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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격수기] ★

2017 재경직 차석 합격수기

작성자bluemusa|작성시간18.08.05|조회수13,341 목록 댓글 45

『자중자애(自重自愛)와 수험생활

 

2017년 재경직 차석합격

○ ○

 

. 들어가며

 

수기를 쓴다는 것이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시험을 준비하면서 다른 분들의 합격수기를 유심히 읽어보지도 않았고 저의 나름대로의 방법이 다른 사람들에게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혹여나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 걱정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 역시 참고로 삼으시면 좋을 것 같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는 201511일에 행정고시 재경직 공부를 시작하여 2015년 시험에는 2차시험에서 탈락을 하였고, 2016년에는 면접에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는 16년 시험 이후 잠시 쉬고 또 다시 공부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였다가 17PSAT 시험일을 기점으로 다시 2차과목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20172차시험과 면접에 합격을 하였고, 운 좋게도 등록번호 2번을 부여받아 꽤 높은 성적으로 합격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등록번호가 시험에서의 석차를 의미한다고 들었는데, 제가 뛰어난 것이라기보다는 운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석차를 부여받았다는 점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수기라고 하니 무언가 거창한 느낌인데 저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글을 써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할 것은 조금 자극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수험 생활을 하면서 큰 변화를 많이 겪었고 성격도 변했습니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부끄럽습니다만, 저는 얼마 전까지 신경정신과 약을 먹고 있었습니다. 2016년에 면접에서 떨어질 때쯤 여러 가지 일들이 동시에 닥쳐서 심리 상담을 받고 약물 처방을 받았습니다. 치료를 통해 알게 된 것은 그동안의 인생에서 저는 성취를 남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자존감을 쌓아 왔고, 그것이 스스로를 옥죄는 강박처럼 작용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성취가 소수점 수준에서 결정되는 고시 시험은 저에게 너무나 큰 스트레스와 불안을 안겨주었고 그것이 저를 스스로 괴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16년에 면접에서 떨어지고 나서는 그러한 외부 요인에 기인한 자존감이 산산조각 났고 저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였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가족 및 저를 잡아준 주변의 친구 및 지인 분들 덕에 적시에 치료를 받아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었고 이후 운 좋게도 시험에 합격하고, 저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저라는 사람 스스로를 조금 더 좋아하는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통상적인 양식을 기준으로 과목별 공부 방법을 상술해 보겠습니다.

. 1차 시험

 

소위 말하는 PSAT형 인간이라는 것이 있는데, 저는 그런 사람은 되지 못하였던 것 같습니다. 다만 언어논리 과목은 나름 자신이 있었고 따로 준비를 오래 하지 않아도 점수는 95점 이상을 늘 유지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을 꼽자면 군 생활을 하는 2년의 시간동안 300여 권의 책을 읽은 것과 학교 논리학 교양과목을 들은 것입니다. 전자에 대해 상술하자면, 군 생활을 하는 동안 2년이라는 시간이 버리는 시간이라고 인식되어 그것을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와중에, 이 기회에 그동안 읽지 않던 책이나 읽어 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학창 시절은 고사하고 취미 생활로도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저에게는 독서 자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닌, 의무감에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어서 종류에 상관없이 읽은 책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니 독서 자체에 흥미가 생겨 책을 찾아서 읽게 되었고 전역을 앞둔 시점에 기록된 책은 300권이 넘었습니다. 또한 입대 전인 20122학기에 논리학이라는 교양 과목을 들었는데, 이 강의에서 기호논리학의 기본 개념을 배웠습니다. 강박적인 독서 습관을 통해서 언어논리 문제를 푸는 시간이 남들에 비해 굉장히 빨랐고 또한 논리 문제의 경우 교양 수업에서 다루었던 문제들보다 간단한 것들이 많아서 언어논리 과목은 세 과목 중 가장 수월했습니다. 매년 PSAT 시험을 앞두고 논리학 수업의 교과서였던 논리적 추론과 증명이라는 책을 발췌독 했습니다. 2016년 언어논리는 100점을 받았습니다.

 

자료해석은 처음 PSAT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애를 먹었던 과목입니다. 계산이 빠르지가 않고 덤벙거리는 성격이라 속도도 느리고 실수도 잦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민 끝에 베리타스에서 기본강의를 들었고 매일 아침에 간단한 계산 문제를 풀었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명시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자료해석 점수는 80점에서 85점 정도로 안정화되었습니다. 나름대로의 전략은 32문제 정도를 확실히 풀고 나머지 문제들은 가장 그럴듯한 것으로 찍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16년 시험은 자료해석 과목이 특히 어려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점수는 제 기억으로 77.5점이었습니다.

 

상황판단 과목은 마지막까지 저를 괴롭혔던 과목입니다. 시험 전체의 난이도나 시험을 치는 날의 컨디션에 따라 점수의 편차가 너무나 커서 불안했고 또 공부방법이라는 것을 따로 확립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푸는 전략은 역시 최대한 실수 없이 확실한 문제들을 건지고 버릴 문제들을 확실히 버리자는 것이었습니다. 16년 시험에서 제 기억에 점수는 82.5점이었습니다.

 

1차 과목은 두 달 정도 기간을 잡아서 공부하기 시작했고 한 달은 2차 공부와 병행, 나머지 한 달은 1차에 전념했습니다.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과 PSAT 스터디를 만들어서 매일 모강 또는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서로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토론하는 시간은 별로 없었습니다. 스터디는 함께 문제를 푸는 것을 구속력 있게 해주는 데에 의의가 있었으며 또한 함께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을 먹으며 힘든 수험생활에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서로의 버팀목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 2차시험

 

1) 경제학 (91.33)

 

저는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경제학에 재능은 없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경제학은 대학 입시의 수학 영역과 비슷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적 사고력을 통해 문제의 답을 실수 없이 도출해 내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경제학과 2학년을 마치고 고시 생활을 시작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시작 할 때 대학 생활을 하면서 갖고 있던 배경지식은 거의 없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학점을 잘 받기 위해 대학교 과목을 공부하는 방식은 고시 2차과목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한 공부와는 다른 것이 그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제학 과목은 베리타스의 김진욱 선생님의 강의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요약서와 프린트를 모아서 단권화하였습니다. B4 사이즈로 미시와 거시 단권화 책을 한 권씩 만들었고, 필요한 경우 제가 교과서나 강의로부터 발췌해서 수기로 페이지를 작성하여 추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자주 찾아보는 페이지나 어려운 내용이 수록된 페이지에는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여서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저는 일종의 강박증 같은 것이 있어서 단권화를 할 때 저만의 책을 만든다는 생각을 하고 파일을 구성하였습니다. 빠짐없이 책을 구성한다고 생각하니 모든 개념과 내용을 제 머릿속에 완벽하게 그릴 수 있어야 했고, 그것이 저의 학습을 도운 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형식적으로 불필요한 부분에까지 집착을 하는 경향이 있었고 이것은 어느 정도 낭비적인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강박적으로 일관적인 정리 방법을 선호하다 보니 거시경제학 부분도 결국 2순환부터는 김진욱 선생님의 강의를 주로 들어 단권화에 추가했고 황종휴 선생님의 강의는 기회가 되면 들어서 일부 문제와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15년까지는 인강을 통해서 1순환만 진도를 나가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15년 시험을 마치고 방학 동안 2순환 강의와 기본서들을 읽었고, 16년 초에 3순환은 인강으로 들었습니다. 이처럼 2017년 이전까지는 모든 강의를 인강으로 들었으나 2017년에는 3순환 실강을 들었습니다. 인강을 들은 이유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하여 빠르게 수업을 듣고 남는 시간에 더 많은 것을 학습하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2017년에는 오히려 편한 마음을 먹고 공부를 해서인지 실강을 신청하여 듣게 되었고 실강에서의 모의고사를 통해서 시험 감각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16년도에는 하나도 빠지는 부분 없이 그날 나간 진도의 모든 부분을 복습한다는 심정으로 공부했지만 17년도에는 조금 더 과감하게 중요한 부분이나 제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위주로 공부하고 남는 시간은 행정법 문장들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경제학 문제풀이 스터디는 지속적으로 제가 조직하거나 따로 신청하여 참여했습니다. 스터디를 통해서 서로의 풀이방법이나 접근법을 알아가는 것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행정법 (66.66)

 

행정법은 고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제가 가장 좋아하던 과목입니다. 법 과목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막상 공부해보니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서 가장 재미있게 공부했던 과목입니다. 수험 생활을 시작할 때 쯤 합격한 선배가 전략과목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저는 막연하게 행정법이 전략과목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5년은 물론 16년에도 행정법 점수는 답을 틀리는 바람에 50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 때마다 짝사랑에 실패한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고 인간관계의 문제에서와 같이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이 상대(과목)에게는 옳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반성했습니다. 그렇지만 수험 기간 동안 행정법 과목에 대한 사랑을 다른 과목에게 넘겨준 적은 없습니다.

 

행정법 과목의 공부를 시작할 때에는 베리타스 류준세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인강을 통해서 예비순환과 1순환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16년 중순부터 17년 마지막 시험 직전까지는 정선균 선생님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과목을 통틀어 정선균 선생님께 가장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류준세 선생님께서는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레고 블록이 있다고 가르쳐주시는 느낌이었다면 정선균 선생님은 많은 레고 블록을 이야기해주신 것은 아니지만 있는 레고 블록으로 어떻게 멋진 건물을 쌓을 수 있는지 가르쳐주셨습니다.

 

우선 정선균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판례의 중요성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저는 판례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서 스터디원들이 장난으로 저를 판례충이라고 부르곤 하였습니다. 공부할 때 가장 재미있는 것이 판례집을 읽는 것이었고, 판례연습 및 2순환 부교재나 최신 판례들을 빠짐없이 읽고 판결문의 논리를 음미했습니다. 법학의 매력은 법조문의 해석과 적용을 통해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그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판결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렇게 말씀드리면 이상할 수도 있지만 판결문은 간결한 문체와 수사 등을 고려하면 문학적으로도 훌륭한 글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핸드북을 통해서 단권화를 하고 류준세 선생님의 워크북에 있는 부분들 중 특별히 핸드북에 없지만 암기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추가했습니다. 또 판례들을 읽으면서 답안에 현출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 문장들을 모은 노트를 몇 번 만들었는데 마지막에는 그 문장들도 핸드북에 작은 글씨나 포스트잇을 통해서 추가했습니다.

 

특히 3순환에는 실강을 듣고 정선균 선생님께 짧게나마 상담을 받았는데 그것이 2년 동안 행정법 과목에서 낮아졌던 저의 자신감을 극적으로 회복해 주셨습니다. 3순환 18회 모의고사를 진행하면서 6회의 모의고사에서 최고답안 추천을 받았는데 행정법에서 제가 생각하는 옳은 답안이 객관적으로도 옳은 것이라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정선균 선생님은 상담에서 제 답안을 보시더니 많이 보던 글씨라 익숙하다고 말씀하시고 지금 하는 방법대로, 답을 틀리지 않고 최신 판례들을 보강한다면 고득점 할 수 있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격려해 주셨는데 정말 자신감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17년 시험에서는 판례를 바탕으로 출제된 부분이 많아서 저는 판례를 최대한 현출하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또 정선균 선생님이 강의에서 추천해 주셨던 김중권 교수님의 행정법 교과서를 틈을 내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때 발췌하여 적어둔 내용이 17년 시험에서 원고적격에 관한 답안을 쓸 때 나름대로 차별화를 두어 답안을 작성할 수 있게 도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3) 행정학 (61.33)

 

재경직에서 유일한 논문 과목인 행정학은 처음부터 저와 잘 맞지 않았습니다.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느꼈던 경제학조차도 행정학에 비하면 자신이 있었다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그 이유는 다른 과목의 경우 어느 정도는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이 보였지만 행정학의 경우 당최 제가 잘 하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행정학은 예비순환과 1순환 그리고 3순환 과목은 인강으로 박경효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또한 단권화는 따로 하지 않았지만 서브노트를 매 시즌마다 만들어서 도합 네다섯 권은 되는 것 같습니다. 서브 노트는 스스로 잘 보지 않았지만 그것을 만들면서 공부가 되는 측면이 더 컸고 이전에 만들었던 서브 노트들이 제 성에 차지 않아서 자꾸만 다시 만들게 되었습니다.

 

또한 수험 생활동안 송윤현 선생님의 답안지 특강을 도합 세 번 들었습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답안지 특강을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송윤현 선생님이 채점하신 점수와 실제 점수와 가장 비슷하다고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송윤현 선생님의 답안지 특강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강의를 세 번 들으면서 받은 많은 샘플을 통해서 스스로 피드백을 한 결과 큰 폭은 아니지만 이전에 비해 6~7점 정도의 점수 상승이 있었습니다.

 

저 나름의 공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늘 같이 밥을 먹는 동생이 있었는데 그 동생과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하루에 한 문제씩 틈틈이 출제한 행정학 문제를 말하면 즉석에서 임기응변으로 답변을 만들어 가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하나의 주제를 특정한 분석 틀로 분석해내는 것이 주로 문제의 특징이었는데 문제를 만드는 것부터 답변을 듣고 서로 많이 배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4) 재정학 (66.66)

 

재정학은 경제 과목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논문 과목의 성격도 조금 갖고 있는 과목이어서 은근히 저에게는 복병과 같이 생각되었습니다. 수학적으로 어려울 때는 경제학보다도 훨씬 어렵고 또 어떤 경우에는 너무 추상적인 문제를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 모호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김진욱 선생님의 강의를 베이스로 하였습니다. 1순환부터 3순환까지 모두 인강으로 들었고 17년에 역시 같은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기본적인 공부 방법은 경제학과 비슷하게 파일을 만들어서 단권화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가능한 한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었습니다.

 

5) 통계학 (47.66)

 

수험 생활을 시작할 때 저는 경제학부 필수과목인 경제통계학도 수강하지 않은 상태여서 통계학의 통 자도 몰랐고, 심지어 확률론에서 많이 쓰이는 적분조차 7차 교육과정에서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통계학을 큐스터디 강의를 통해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전반부 강의를 듣다가 멈추고 서점에 가서 고등학교 수학 개념원리 책을 사서 기초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초시 때는 한 달 정도 공부하고 나서 20점대 점수를 받았습니다. 15년 후반부터 스터디를 조직하여 통계학 공부를 스터디원들과 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통계학과 고고씽 통계학을 읽고 문제를 푸는 것이 주 내용이었는데 일요일마다 만나서 질의응답을 하고 매일 30분 정도씩 투자하여 문제를 푸는 방식의 스터디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 3차 면접

 

저는 두 번의 면접 경험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 게시판에 면접 스터디원을 구하는 글을 보고 들어가서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면접 스터디에는 경험자가 한두 명 정도씩 있기 마련인데 저희 스터디에는 모두 면접이 처음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장 형과 다른 조원들이 팀을 잘 이끌어 주셔서 스터디가 원활하게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자료집을 통해서 매일 세 파트의 면접을 골고루 준비하고, 합격생 선배들을 초빙하여 피드백을 받는 것이 주였습니다.

 

두 번째 면접에서는 제가 조장이 되어 면접 스터디를 구성했습니다. 16년에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면접스터디를 꾸려갔고 다행히 좋은 조원들을 만나서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졌습니다. 팀원들이 나서서 일을 잘 처리해 주어서 저는 말 그래도 숟가락만 얹은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17년에는 16년에 비해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감 있게 면접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부 내용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기보다는 면접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면접 세부 내용별 준비 방법은 스터디를 하루 이틀 정도만 하게 되면 스스로 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흔치는 않은 두 번의 면접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면접을 통해서 상대에게 어느 정도는 전달된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면접을 준비할 때 저는 표정만 봐도 불안에 가득 차 있었으며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두 번째 면접에서는 훨씬 편한 마음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내가 어디로 이끌려 가든 스스로를 사랑하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고 면접이 임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큰 실수 없이 면접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고등학생들 입시 면접을 대비하는 학원에서 면접관 역할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면접을 통해서 면접자의 마음가짐이 면접관에게 전달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짧게 말해 면접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 기타

 

1) 공부 방법 및 시간

저는 주로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고, 시험을 앞둔 한두 달 정도는 독서실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또 스터디를 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장점이 있었습니다. 독서실에 가게 된 이유는 스스로가 예민해져 주변 친구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공부 능률은 학교와 도서관이 비등했지만 저는 자취방에서는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공부시간은 스톱워치로 순 공부시간을 재고 매일, 매주 기록하는 방식을 따랐는데, 저의 강박증의 소산입니다. 저는 스스로 공부시간의 추이 따위를 기록해서 객관화하여 분석하려고 시도했습니다. 15년부터 152차 시험 전까지는 주 60시간 정도를 유지하여 공부했습니다. 167월 말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하였을 때는 주 40시간부터 천천히 올라가서 주 60시간 중반 정도를 유지하였고, 시험 직전 2~3달은 주 70~80시간 정도까지 공부를 하였습니다. 주중에는 매일 10시간을 목표로 공부하였고, 주말에는 다른 주 평균에 비해 부족한 시간에 비례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이후 173월에 공부를 다시 시작했을 때는 공부 시간에 상대적으로 덜 집착하였는데, 보통 50에서 60시간 정도 유지되었던 것 같습니다.

 

2) 건강관리와 취미

저는 달리기가 취미여서 기회가 될 때 7km 정도씩 달리기를 하였으나 막상 시험이 가까워진 기간에는 그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식사는 하루 세끼 챙겨먹으려 노력했고, 부모님이 가끔 홍삼이나 비타민 등을 챙겨주시면 나름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스트레스성 소화 장애가 와서 시험 직전 한 달 동안은 하루에 한 끼밖에 먹지 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저는 또 수험 생활 동안 손목이 인대가 악화되어 마우스 증후군이라는 병을 진단받았는데 한의원을 다니면서 침을 맞았던 적도 있습니다.

 

정신건강은 173월부터 주안점을 두고 관리했습니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여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조금씩 하면서 해야 할 것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조금씩 완화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17년에는 수험 기간 동안 제주도와 홍콩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또 저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해서, 4~5월 까지는 2주에 한 번 정도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거나 클럽에 가서 놀고 오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 나가며

 

사람은 누구나 다르고 다른 사람들 틈에서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제가 다른 훌륭한 분들의 수기를 읽지 않았던 것 역시 저의 길은 저와 저의 주변 사람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각자에게는 각자의 어려움과 길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저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하는 정도로 글을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과 역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중 행복한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수험 생활을 통해 내린 저만의 결론입니다. 스스로를 사랑한다면 남들과 비교할 것 없이 자신의 위치가 스스로에게는 가장 높게 느껴질 테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무언가를 이룬 사람마냥 합격수기를 쓴다는 것이 아직도 어색합니다. 모두 각자 위치에서 가장 높게, 그래서 행복하게 되기 위해서 각자 그리고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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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신입사무관 | 작성시간 20.03.11 감사합니다
  • 작성자5급공채! | 작성시간 21.03.14 감사합니다
  • 작성자초시합격1 | 작성시간 22.03.25 좋은 정보 글로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말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피치재규어 | 작성시간 22.09.21 감사합니다
  • 작성자불꽃 매미 | 작성시간 23.04.15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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