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속 역사 어디까지 사실일까
[커버스토리] '창조와 재해석' 역사-허구 넘나들어
'바람의 나라' 연·'쌍화점' 홍림, 사료에 없는 가상의 인물
'천추태후' 여전사 재조명, '자명고'=첩보원 파격설정
'바람의 나라' 연·'쌍화점' 홍림, 사료에 없는 가상의 인물
'천추태후' 여전사 재조명, '자명고'=첩보원 파격설정
<쌍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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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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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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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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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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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공민왕은 과연 동성애자였을까? 천추태후는 정말 요부였을까?
영화 <쌍화점>(감독 유하ㆍ제작 오퍼스픽쳐스)이 새해 첫 200만 돌파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역사적 사실과 허구 사이의 함수 관계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송 초반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대하사극 <천추태후>(극본 손영목ㆍ연출 신창석,황인혁)는 역사가 단순히 요부로 폄하해 왔던 천추태후(헌애왕후)를 자주적인 여성으로 새로이 그린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과연 최근 선보이고 있는 역사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에서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상상일까.
# 새로운 인물의 창조
=정사(正史)에는 등장하지 않거나 평가절하된 인물을 만나는 즐거움이 사극에서 발생하곤 한다. KBS 2TV 특별기획 <바람의 나라>(극본 정진옥, 박진우ㆍ감독 강일수, 지병현) 무휼과 연의 러브스토리는 픽션을 추가해 재구성했다.
최근 방송된 <바람의 나라>에서는 무휼과 연 사이에서 태어난 호동왕자가 등장했다. 실제로 호동왕자는 무휼과 갈사국왕의 손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다. 무휼은 혼인을 하였으나 아이가 없자 갈사국왕의 손녀를 둘째 비로 들여 혼인을 해 호동왕자를 얻는다. 연이라는 이름의 인물은 역사적 사료에 나와있지 않은 허구의 인물이지만 김진의 동명 만화에 등장했다.
5월 방송 예정인 MBC 새 월화특별기획 <선덕여왕>(극본 김영현ㆍ연출 박홍균 김근홍). <선덕여왕>의 미실 역시 역사에서 한켠에 물러나 있던 인물이다. 훗날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의 정적으로 그려지는 미실은 삼국시대 김대문이 쓴 <화랑세기>에 기록된 인물이다.
반면 <화랑세기>는 미실이 뛰어난 미모와 지략을 바탕으로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 곁을 지키며 진지왕의 폐위까지 주도한 것으로 적고 있다. <화랑세기> 중 골품제도 및 혼인제도 등 내용이 기존 학계 연구결과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 위서(僞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미실이란 인물의 역사성도 타격을 입게 된다.
<선덕여왕>의 김근홍 PD는 "경주에 내려가면 '미실'이란 간판을 단 카페와 상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지에서는 미실을 역사적 인물로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덕만과도 대립 관계를 이룬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극적부분은 상상력이 가미될 수 있지만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쌍화점>의 건룡위 수장 홍림 역시 영화적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인물이다. 공민왕이 자제위들의 동성애를 보거나, 자제위와 후궁들의 합궁 장면을 보기를 좋아했지만 노국공주와 자제위를 합궁시켰다는 기록은 없다.
<쌍화점>은 공민왕의 역사를 바탕으로 홍림이라는 인물을 창조해 왕후와의 대리합궁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주제를 창조해냈다. 영화에서 왕은 '공민왕'으로 불리지는 않아 논란을 비켜갔다.
# 같은 현상, 다른 시각
역사란 기록에 의지한다는 점에서 기록자의 철학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꾸로 해석하는 입장이 환영받곤 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다루는 경우는 역사 속 여성을 재조명할 때 자주 쓰인다.
방송 초반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대하사극 <천추태후>(극본 손영목ㆍ연출 신창석,황인혁)는 역사가 단순히 요부로 폄하해 왔던 천추태후(헌애왕후)를 자주적인 여성으로 새로이 그린다. 역사서에 따른 천추태후는 나라의 기강을 무너트린 희대의 요부에 불과했다.
천추태후는 김치양과 공공연히 정을 통한 부정한 왕비일 뿐이었다. '불륜남' 김치양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왕으로 옹립하기 위해 현정을 강제로 출가시키고 암살을 도모하다 실패한다. 역사는 이렇듯 천추태후의 단편적이고 왜곡된 모습만을 기술했다.
연출자 신창석 PD는 "천추태후는 세차례나 고려를 침략한 거란을 물리친 건 사실이다. 유교사상의 조선을 거치면서 이 부분을 축소되고 단순한 요부로 전락했다. 천추태후가 정치가이자 전장의 영웅으로 빛을 발했던 모습을 조명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2월부터 방송될 SBS 대하사극 <왕녀 자명고>(극본 정성희ㆍ연출 이명우)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설화와 드라마의 가장 큰 시각차이는 자명은 북이 아닌 공주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설화는 국가를 지키는 북과 관련된 사랑이야기다. 시대배경은 고조선 멸망 후 신라가 가야연맹을 해체 대가야를 병합하기 전 고구려 백제 신라 낙랑 개마 동예 옥저 등 다양한 국가가 있던 때다.
고구려의 왕자 호동과 적국인 낙랑국의 공주 낙랑은 사랑에 빠진다. 낙랑국에는 적국의 침임을 알려주는 신비한 북 자명고가 있어 그 동안 고구려의 침입에 대항해 왔다. 낙랑공주는 사랑을 위해 자명고를 찢고 결국 낙랑은 고구려에 의해 멸망하게 된다.
드라마에서 자명은 북이 아닌 낙랑국의 첫번째 공주로 나온다. 자명은 호국의 사명을 띠고 적국 고구려에 들어가 위험의 순간마다 몸을 던져 낙랑국을 보호한다. 그러던 중 호동왕자와 사랑에 빠진다.
이복 동생인 낙랑공주와 삼각관계를 형성해 대결 관계가 된다.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사랑이 아닌 국가와 사랑 앞에서 갈등하는 자명 공주의 모습이 중심 내용이다.
SBS 드라마팀 허웅 CP는 "역사란 것은 결국 기술된 자의 의한 시각이 반영되기 때문에 무엇이 사실인지는 모른다. 사료가 적은 고조선의 역사는 더욱 그렇다. <왕녀 자명고>는 학계에서 제기된 주장 중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설화 중 낙랑국을 지키던 자명고가 사실은 북이 아닌 첩보원이었다는 자료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영화 <쌍화점>(감독 유하ㆍ제작 오퍼스픽쳐스)이 새해 첫 200만 돌파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역사적 사실과 허구 사이의 함수 관계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송 초반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대하사극 <천추태후>(극본 손영목ㆍ연출 신창석,황인혁)는 역사가 단순히 요부로 폄하해 왔던 천추태후(헌애왕후)를 자주적인 여성으로 새로이 그린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과연 최근 선보이고 있는 역사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에서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상상일까.
# 새로운 인물의 창조
=정사(正史)에는 등장하지 않거나 평가절하된 인물을 만나는 즐거움이 사극에서 발생하곤 한다. KBS 2TV 특별기획 <바람의 나라>(극본 정진옥, 박진우ㆍ감독 강일수, 지병현) 무휼과 연의 러브스토리는 픽션을 추가해 재구성했다.
최근 방송된 <바람의 나라>에서는 무휼과 연 사이에서 태어난 호동왕자가 등장했다. 실제로 호동왕자는 무휼과 갈사국왕의 손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다. 무휼은 혼인을 하였으나 아이가 없자 갈사국왕의 손녀를 둘째 비로 들여 혼인을 해 호동왕자를 얻는다. 연이라는 이름의 인물은 역사적 사료에 나와있지 않은 허구의 인물이지만 김진의 동명 만화에 등장했다.
5월 방송 예정인 MBC 새 월화특별기획 <선덕여왕>(극본 김영현ㆍ연출 박홍균 김근홍). <선덕여왕>의 미실 역시 역사에서 한켠에 물러나 있던 인물이다. 훗날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의 정적으로 그려지는 미실은 삼국시대 김대문이 쓴 <화랑세기>에 기록된 인물이다.
반면 <화랑세기>는 미실이 뛰어난 미모와 지략을 바탕으로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 곁을 지키며 진지왕의 폐위까지 주도한 것으로 적고 있다. <화랑세기> 중 골품제도 및 혼인제도 등 내용이 기존 학계 연구결과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 위서(僞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미실이란 인물의 역사성도 타격을 입게 된다.
<선덕여왕>의 김근홍 PD는 "경주에 내려가면 '미실'이란 간판을 단 카페와 상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지에서는 미실을 역사적 인물로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덕만과도 대립 관계를 이룬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극적부분은 상상력이 가미될 수 있지만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쌍화점>의 건룡위 수장 홍림 역시 영화적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인물이다. 공민왕이 자제위들의 동성애를 보거나, 자제위와 후궁들의 합궁 장면을 보기를 좋아했지만 노국공주와 자제위를 합궁시켰다는 기록은 없다.
<쌍화점>은 공민왕의 역사를 바탕으로 홍림이라는 인물을 창조해 왕후와의 대리합궁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주제를 창조해냈다. 영화에서 왕은 '공민왕'으로 불리지는 않아 논란을 비켜갔다.
역사란 기록에 의지한다는 점에서 기록자의 철학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꾸로 해석하는 입장이 환영받곤 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다루는 경우는 역사 속 여성을 재조명할 때 자주 쓰인다.
방송 초반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대하사극 <천추태후>(극본 손영목ㆍ연출 신창석,황인혁)는 역사가 단순히 요부로 폄하해 왔던 천추태후(헌애왕후)를 자주적인 여성으로 새로이 그린다. 역사서에 따른 천추태후는 나라의 기강을 무너트린 희대의 요부에 불과했다.
천추태후는 김치양과 공공연히 정을 통한 부정한 왕비일 뿐이었다. '불륜남' 김치양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왕으로 옹립하기 위해 현정을 강제로 출가시키고 암살을 도모하다 실패한다. 역사는 이렇듯 천추태후의 단편적이고 왜곡된 모습만을 기술했다.
연출자 신창석 PD는 "천추태후는 세차례나 고려를 침략한 거란을 물리친 건 사실이다. 유교사상의 조선을 거치면서 이 부분을 축소되고 단순한 요부로 전락했다. 천추태후가 정치가이자 전장의 영웅으로 빛을 발했던 모습을 조명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2월부터 방송될 SBS 대하사극 <왕녀 자명고>(극본 정성희ㆍ연출 이명우)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설화와 드라마의 가장 큰 시각차이는 자명은 북이 아닌 공주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설화는 국가를 지키는 북과 관련된 사랑이야기다. 시대배경은 고조선 멸망 후 신라가 가야연맹을 해체 대가야를 병합하기 전 고구려 백제 신라 낙랑 개마 동예 옥저 등 다양한 국가가 있던 때다.
고구려의 왕자 호동과 적국인 낙랑국의 공주 낙랑은 사랑에 빠진다. 낙랑국에는 적국의 침임을 알려주는 신비한 북 자명고가 있어 그 동안 고구려의 침입에 대항해 왔다. 낙랑공주는 사랑을 위해 자명고를 찢고 결국 낙랑은 고구려에 의해 멸망하게 된다.
드라마에서 자명은 북이 아닌 낙랑국의 첫번째 공주로 나온다. 자명은 호국의 사명을 띠고 적국 고구려에 들어가 위험의 순간마다 몸을 던져 낙랑국을 보호한다. 그러던 중 호동왕자와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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