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영화.미술.서예.건축

슬픈 그림을 그린적이 없는 르느와르 작품 감상

작성자睦園 박이환|작성시간09.11.16|조회수488 목록 댓글 2



Pierre-Auguste Renoir


    슬픈 그림을 그린 적이 없는 유일한 화가라 불리울 만큼 그의 그림은 밝고 화사하고 아름다운 그림들 뿐이며, 따뜻한 색을 즐겨 사용하여 보는 사람들에게
    저절로 포근한 느낌을 준다.
    너무나 가난했지만 희망을 그렸고, 아름다운 빛을 묘사했으며
    특히 검정색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결국 르느와르의 그림은 삶의 환희와 기쁨이 묻어나는
    빛과 색채의 예술임에 틀림이 없다.



    르느와르처럼 신화로 남은 화가는 많지만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며 낙천적으로 살았던 화가는 없는 것 같다.
    생전에 그림 한 점 팔지 못했으나
    지금은 범작마저 몇 백 억원에 팔리는 빈센트 반 고흐가 그렇고,
    "영광을 막 잡으려는 순간에 죽다"라는 묘비명처럼
    서른여섯에 요절한 모딜리아니도 그렇다.
    물랭루즈의 꼽추 화가 툴루즈 로트렉,
    멀고 먼 남태평양 타이티까지 흘러갔던 고갱,
    살아 생전에 예술가로서 누릴 수 있는 성공과 명예, 부를 다 얻었지만
    결코 행복한 삶을 살다 가지 못한 피카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림은 사람의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환희의 선물이 되어야 한다"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
    "풍경일 때는 그 속에서 산책을 하고 싶어지는 그림,
    여체를 그린 그림일 때는 그들을 껴안고 싶어지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예술철학으로 삶의 기쁨과 환희를 현란한 빛과 색채의 융합을 통해
    무려 5,000 여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

    img025.jpg

     

    시골무도회 / 1883년 작


    두 남녀는 거조하고 반짝거리는 빛 속에서
    몸을 밀착시킨 채 아라베스크 춤을 추고 있다.
    젊은 남자의 팔에 안겨 춤을 추고 있는
    여인의 은근한 시선이 마치 관람객을 바라보는 듯하다.
    여인의 발그레한 뺨, 바닥에 떨어진 남자의 모자에서
    시골무도회의 흥취가 물씬 느껴진다.


    이 여인은 훗날 르누아르의 아내가 된 Aline이고,
    남자는 르누아르의 친구로 기자이자 작가였던 폴 로트로 알려져 있다.
    사진으로만 보던 화려한 치마의 색감이
    직접보니 더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실정도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img023.jpg

    바느질하는 마리-테레즈 / 1882년 작


    옆모습이고, 바느질에 몰두하고 있으며,
    시선은 바느질 작업에 고정되어 있다.
    따사로운 햇살의 화려한 색깔과 빛깔이
    자연스럽게 비치고 있는 한낮의 풍경이다.

    이 작품에는 어떠한 엄숙함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르느와르는 다만 단순하고 순수한 아름다움과
    걱정없는 평온한 인생의 즐거움을 표현하려 했을 뿐이고,
    화사한 빛이 하나되어 어우러지는
    그 유연성과 순간성을 나타내고자 했다.



    풍요로운 자연의 풍경속에서 마리-테레즈의 미모는
    마치 활짝 핀 꽃과 같이 뚜렷하게 부각된다.
    마리-테레즈가 입고 있는 옷과 장식의 파란색, 주황색, 빨간색은
    뒷 배경의 무성한 꽃들 사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르느와르는 이제 막 피어 오르는 소녀의 아름다움과 함께,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소녀의 수줍은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는 것 역시 잊지 않고 있다.

     

    르느와르-피아노_앞의_두_소녀.jpg

     

    피아노 앞의 두 소녀 / 1893년 작


    19세기 말엽 프랑스의 가정생활 환경을 상세하고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거칠거나 엄격함 등을 절제하고 색채를 엷고 부드럽게
    온화한 황금빛등이 전형적인 르느와르적인 표현법이다.


    두 아가씨가 한 멜로디를 익히려고 열심히 악보를 들여다보고 있다.
    두 사람의 마음이 융합되어 있음을 보여 주려고,
    르느와르는 부드러운 색조의 하모니를 꾀하고 있다.


    여유만만한 곡선의 굽이침이 화면을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는데,
    르느와르는 이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공간을 몹시 좋아했다.
    주제는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범속한 장면이긴 하지만,
    이러한 일상성 속의 유연함을 그는 다양한 색조로 포착한 것이다.


    빨강, 노랑, 파랑, 녹색 등 원색을 기조(基調)로 하여
    이에 대비된 버무려진 색감으로 인물을 감싸고 있다.
    그는 대상물 하나하나를 선명한 빛깔로 마무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엄격한 양식]을 거침으로써만이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형(形)과 색(色)의 교향(交響)이다.

     

    img022.jpg

     

    마리-젤리 라포르트의 초상 / 1864년 작


    많은 초상화를 그렸던 르느와르의 작품을 평할 때
    [라꼬양의 초상화]와 더불어 자주 보여지는 초상화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후 3년만에 그린 작품인데도 뛰어나다.
    Camille Corot이나 앵그르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한
    이 작품속 여인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억지로 참고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게된다.
    촉촉한 눈매와, 약간은 울음을 참는 듯한 앙다문 듯한 입매를 보면서
    몇번을 기웃거렸던 작품인데 도록의 사진 품질이 하급이라
    여러분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국은 언제 외국처럼 제대로 된 도록을 볼 수 있을지 짜증스럽다.

     

    르느와르-라꼬_양의_초상.jpg

     

    라꼬양의 초상화 / 1865년 작  

     

    르느와르-물랭_드_라_갈레트.jpg

     

    Le Moulin de la Galette / 1876년 작 


    몽마르트르에 있는 서민적인 야외 무도장에서
    초여름의 햇빛이 나무 사이를 비추고
    무리를 이룬 젊은 남녀의 춤과 즐거운 놀이를 그린 걸작.

     

    르느와르-선상에서의_점심.jpg

     

    The Luncheon of the Boating Party / 1881년 작


    젊은 날의 기쁨을 찬미하는 이 그림속 인물들의
    다양한 동작들은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있다.

    보트 놀이나 공원에서의 사교모임에서 보이는
    여인들의 우아한 의상, 아이들과 꽃의 등장으로
    이상주의의 대기와 광선의 효과를 느끼게 한다.

    어두운 명암을 쓰지않고도 햇빛과 그림자의 효과를 창조하는
    르느와르의 기법이 두각을 나타내는 작품이다.

     

    르느와르-테라스에서.jpg

     

    테라스에서 / 1879년 작


    젊은 여인과 아이, 그리고 뜨개질 바구니 등은 피라미드 구도를 이루며,
    인물들은 특정의 순간에 포착되어있어 친근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모자의 붉은 색은 주변의 색에 비해 두드러져보인다.
    르느와르 그림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다.

    시카고 박물관에 모셔져 있다는데 직접 가보고 싶을 정도다.

     

    르느와르-Gabrielle_with_Jewelry.jpg

     

    Gabrielle with Jewelry / 1910년 작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성숙해 가던 시절에 얻었던
    색채에 대한 지식으로 생동하면서도 미묘한 색채감을 보여주고 있다.
    마비의 증세에도 불구하고 그를 휘몰았던
    그림에 대한 의욕은 줄어들지 않았고
    감동적으로 무르익은 이 작품은 어떤 일정한 방법이나
    규칙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있다.


    작품의 여인은 실제의 가브리엘이다.
    어린애들의 보모로서, 가정부로서,
    그리고 마침내는 늙고 병든 화가의 간호인이자 모델로서
    이십여년 동안 르누와르의 집안일을 돌봐준 여인이었다.
    이 그림에서 가브리엘은
    특별히 독자적인 개성을 지닌 인물로 묘사되어 있지 않으며,
    억지로 꾸미려고 애쓴 흔적 또한 보이지 않는다.
    진주빛이 감도는 회색과 윤기가 도는 흰색의 활기찬 붓질은
    블라우스에 투명한 고치 같은 효과를 부여하고 있으며
    색채가 절정을 이루고 있는 얼굴은
    단순한 머리 모양새로 인해 돋보이고 있다.

     

    르느와르-Oarsmen_at_Chatou.jpg

     

    Oarsmen at Chatou / 1879년 작


    햇살과 물빛을 잘 잡아내고 있는데
    주황과 파랑은 원래 보색이라
    배와 물은 더욱 대비되면서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어
    인상파 화가다운 특징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르느와르-Sleeping_Girl.jpg

     

    Sleeping Girl / 1880년 작품


    감각적인 즐거움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르느와르-Seated_Bather.jpg 

    Seated Bather / 1884년 작


    목욕하는 여인네들 그림중에서 널리 알려진 그림인데
    비교적 젊은 시절에 그려진 작품이라 그런지
    여인의 풍성함이 노년기에 그려진 작품들보다 훨씬 덜한 편이다.

     

    img024.jpg

     

    Dance at Bougival / 1883년 작



    밝고 신선하고 따뜻하고 풍요한 색채로
    건강할대로 건강한 대기의 향기가 넘쳐 흐른다.

    이 시기에 이탈리아 여행에서 알게된
    폼페이 고대벽화의 아름다움에 매혹된 르느와르
    그때까지의 인상파풍의 미묘하게 배치되는 색채의 광휘를 억누르고,
    대비를 이루는 아름다움과 명쾌한 방향으로 나갔다.
    이 작품은 이러한 변화의 전환점을 이루는 시기의 것으로
    당당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전경에 춤추는 남녀의 백색과 짙은 청색의 대비가
    여성의 빨간 두건을 축으로 해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으며,
    그것을 둘러싸고 흥겹게 담소하고 있는
    배경인물들의 원근의 대비도 아주 멋진 그림이다.

    종래의 관능미의 표현에서 벗어나,
    건강 그 자체와 색채의 대비만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한 르느와르
    의 걸작이다.



    '첫 나들이'



    '조로를 든 소녀'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sunny | 작성시간 09.11.17 그림에 문외한이라도 피곤하여 그냥 쉬고싶은순간에도 르노와르 그림을보면 아름다운 색체에 빠져들어갑니다 희망과 기쁨이 묻어나오고 행복한 표정들에 어느새 내 영혼도 맑아지는듯합니다 ' 테라스에서 ' 模寫品을 신혼방에 오랫동안 걸어두기도 했던 기억에 유쾌 해 지는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박이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1.17 '르느와르'의 작품 전시회가 국립 미술관 화랑에서 금년에 있었지요. 그것을 계기로 하여 국내 팬들에게 많이 알려진 화가이지요. 색체가 밝고 느낌이 온화한 행복감을 안겨 주는 그림들이라 생각 되내요. 본인은 그렇게도 가난하게 지냈으며, 심지어 물감 살 돈도 없을 정도라 고 하던데, 이렇게 화려하게 남에게 기쁨을 줄 수있는 위대한 예술가의 본연의 자태라고 생각 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