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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통증에 좋은 강활과 독활 (허브에세이)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4.02.19|조회수56 목록 댓글 0

관절 통증에 좋은 강활과 독활 (허브에세이)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냉방기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졌다. 이 무렵 겨울 못지않게 냉방병으로 비염과 체온조절을 못 해 찾아오는 몸살감기가 많다. 무엇보다 “무릎에 바람 들어서 시리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상당수다. 겪어본 사람만 안다는 바람 든 느낌은 통증이나 부종 같은 관절염과는 다르다. 은근히 시큰하면서 속이 아린 느낌이 들고 꽤 불쾌하고 불편하다. 이를 ‘슬연산통(膝軟酸痛)’이라 한다. 원인으로는 풍한습이라고 하여 바람, 한기 그리고 습기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독활은 두릅나뭇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곳곳의 산지에 난다. 뿌리를 근골의 풍습을 제거하는 데 주로 쓴다./위키피디아

 

무릎뿐 아니라 관절 통증에 유명한 약재가 있다. 바로 강활(羌活)과 독활(獨活)이다. 지역 축제나 산장 식당에 가면 종종 술로 담가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이 둘을 구분 없이 두루 썼다고 하지만 엄연히 소속 과(科)가 다르다. 강활은 미나릿과에 속한 다년생 강활의 뿌리이고, 독활은 미나릿과 중치모당귀의 뿌리로 국내에서는 두릅나뭇과의 땅두릅, 땃두릅의 뿌리를 쓴다.

 

두 가지 모두 거풍(去風)·제습(除濕)·지통(止痛)의 효과가 있다. 풍증은 머리와 목이 뻣뻣해져서 굽히기 힘들고, 허리와 무릎을 굴신하지 못하면서 저린 증상으로 걷기가 불편하다. 심한 경우 마비감에 움직이지 못하는데 모두 풍한서습, 즉 체내 온도와 습도의 불균형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 증상이다. 이럴 때 강활과 독활을 처방에 함께 넣어준다.

 

다만 강활은 맵고 쓰면서 성질이 준열하고 건조한 편이다. 따라서 감기몸살, 두통, 갑작스러운 어깨 뭉침, 부종이 있는 관절통같이 막히거나 가득 찬 풍열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반면 독활은 똑같이 맵고 쓰지만 약간 따뜻하다. 이에 강활증보다 좀 더 오래된 관절염이나 관절 부위가 차갑고 시린 통증에 효과가 좋다.

 

“출산하고 무리하면 풍이 온다는 게 뭔지 몰랐는데 후회되네요.” 손목을 비롯해 온갖 관절이 시큰하고 텅 빈 느낌이 든다는 13개월차 아기 엄마가 왔다. 따뜻한 6월에 몸을 푸니 따뜻해서 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동의보감>에도 쓰여 있지만, 여름 출산이 몸을 조리하기에 더 힘들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하지만 폭염과 열대야로 밤낮 에어컨 앞에 서 있었다고 한다. 출산 후 평소보다 7㎏이 늘었는데 그 뒤로도 요지부동이라 한다.

 

비만형 산모들은 노폐물과 어혈이 빠지지 않으면 과체중과 통증이 해소되지 않는다. 단순 관리 차원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 미역국·호박즙 산후조리가 별 소용이 없다. 개인 체질과 유형에 맞춘 처방에 독활을 넉넉히 넣는다.

 

“사무실이 추워서 그런지 비염과 두통이 있고, 운동을 하려고 하면 무릎이 아파서 못 하겠어요”라고 호소한 환자는 목부터 꼬리뼈까지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이런 분들은 독활보다는 냉기로 인해 상부에 막혀 있는 열을 흐트러뜨리고, 관절을 순환시키는 강활이 적당하다.

 

강활과 독활 모두 습기를 제거하다 보니, 자칫 과하면 진액이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마른 산후풍 산모들이나 만성 허약성 관절 통증 환자가 함부로 썼다가는 건조형 관절질환이 와 더 고생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진맥과 상담을 거친 후 처방받기를 바란다.

<권혜진 청효대동한의원 원장>

출처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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