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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位)는 인(仁)으로만 지킬 수 있다 / 何以守位曰仁(하이수위왈인),

작성자동원|작성시간21.06.15|조회수108 목록 댓글 0
위(位)는 인(仁)으로만 지킬 수 있다
◇ 正寶位(정보위)
▷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을 쓰면서 <정보위>라는 정치철학의 대 테제를 내걸고 있다.
- 정보위에서 처음 인용하는 것이 주역 계사 하편에 나오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다음과 같이 나온다.
易曰。聖人之大寶曰位。天地之大德曰生。何以守位。曰仁。天子享天下之奉。諸侯享境內之奉。皆富貴之至也。賢能效其智。豪傑效其力。民庶奔走。各服其役。惟人君之命是從焉。以其得乎位也。非大寶而何。天地之於萬物。一於生育而已。蓋其一原之氣。周流無間。而萬物之生。皆受是氣以生。洪纖高下。各形其形。各性其性。故曰天地以生物爲心。所謂生物之心。卽天地之大德也。人君之位。尊則尊矣。貴則貴矣。然天下至廣也。萬民至衆也。一有不得其心。則蓋有大可慮者存焉。下民至弱也。不可以力劫之也。至愚也。不可以智欺之也。得其心則服之。不得其心則去之。去就之間。不容毫髮焉。然所謂得其心者。非以私意苟且而爲之也。非以違道干譽而致之也。亦曰仁而已矣。人君以天地生物之心爲心。行不忍人之政。使天下四境之人。皆悅而仰之若父母。則長享安富尊榮之樂。而無危亡覆墜之患矣。守位以仁。不亦宜乎。恭惟 主上殿下。順天應人。驟正寶位。知仁爲心德之全。愛乃仁之所發。於是正其心以體乎仁。推其愛以及於人。仁之體立而仁之用行矣。嗚呼。保有其位。以延千萬世之傳。詎不信歟。
▷ 天地之大德曰生(천지대덕왈생),
천지의 대덕은 말해서 생生이라 하고
- 우리가 살고 있는 천지의 위대한 덕성이란 무엇이냐?
모든 것을 生하게 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길거리 지나가면서 산천초목을 보면, 내버려두어도 천지는 항상 생명을 부여한다.
모든 것을 生하도록 하지 죽이지 않는다.
우리 인간들처럼 서로 죽이려고 하지 않는다.
- 씨앗이 하나 떨어져도 천지는 어떻게 하면 그 씨앗을 트이게 할지 생각한다.
이게 천지의 마음이다.
인간의 마음은 서로 죽이고, 서로 미워한다.
천지대자연의 마음은 만물을 생(生)하는 마음이다.
▷ 聖人之大寶曰位(성인지대보왈위):
인간 세상을 다스리는 성인의 가장 큰 보배는 그가 존엄한 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왜 옛날에 군주가 위대한가?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한 명의 대통령을 만드는 동시에 거기에 위(位)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위(位)때문에 세(勢)가 생긴다. 권력이 생기는 것이다. 그게 무서운 것이다.
위(位) ----> 세(勢)
▷ 何以守位曰仁(하이수위왈인),
그 위(位)라는 것을 어떻게 지키느냐, 그것은 인(仁)으로만 지킬 수 있다.
- 인(仁)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마음이
항상 천지(天地)의 대덕(大德)처럼 생생(生生)할 수 있도록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우리 마음이 죽어 가면 성인이 필요 없고, 정치가 필요 없고, 국가가 필요 없고,
법률이 필요 없다. 다 필요 없다.
우리 마음이 천지지심처럼 살아갈 수 있을 때, 생명력을 가지고 있을 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인(仁)해지는 것이다.
▶ 可以聚人曰財(가이취인왈재):
어떻게 해서 사람을 모을 수 있느냐? 그것은 돈이 있어야 한다.
- 그런데 이 문구에서 재미난 것은 당연히 천지가 먼저 오고 성인이 온다.
이 두 구절은 대구(對句)이다. 다음의 두 구절도 대구(對句)이다.
정도전은 처음에 이것을 인용하는 방식이 파격적이다.
天地之大德曰生(천지지대덕왈생)을 먼저 인용하지 않고,
聖人之大寶曰位(성인지대보왈위)를 앞세웠다.
정도전은 주역이라고 하는 위대한 중국의 고전을 과감하게 자기 마음대로 칼질한다.
과거에는 이렇게 하지 못했다. 정도전은 그렇게 기개가 있는 사람이었다.
- 내(정도전)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천지가 아니라는 말이다.
내가 말하려는 조선왕조의 문제는 바로 성인이라는 것이다.
내가 1차적으로 혁명을 하려는 것은
어떻게 우리 조선 왕조를 바르게 건국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천지보다 성인이 먼저 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聖人之大寶曰位( 성인지대보왈위)를 인용한다.
이성계!당신이 지금 임금이 되었소.당신은 이런 위대한 위를 가졌소.
정도전은 天下之大德曰生을 먼저 인용하지 않고 聖人之大寶曰位를 앞세운다.
그의 문제의식은 천지(天地)보다도 성인(聖人)에 있었다.
- 그 다음에 인용하는 것은, 위(位)는 인(仁)으로만 지킬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可以聚人曰財(가이취인왈재)는 빼버린다.
원래 이런 대구(對句)를 이렇게 막 잘라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天地之大德曰生를 聖人之大寶曰位 다음에 끼워 넣었다.
- 성인의 대보는 위(位)인데, 그것을 지키는 것은 인(仁)이다.
어느 누구든지 위(位)를 가졌기 때문에 다스릴 수 있는 것인데,
그 위를 지키려면 백성들의 인(仁)한 마음을 얻으라는 것이다.
위(位) --->생(生) --->인(仁)
Legalistic Confucian
법가적 유가적
- 백성들의 인(仁)을 보장하는 방법은 어떡하냐?
그것은 바로 천지의 대덕과 같은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국가(조선)를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근본은 우리의 모든 문명이
인(仁)하게 생생(生生)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生)하고 또 생(生)해야 한다는 것이다.
- 주역에서 역(易)이라는 말을 생생지위역(生生之謂易)라고 했다.
이 천지가 생하고 또 생하면서 끊임없이 생성하는 그 모습이 바로, 역(易)이라고 했다.
주역에서 역은 천지가 생생(生生)하는 것이다.
富有之謂大業, 日新之謂盛德, 生生之謂易.(부유지위대업, 일신지위성덕, 생생지위역)
-주역 계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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