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화려함의 정석인 아트 컬렉터의 집
절제된 화려함의 정수를 보여주는 아트 컬렉터의 집을 찾았다. 샹들리에와 예술 작품이 집 안 곳곳을 장식하고 있지만 단아하고 진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다이닝 공간에는 단색화를 대표하는 하종현 작가의 작품과 생루이의 엑세스 조명이 어우러져 강렬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아래에는 작품과 어우러질 수 있게 소재를 바꿔 커스터마이징한 필립 위렐의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다.
2층에서 바라본 거실. TV를 가리기 위해 긴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깔끔하게 연출했다. 언뜻 보기에는 빈 캔버스가 걸린 것처럼 보인다.
묵직한 힘이 느껴지는 이우환 작가의 작품이 공간의 분위기를 압도한다. 작품과 어우러지는 컬러를 선택한 B&B 이탈리아 소파와 암체어가 조연 역할을 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 집은 개인의 축적된 경험과 취향으로 채운 아카이브나 다름없다. 예술을 사랑하는 컬렉터의 집만 봐도 알 수 있다. 군더더기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가구가 적재적소에 놓여 있지만 단조롭기보다는 오히려 리듬감이 느껴진다. 그 이유는 곳곳에 놓인 예술 작품과 하나의 조각품같은 샹들리에 조명이 공간을 감각적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를 맡은 SL디자인은 예술 작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모든 벽면을 하얗게 도장하고 작품과 어울리는 가구의 소재와 컬러, 디자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2층으로 길게 이어지는 1층의 한 쪽 벽면에는 이우환의 작품이 거실의 중심을 맡았다. 정적이고 절제된 그의 작품 주위로 역동적이고 위트가 있는 이건용 작가의 작품과 요시모토 나라의 작품을 함께 배치해 분위기 전환을 이끌었다. 그리고 작품이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차분한 컬러의 B&B 이탈리아의 소파와 테이블은 조연으로 남았다. 복층으로 된 이 집은 널찍한 거실과 높은 천고가 주는 개방감의 구조가 돋보이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멋스럽다.
생루이의 엑세스 샹들리에와 데미언 허스트의 스핀 페인팅 위에 부착된 실제 면도날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이는 의도된 것이다.
집앞 현관에는 이광호 작가의 작품과 아르떼미데 스카이드로 조명이 반긴다.
거실 한쪽에는 이 구조를 십분 활용해 샹들리에 조명을 달았다. 일반적으로 천장 중간에 설치하는 것과 달리 코너에 길게 늘어지는 생루이의 샹들리에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하나의 설치 작품처럼 독특한 디자인의 샹들리에 아래 면도날을 활용한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을 함께 매칭했다. 이 둘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생루이의 샹들리에를 선택한 이유는 이 조명 역시 예술 작품처럼 컬렉션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크리스티 옥션에서 판매되기도 하고 빈티지로 재판매되는 가치있는 제품이거든요. 그리고 샹들리에가 클래식하다고 해서 무조건 앤티크한 스타일의 가구와 매칭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모던하고 선이 깔끔한 디자인과 연출했을 때 보다 감각적으로 보이죠.”
오디오룸에는 이배 작가의 작품 속 강한 검정 선이 포인트가 되도록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맞추고 테이블에만 블랙 컬러를 사용했다. 모던함 속 클래식한 생루이의 로열 샹들리에가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차분한 분위기의 서재에는 에르메스의 데스크와 의자를 두고 그 앞에는 하종현 작가의 작품을 걸었다. 작품의 틀을 가구에 쓰인 오크로 제작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는 장미셸 오토니엘 작품이 걸려있다.
우고 론디노네의 페인팅 작품을 걸고 가구는 최대한 단출하게 꾸민 자녀의 방.
우고 론디노네의 조각 작품과 페인팅 작품 등을 배치한 2층의 작은 거실은 마치 갤러리 같다. 해가 뜬 것처럼 보이는 생루이의 폴리아 월 스콘스 조명이 작품 사이에서 은은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단풍나무와 대나무를 심은 테라스에는 B&B 이탈리아의 크리노라인 암체어가 작품처럼 놓여 있다.
CREDIT
출처 메종 에디터 권 아름
포토그래퍼 이과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