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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지도에 독도는 그렸나, 안 그렸나?

작성자지천태|작성시간17.07.04|조회수48 목록 댓글 1

동북아역사지도에 독도는 그렸나, 안 그렸나?


글 : 정암 (전 관동대 지리교육과 교수)

출처 : https://www.facebook.com/ahm.jung.3?sk=wall


국고 47억을 들여 60여명의 역사학자들이 제작했다는 〈동북아역사지도〉에 독도가 지워졌다는 주장과 그려졌다는 주장이 SNS상에서 대립한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이덕일 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도를 일관되게 삭제한 󰡔동북아역사지도󰡕>라는 제목으로 3장의 지도(①고려~춘주도, ②조선~강원도, ③대한제국~경상도)를 올리자 역사학자인 듯한 사람이 자세히 보면 독도가 있다는 것이고, 새로 수정한 〈동북아역사지도〉에도 독도를 그렸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새로 수정한 지도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봐서 지도 제작측 학자인 것 같다.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수정기한 내에 독도를 꼭 그려오라고 했는데도 그려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이덕일 소장이 독도를 지우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지리학자로서 살펴볼 필요성을 느낀다. 


위 3장의 지도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별도의 여백에 박스로 처리되어 있다. 이 박스의 왼쪽 가장자리에 울릉도가 배치된 것으로 보아 반대편에는 독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도의 색깔이나 형태로 보아 이덕일 소장이 지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울릉도의 외곽에는 검은 선으로 테두리를 해서 한국 강역임을 표시했는데 독도에는 희미한 점 같은 것이 보일 뿐 아무 선도 없다는 점이다. 비단 지도를 제작한 역사학자나 나 같은 지리학자가 아니더라도 독도의 중요성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독도가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으면 독도라는 지명이라도 표기해 놓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반면 강원도 육지 근처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섬들에는 검은 테두리와 함께 섬 이름도 일일이 표기했다. 이 섬들은 확대경을 들고 비춰 봐도 이름을 알기 힘들 정도로 깨알만하게 적었는데, 이런 정성이 왜 독도에는 가 닿지 않았을까? 이런 정황에 비추어 보면 독도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방향을 조금 바꾸어보자.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이 지도를 담당한 책임자는 배모 씨로 전해지고 있다. 「울릉·독도 명칭 변화를 통해서 본 독도 인식의 변천」이라는 그의 논문을 보면 내용이 확연해진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독도문제에 관한 글을 읽다 보면 모든 문제는 ‘독도는 우리 땅’ 노래가사 같이 일목요연하고 간단명료해 보인다. 마치 신라의 우산국 정벌 이래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말은 ‘주장’이 아니라 ‘진실’인 것처럼 보인다. 독도가 우리 것일까? 독도문제가 되풀이되는 것은 명백한 진실을 왜곡하고 독도를 빼앗으려는 일본의 음흉한 음모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선입관을 버리고 찬찬히 독도 자료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곧 독도에 대한 ‘진실’이 그렇게 명명백백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독도에 대한 ‘진실’이 얼마나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선입관에 결박되어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지도에서 독도 묘사가 분명치 않았던 것과, 이상과 같은 위험한 독도관을 지닌 사람이 이 지도집의 책임자라는 것을 알면 독도를 고의로 누락시켰다고 볼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 대목은 지도에 나타나지 않는 논문이라는 이면의 세계를 통해서 지도를 맥락적으로 독해할 필요성이 있음을 잘 말해준다. 과거에도 압록강 하구에 위치하는 우리 영토의 섬을 지도에 담지 않아 국가지도집 전체가 폐기된 일이 있다. 독도는 한국 땅에서 가장 분쟁이 첨예한 곳이다. 그를 사수하기 위한 논리를 마련하는 곳이 동북아역사재단이고, 역사학자들이다. 말썽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국민들이 지적해주면 겸허히 받아들여 바로잡으면 되는 일이다. 한 지리학자로서 이 지도를 만든 역사학자를 볼 때마다 놀라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대한민국 역사학자라면 당연히 독도에 점도 찍고 지명을 적어서 국민들에게 독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하지만, 몇 배로 확대해 보면 독도가 보인다는 등 변명하는 행동을 누가 대한민국 역사학자답다고 보겠는가?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반성으로 보인다. 물론 이 지도는 폐기되는 것이 마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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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만촌안성환 | 작성시간 18.06.28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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