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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두렵다”… 세계 곳곳 때아닌 ‘봄 폭염’에 경악

작성자인연|작성시간23.05.02|조회수18 목록 댓글 0

“여름이 두렵다”… 세계 곳곳 때아닌 ‘봄 폭염’에 경악

스페인·포르투갈 40도 임박
과거 평균 기온보다 20도 ↑
아시아 12개 국가 최악 폭염
인도에서 더위에 11명 사망
바다 온도 한달째 최고 기록
과학자도 갸우뚱, 원인 몰라

지난 4월 19일 태국 방콕에서 보행자들이 햇빛을 피하려 손으로 그늘을 만들며 걷고 있다. 태국은 본래 4월이 더운 달이지만 올해는 특히 40도를 넘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돼 태국 정부가 야외활동 자제령을 내렸다. (출처: 뉴시스)

 

 “이미 견딜 수 없는 상황인데 아직 4월에 불과합니다. 4월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6월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롤리 구티에레즈(70)는 봄도 이렇게 더운데 실제로 여름이 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걱정된다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말했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들에서 4월부터 유례없는 빠른 폭염이 찾아왔다. 역대 4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던 중국에서는 주말 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더니 폭설이 내렸다. 전 세계 바다 온도도 한 달 넘게 전례 없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지구가 이제 기후 위기 중에서도 ‘미지의 영역’에 도달했다는 경고가 나온다.

 

◆스페인 더위에 말도 ‘털썩’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온이 감지되는 가운데 4월 28일에는 세 국가에서 4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날 모로코에서는 41.3도, 스페인은 38.8도, 포르투갈에서는 36.9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특히 작년 스페인은 1961년 이후 가장 더운 해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뜨거운 여름이 예고됐다. 스페인 기상청 대변인인 카예타노 토레스는 BBC에 “이건(4월의 기온) 정상이 아니다. 올해 기온은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다”라고 평가했다. 4월 마지막 주 기온만 해도 평균보다 15~20도 오른 수준이었다. 이틀 전 세비야에서는 마차를 끌던 말 두 마리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탈수로 쓰러지기도 했다. 이 중 한 마리는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극한 기온’이라는 트위터 계정을 운영 중인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스페인의 이번 폭염을 두고 “절대적으로 극한 상황”이라며 “일부 지역에선 5도 차이로 기록이 경신되고 있는데 전 세계 기상 관측소에서도 겨우 손꼽을 정도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인은 지난 3년간 강수량 부족과 높은 기온으로 3월 공식적으로 장기 가뭄에 돌입했다. 여기에 여름이 빨리 찾아오면서 보건부는 폭염 피해 예방 대책을 2주 일찍 시행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학자들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스페인의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아졌다고 봤다. 북아프리카 전역의 더운 날씨가 유럽으로 더위를 밀어내는 데다가 이베리아 반도의 고기압과 맑은 날씨로 이미 너무 건조해서 열을 증발시키지 못하는 땅이 더 햇빛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의 사만다 버지스 박사는 BBC에 “유럽은 전 세계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으며 온난화 속도가 빠를수록 기상이변이 발생할 확률이 높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그리고 이런 극한 현상에는 폭염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40도 넘는 亞 국가들… 中에선 폭설

올해 이례적인 폭염은 스페인 만의 일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곳에서 폭염 기록이 깨졌다.

중부 및 동유럽 8개 국가는 올해 첫날 가장 따뜻한 1월 날씨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시아 일부 국가들은 최근 몇 주 동안 극심한 더위를 겪었다. 에레라는 “아시아 역사상 최악의 4월 폭염이 12개국 이상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 북서부 기온은 4월 15일 45.4도를 기록했으며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는 54도까지 달했다. 이에 태국 정부는 야외 활동 자제령을 내렸다.

라오스도 이 주에 기온이 42.7도까지 올랐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수은자가 40도를 넘어 58년 만에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 일본도 전례 없는 더위를 경험하고 있다고 했고 미얀마는 45도, 인도는 44도, 중국도 41도까지 기온이 상승했다.

지난달 17일 중국에서는 100개 이상의 기상 관측소에서 월간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주말에 한랭전선이 남쪽과 동쪽을 휩쓸면서 날씨는 극적으로 변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폭우가 오더니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폭설이 내렸다. 북부의 낮 기온은 약 30도에서 한 자릿수까지 급락했고 밤사이 영하로 떨어졌다. 북부 산시성에서는 눈이 최대 24㎝까지 내렸다고 보고됐다.

독일의 기후 정책 연구소 기후 분석의 지역 책임자인 과학자 파하드 사이드는 BBC에 “우리는 지금 ‘뉴 노멀(새로운 표준)’의 세계에 사는 것 같다”며 “아시아와 같은 지역의 사람들은 수천년간 이런 극심한 기온에 적응해 왔지만 이제는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기에 이 지역에서 매년 더위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7일 44.6도를 기록한 인도 뭄바이에서는 한 야외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중 11명이 더위 때문에 숨졌고, 50명이 넘게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달 22일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작년에만 1만 5700명에 달한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전 세계 날씨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요인은 엘니뇨 현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오르고 지구 기온이 상승한다.

지난 4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세비야에서 축제가 열린 가운데 한 남성이 호스로 얼굴을 씻고 있다. 이날 스페인 국립 기상청은 기온이 섭씨 38도를 기록하며 전국 대부분 전형적인 여름 기온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한달 넘게 세계 바다 온도 최고치 경신

아직은 엘니뇨가 발달하기엔 이른 시기임에도 세계 바다 온도가 한 달 넘게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례 없는 고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기록도 나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공개한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들어 해수면의 평균 온도는 21.1도로, 역대 가장 더웠던 2016년 3월의 최고 기록인 21도를 뛰어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3월부터 한 달 동안의 급격한 해수 온도 상승은 과학자들이 설명하지 못한 이상 현상이라고 전했다.

영국 남극조사단의 마이크 메러디스 교수는 “이 결과는 과학자들이 머리를 긁적이게 만들었다”며 “이 정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고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는 단기간의 극한 현상일 수도 있고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의 시작일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바다는 최근 수십년 동안 우리가 대기에 쏟아 부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이로 발생한 과도한 에너지와 열의 약 90%를 저장해 지구 온난화 영향을 일부 완화해주는 완충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해양 온난화는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해양 생태계 교란 등 많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런 급격한 온난화 등 기후 위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지구 시스템 과학을 가르치는 마크 매슬린 교수는 기후 위기가 우리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년 전 극심한 기상이변이 나타났을 때 많은 이들이 2021년이 유독 극단적이었던 해였기를 바랬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2022년에도 계속됐고 2023년에도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출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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