안전망으로 표현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여튼 그렇게 마을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서도 좋고, 저의 이런 일련의 경험을 나누고 싶기도 해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청년은 누구일까? 나도 청년? 너는?
문_ 청년이라고 이름 붙여진 사람들과 오늘 만나고 있는데(웃음), 청년이라고 하면, 저도 청년인가요?(웃음) 물론 청년 나이기준이 있죠. 그런데 보통은 20대를 주로 청년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이제 갓 30세를 넘긴 했는데 저도 청년이라고 생각해도 될까?
이_ 예전에 (모임활동할 때 내 나름의) 기준이 있었어요. 40대인 분들은 좀 힘드니까 내가. 청년모임하면 그 분들은 자신이 청년이라고 하시지만 안 오셨음 좋겠는 마음도 있었죠.(웃음).
편하게 여길 수 잇는 대상이 아니니까. 제가 청년모임 할 때 결혼하신 한 분이 모임활동 같이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는데 ‘주로 우리 모임이 저녁시간대에 진행되는데 아이도 있으시고, 생활패턴이 다를 것 같아서 안 될 것 같아요’. 라고 말씀드렸었죠. 그렇게 말씀드렸었는데 지금은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되었죠(웃음).
문_ 결국 청년이라고 하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경험, 이를테면 청년문제. 결혼에 대한 고민등이 있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 다를 것 같아요.
이_ 아이가 있으시면 좀 고민의 결이 다른 듯 하긴 해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고민이 되요.
문_ 공통의 관심사가 다를수 있는데 그걸 굳이 청년모임에서 모여야 할 필요는 없지요.
청년이라는 단어는 불편하진 않아요?
이_ 조심스러운게 나이를 떠나서 청년이라는 단어는 구분짓는 느낌이 있어요. ‘청년모임이야!’ 하면은 공통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만 모여야 할 것 같은데, 청년이라는 단어 자체가 구분짓는 느낌이 들어서 쓰면서도 걸리는 부분이 있죠. 예전에는 별 생각없이 썼는데 요즘에는 걸려요.
문_ 의도하지 않았는데 구별짓는 느낌이 있는거군요.
이_ 인간 대 인간으로 올 수 있는데 청년모임이니까 이분은 애가 있어서 공통적인 주제통합이 어려울듯해서 (안된다고 하는) 이런 과정 자체가 어려워요.
동네 친구를 만나는 과정이라 청년말고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싶은데, (잘 떠오르지가 않아요.)
송_ 그래서 저는 그냥 ‘쓰지 말자’ 라고 해요. 그래서 어렵조. 뚜렷하지 못한데, 저는 그냥 그런 언급을 안 하는 방향인데 청년이라는 언급자체를 안하면 좋은데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떠오르진 않네요.
문_ 청년이라고 하면, 푸를청자 써서 항상 푸르르고 힘이 넘치고 열정이 넘쳐야 할 것만 같은 모습이 일반적으로 우리 머릿속에 있잖아요. (웃음) 그런 선입견이 혹 불편하진 않나요? 기성세대와 있을때도 ‘젊잖아~’이런 단어들. 말들. 어때요?
송_ 거슬리는데 무시하죠.
문_ 한 가지 방법 ‘무시’가 있네요. 어쩔수 없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누구는 청년세대를 ‘다음세대’라고 하는데 청년들은 그냥 자기들을 ‘다른세대’라고 불러달라는 이야기도 있죠. 의무와 책임이 아닌. 그래서 기성세대를 어려워하는것도 있는 것 같아요. 나이가 있는 활동경험이 있는 기성세대와 만날 때, 어떠세요?
송_ 저는 아예 구분짓지 말자고 한 게, 구분을 지으면 예외가 발생하니까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기성세대라도 편한사람도 있고. 기성세대로서 행동해서 불편한 사람도 있고.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의 문제인거죠. 다름의 문제.
이_ 사실 저는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나이가 많은 분들 만나는 걸 좋아해요., 좋은 분들이 마을에 많아서. 저는 반가워하는데. 일부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을 보면 선배들을 배제하는 경향이 있어요. 꼰대라고 규정지으면서요. 청년모임이기 때문에 다양하게 교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교류를 안 하는거죠. 할 생각도 없고.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는데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저의 결론은 기성세대라는 것에 대해 청년들이 선입견이 있는데 실제로도 (기성세대에게 그런 성향도) 있죠. 그런데 전 누구나 그런 점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서로 몰라서 그걸 이해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관계를 서로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강북 되게 좁잖아요. 다 본 단 말이죠. 한편으로는 그런 분들은 좋은 선배들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 꺼려하고 그런 것도 같아요. 개인적인 견해로는 기성세대와도 교류할 수 있는 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송_ 다른건 어쩔수 없지만 받아들여야 해요. 이상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다 같이 어우러지자. 그런 얘기를 생각하면 그럴 수 있는데 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행동에서 가장 큰 동기는 감정이라고 생각하는데 감정이 상해서 등을 돌린 건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모든걸 아우르려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고요. 저도 욕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려고 했는데 벽에 부딪히고 안 되는걸 느꼈죠. 그런 과정에서 제 견해가 생기는 건 한 사람이 이 모든 걸 다 할 순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하고, 좋아하는 사람만나고. 전 그게 좋아서 그렇게 살려고 하고 있어요.
기성세대에 대한 생각도 좀 해보면, 기성세대를 꼭 나이로만 나눌 수는 없는 게, 기성세대라는 말 자체가 기존의 성질, 성향이라는건데. 그걸 갖고 있다는 거죠.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씨가 쓴 ‘신뢰인간’ 이라는 책에 보면 자기가 틀을 정해놓고 그 밖에 나오지 않는, 사람을 신뢰인간이라고 한데요. 그 틀에만 있고 밖으로 안 나오는거죠. 기성세대에서는 그런 것에 갇혀있고 그것들을 깰 수 없다면 기성세대 일거고, 생각이 열려있고 마음이 열려있으면 청년일 수 있죠. 나이에 관계없이.
문_ 청년이나 기성세대 정의같은 게 필요없고, 사람이 갖고 있는 성향에 따라 청년이 기성세대가, 기성세대가 청년이 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다시 시작하는 청년모임, '청춘소셜클럽'
문_‘청춘소셜클럽’이라는 걸 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두 분이 시작하게 되신거요? 원래 아셨나요?
이_ 석진이가 이런 모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서. 저도 기본적으로 강북에서 청년모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어요. 다같이 모이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느꼈죠. 그래서 석진이가 이런 활동에 관심있으니 얘기 해볼까 해서 제안했죠..
송_ 모임에 대한 욕구가 저도 있었죠. 스무 살이 되고 대학교에 가면서 활동이 자유로워지고 여기저기 외로워서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서울에서 막 다녔어요. 그때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해서 거리에 제약이 크지 않았죠. 서울권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혼자 카페에 간다거나 문화생활을 하는 것은 그걸 계속 하다보니 그게 별로 의미가 없다는 걸 막 느끼는 거에요. 그때 시간만 즐겁고 시간 지나면 허무해지고. 그런 느낌을 받고 사람들 만나려고 모임같은데를 가도. 초반엔 다른 자치구 모임들을 다녔는데 거기가 제 주거지가 아니기 때문에 늘상 볼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없는 거에요. 그래서 동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동네에서 모임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구요. 그때 누나가 제안을 한 거죠.
사진. 바리스타체험 중인 청춘소셜클럽
문_주제를 보면 ‘마을청년 편안하게, 혹은 단순하고 안일하게’ 라는 주제가 있는데 너무 좋았어요. 청년이면 진취적인 목표를 가지고 이렇게 하라고 하는데 보통 말이죠. 내용도 바리스타클럽이나 주제 없이 이야기 나누는 것도 있고. 첫 모임 하셨다는데 어땠어요?
송_ 제 준비가 모자라서 아쉬웠어요
이_ 그때 한 청년 친구가 같이 왔어요. 특별한 프로그램이 원래 없고 편안하게 얘기하는 자리인거죠.. 그 친구가 오더니 모임이 너무 편했다는 거에요. 요구도 없고 부담감도 없고. 같이 커피마시고 빵먹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었을수 있지만 그래서 사람들이 편했다는거죠(웃음).
문_ 다음모임은 무슨주제에요?
이_ 자기 좋아하는 주제로 사람책하는 거에요. 첫 번째는 석진이가 좋아하는 커피로 만나는 거였고 다음 모임은 자활의 장경수 선생님께서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해요. 부탁드려서 막걸리 만들기로 했어요. 제가 좋아하거든요. 막걸리는 10분이면 된대요 그래서 끝나고 수다떨려구요.
문_ 재밌나봐요.
송_ 아직 한 번 밖에 안모였으니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긍정적이죠.
문_ 서로 만나면 무슨 얘기해요?
송_ 잡담이죠 주로. 그때 나왔던 거는 오버워치요. 게임좋아하시는 여성 두 분이 원래는 생면부지인데 서로 오버워치를 좋아해서 같이 게임하자고 이야기가 나온거에요. 사는 곳도 가깝고 출신 중학교도 같고. 그랬더라구요. 그렇게 연결된걸 보고 약간 보람찼죠
문_ 장이 없다뿐이지 ‘강북구 대신 전해드립니다’ 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면 ‘저는 몇 살 여잔데 같이 영화보실 분 구해요.’ 이런 글들이 올라오더라구요. 다 외로운 것 같아요. 그렇게라도 만나고 싶은거야. 만날 기회를 찾는 듯해요. 그래서 이 모임이 장을 만드는데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이_ 그 중의 한명은 춤 모임을 자체적으로 하셨는데 이번 모이셨던 분들도 흥미가 있어서 연계가 되었어요. 그 관계가 확장되는게 좋더라구요. 실제로 춤모임도 가셨다고.
다음 모임 때도 새로운 분들이 오실 것 같아서 기대되요. 두 번째 모임은 자활에서 하는데 그때는 저도 모르는 분이 한 다섯 분 오시는데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렇게 새로운 사람 만나는게 또 저에겐 의미가 있어요.
문_ 그럼 12월에는 이 청춘소셜클럽이 끝나도 모임이 계속 운영되는 건가요?
이_ 이 모임의 형태로 묶일 필요는 없어요. 연계되서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도 있구요.
문_ 그래서 저는 이 지점에서 공간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모임의 형태가 아니라도 공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잖아요.
이_ 제가 꿈터에서 상근하면서 청년사랑방 청춘다방을 했어요. 제가 꿈터에서 하고 싶어서 약간 무리한 것 같긴해요.(웃음) 그 활동도 의미가 있었어요. 공간이 있으니까 편하게 오는 거죠. 시간이나 약속을 정하지 않고 모임에 소속되지 않아도 쉽게 만날 수 있구요. 익명성이 보장되는 카페랑은 또 다르니까. 오면 수다 나누고 관심가지구요. 여기서 힘든 얘기들 툭 터놓고 얘기하고 말하면서 풀고. 공간이 있어서 그게 되는 것 같아요.
문_ 청년이란 이름으로 마을에서 살아가는데 고민이나 어려움 같은 것 있어요?
송_ 없어요. 행복하진 않은데 만족하고는 있지요.
이_ 제 또래 분들이 마을에서 겪는 어려움은, 고민이 있을 때 힘든 것들을 조언받을 수 있는 곳이 없는 것인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마을에서의 지지관계망들이 되어 있는 편이라 힘든부 분이 있어도 바로 극복할 수 있어요. 그래서 고민이 별로 없죠. 그런데 이번에 고민은, 석진이랑 마지막까지 잘할 수 있을까. 잘 끝까지는 아니고 잘 마무리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은 이 모임에 대한 고민이죠. 서로 소통하면서 해야하는 것. 제 자신에 대한 부족함을 느껴가지고.
송_ 저도 그 고민이 있는 게 스물 두 살부터 이 청춘공감 모임에서 사람들 만나면서 마을활동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거죠. 보면서 저런식으로도 마을에서 벌이를 할수 있겠구나. 한편으로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업무에 매몰되기도 하고 , 그런 모습을 보면서 계속 내가 저걸 할수 있을까 없을까 고민들을 계속 했어요. 이번에도 이런 고민이 있던게 제 스타일은 원래 머리 안 아픈게 최고인 스타일인데, 보조금을 받아서 회계를 하고 그걸 빠릿빠릿하게 정산을 해야하는거죠. 복잡하니까 이럴거면 내 돈 쓰지, 하는 생각도 하고. 앞으로도 내가 이런 형태의 주어진 것을 수행해야 하는, 자율성 100프로로 할수 있는게 아니고 절차에 따라 수행하는 그런식으로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있죠.
문_ 제도가 청년이랑 안 맞는 것 같긴 해요. 이게 통합공모사업에 청년들이 많이 안 들어오는 이유일까요?
이_ 그건 홍보부족이 큰 것 같아요. 청년들은 컴퓨터 작업하는 것은 익히면 되니까. 어르신들이 완전 힘들죠.
송_ 거부감도 있는 것 같아요. 맞춰서 해야하고, 자유롭지 못하다는게 진실되지 못하다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제 생각이에요. 그런 것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죠. 어려운것도 있고. 맞춰야 된다는 게. 어렵다기보단 싫은거죠.
'마을'은 '관계'다
문_ 이제 드디어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마을에서 한 개인으로써 어떻게 살아 가고 싶나요? 너무 추상적인가요?(웃음)
이_ 뚜렷하게 이걸 해야 한다, 이런건 없고. 저는 ‘마을’이라는게 추상적일 수 있잖아요. 저는 그런 ‘마을’을 ‘관계’로 해석을 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관계 맺으면서 제 동료를 찾는거에요. 작당할수 있는 그런 동료 있잖아요. 스파크 팍팍 튀면서. 아지트 하나 만들어~ 이런식으로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동료요. 주파수가 맞는 소울메이트 같은 동료를 만나고 싶어요. (석진을 보며) 자네는 될 생각 없는가.
송_ 모르겠어요(웃음).
송_ 저는 갖고 있는 태도는 기본적으로 감정가는 대로 내키는대로 하고 일단 내가 걷고 싶은 길 걸으면서 나에게 오는 것을 힘껏 끌어 안으면서 가자, 이런 생각이에요. 근데 어려워요. 어느정도 분별이 필요한데 그걸 어느정도로 가져갈 것인가도 중요한데 감정이 들어가는 걸 100프로 내가 내키는 걸로 하자로 생각하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걸리면 나를 다 던지진 말자.
문_ 그건 생활의 지혜일수 있는 것 같아요. 자기 감정을 지켜나가면서 걸어가는 멋진 석진씨네요.(웃음)
이_ 저 궁금한거 있어요. 석진씨와 제가 마을공동체 청년 카테고리로 만났는데, 내년 내후년에 청년활동을 하고 있는 당신이 상상이 되십니까?
문_즉석질문이네요.
송_ 구체적상상은 안되지만 이런 장을 계속 만들고는 싶어요. 저는 그 욕구가 있어요. 에이와 비를 연결시키고 싶은 마음, 장을 계속 꾸리고 사람들이 와서 연결되는 그런 욕구요.
이_ 지긋지긋해서 떠날거야, 이럴수도 있고요.(웃음)
문_ 은해씨 떠날꺼에요?
이_ 저는 작년에 줄곧 탈강북을 외쳤는데 올해도 강북이네요.(웃음) 저는 강북에서 활동하는 게 좋아요.
송_ 저도 비슷한 생각이 있었어요. 학창시절이나 스무살 초반 강북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는데. 제 자력으로 집을 구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매우 없기 때문에 강북구에서 계속 살거란 말예요. 저도 그래서 강북에서 계속 무언갈 하고 싶어요. 어딜가도 중요한건 사람이고 관계이니까. 동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람과 만나면서 관계를 맺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문_ 내년에도 기대..... 기대하지마~!.
이, 송_ 기대하지마~~
문_ 안할게요. 알아서 잘하세요.(웃음)
*바쁘신 와중에 시간 내주신 두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