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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자랑-인테리어

여백의 미를 즐기는 백색의 스테이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4.04.03|조회수60 목록 댓글 0

평범한 일상 속 마음 한구석에 남을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공간.
집을 짓기 전 가볼 만한 숙소, 그 서른일곱 번째는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스테이 공사이도’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지면적 : 2,300㎡(695.75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2채
건축면적 : 190㎡(57.47평)
외부마감재 : 백색 스터코 도장
내부마감재 : 천장 - 스터코, 페인트, 스트레치실링 조명 시스템 / 벽 - 캔버스 설치, 안티스터코, 스터코, 하이그로시 페인트 도장 / 바닥 - 타일, 원목 바닥재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시트리 등
주방 가구 : 제작가구
조명 : 라이트인
현관문 : 위디자인
방문 : 목공 현장 제작
거실 가구 : 공기정원
조경 : 꽃이다
건축 설계 : 라이프이즈로맨스
인테리어 설계·감리·시공 : 공기정원 02-6949-2990 www.atmoround.com

여섯 폭의 공간과 자연을 상징하는 병풍전 복도. 캔버스의 백색이 독특한 공간감을 만든다.

어느 비워진 갤러리에서 머무는 경험.
그 여백 속에서 찾는 쉼의 의미

공사이도의 실내 공간 포인트는 여백 그 자체다. 제주도에서 가장 따뜻한 마을의 자연을 담아내 듯 세워진 새하얀 캔버스 같은 건축물. 그 내부에는 골조에서 영감을 얻은 여섯 폭의 병풍이 기획되고, 각각의 병풍에 돌, 물, 숨, 흙, 하늘, 그리고 바람의 여섯 가지 자연을 담아내며 공간의 콘셉트로 녹아들었다. 방문객은 마치 어느 이름 모를 작가가 여행을 떠난 사이, 하얀 병풍만 남은 갤러리에 머무르며 이를 향유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외부의 수공간이 만드는 물빛이 중정을 넘어 하얀 캔버스들을 비추며 만드는 정갈함. 이를 만끽하는 비일상적인 휴식 속에서, 비어있는 캔버스와 그 사이에서 빚어진 공간을 누리며 방문객은 마침내 공간과 일상 사이 ‘나’를 느끼게 된다.

백색의 인테리어 속 정갈한 수목 조경이 자연의 색감을 부여한다.

출입구와 가까운 쪽의 침실은 의도적으로 벽체를 낮추고 천장부의 마감을 벽으로 일부 확장해 고요함과 적막함 속의 아늑한 공간감을 연출했다.

각기 다른 공간 사이에 구성된 거실. 미묘하게 다른 질감의 배색 마감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다. 마치 누군가가 잠시 떠난 듯한 공간을 흰색 천으로 덮은 소파로 표현해 콘셉트를 완성했다.

출입구와 가까운 첫 번째 침실은 ‘고요를 어둠에’라는 주제로 벽체를 낮추고 천장을 어둡게 만들어 적막함 속 아늑한 공간감을 만든다. 이어 안쪽의 두 번째 침실은 우산에서 영감을 받아 침대 위로 우산을 은유한 낮은 원형 천장을 조성해 햇빛을 피하며 휴식을 취하는 감각을 부여한다. 거실은 어느 작가가 머물렀다는 콘셉트에 걸맞게 깔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가구 디스플레이를 더해줬다. 또한 비워진 여백이 공간을 이뤄낸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벽체의 마감을 미묘한 질감의 차이로 레이어해 더욱 입체적인 공간을 완성했다. 이 입체감은 천창과 중정이 들이는 빛으로 더욱 강조된다. 다이닝 공간은 식자재가 자라나는 땅의 물성을 ‘노적토’라는 테마에 담아 흙병풍을 형상화했고, 벽돌을 쌓은 견고한 이미지의 아일랜드와 함께 구성했다.

 

원형의 낮은 천장을 통해 우산 아래에 있는 듯한 아늑함을 표현한 침실.

공간은 사람으로 채워지고, 사람이 공간을 사용할 때 이를 만들고 가꾸는 이들의 고민과 노력이 빛을 발한다. 공사이도의 여행객들은 잠시 비워진 이 갤러리에서, 오늘도 사이의 의미를 찾고 있다.

INTERVIEW : 스테이 공사이도 김희선 대표

절제된 형태의 갈대 조경이 창밖에 구성되어 제주의 바람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서귀포에 스테이를 짓게 된 계기는
서귀포는 저의 고향이고, 공사이도 대지가 위치한 곳이 저희 부모님께서 사시던 곳이었습니다. 당연히 은퇴를 하면 제주도에 돌아가겠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어릴 때 부모님께서 여관을 운영하시던 영향 탓인지, 저도 자연스레 스테이를 오픈할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현재의 콘셉트가 되기까지의 방향성은
아시다시피 제주도에는 엄청나게 많은 스테이들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차별화를 주느냐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제주도다움’을 덜어내고, 지역의 아름다움을 창 밖의 풍경으로만 남겨뒀습니다.

간에 빛으로 포인트를 주는 천창. / 인테리어를 맡은 공기정원의 디자인으로 표현된 거실 가구 속에는 화가의 작업 도구 등을 콘셉트 소품으로 배치했다.

비워진 갤러리라는 콘셉트가 독특한데
사실 저희 아버지께서 서예가셨어요. 늘 저에게 제주도에 돌아온다면 갤러리를 지어 당신의 작품을 전시해달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실제 갤러리를 짓지는 못했지만, 그런 아버님의 바람이 콘셉트의 출발점이 된 것 같습니다. 막연한 생각이었지만, 공기정원의 관계자분들께서 이걸 브랜딩 차원으로 끌어올려주셨습니다. 상징물과도 같은 리플렛과 티켓의 디자인, 그리고 무엇보다 병풍전이라는 메인 콘셉트로 완성된 것이 지금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여행객들이 공사이도와 서귀포시를 즐기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메인 콘셉트에 맞게, 어느 작가가 여행 간 사이 비워진 갤러리를 빌리는 듯한 공간적인 경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스테이가 위치한 서귀포 남원은 핫플레이스나 관광과는 거리가 멀지만, 제주도에서 기온이 가장 높고 귤이 맛있는 곳이에요. 공사이도 내에도 귤밭이 있고, 동네에 귤 농원이 많기에 5월이 되면 귤꽃의 향기가 가득합니다. 또 11월에는 귤들이 다 익어 그야말로 제주도의 색깔이 눈을 즐겁게 해드릴 겁니다.

마당에서 만질 수 있는 흙의 질감을 그대로 부엌으로 가져와 벽돌과 노적토라는 요소로 표현했다. 따스한 자연의 색감이 각기 다른 백색들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다.

취재협조 : 스테이 공사이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183-3
인스타그램: @gongsaido.jeju

기획 손준우  |  사진 홍기웅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3월호 / Vol.301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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