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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레카 3(원본)

유레카3. 19장 진화2-2 (51/73)

작성자하늘바다|작성시간14.11.12|조회수148 목록 댓글 0

유레카 3 -쉰한번째이야기

 (성(性)은 사랑을 빙자한 경쟁시스템이다. 생존을 위한 이 치열한 싸움에서 사랑은 잠깐씩 주어지는 달콤한 휴식이며, 때로는 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2부. 생명

 

19장. 진화2-2

 

* 이 글은 <유레카3>의 51번째 글입니다. 우주와 생명에 대한 철학적 진실을 탐구하고, 그를 바탕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부 우주, 2부 생명, 3부 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26장 73편의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 글을 접하시는 모든 분들이 제가 깨달은 것을 함께 깨달아, 지성의 즐거움을 함께 만끽하며, 인류와 생명의 진보와 진화의 길을 함께 걸어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첫 글 바로가기 > http://cafe.daum.net/harmonism/JN41/146

 

 

 

   137. Big Idea 우주(宇宙)

 

    눈을 감고 그대의 관념을 우주와 분리시켜보라. 그대가 우주를 떠났다. 그대 보이는가? 우주는 온데간데없고 그대의 생각만이 실존한다. 138억 년 전의 한 점은 실존하는 점이 아니다. 무한대의 질량과 무한대의 에너지를 가진 한 점이라는 전제는 사실 말도 안 되는 설정이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우주(宇宙)는 만들어졌고 그것은 누군가의 커다란 관념(觀念)의 산물(産物)이다. 그것은 마치 컴퓨터 안에 가상의 우주를 만드는 것과 같다. 우리 우주는 Big Bang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Big Idea의해 형성되었다. 그대의 육체는 불과 몇 십 년 후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고 몇 백 년 후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지구의 대자연에 녹아 흩어질 것이다. 그러고 그대의 생각 역시 원래의 그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육체는 Big Bang으로 돌아가고, 생각은 Big Idea로 돌아간다. 물질은 허상이므로 결국 생각만 남는다. 생각이 곧 존재(存在)이다. 그 생각이 죽은 후 천당이나 지옥으로 가게 될지, 혹은 다시 다른 생명의 재료가 되는 윤회를 할런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그것은 아직까지는 종교의 영역이고 믿음의 문제이다. 그러나 생각이 존재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다만 나의 생각이 Big Idea와 일치하기를 바랄뿐이다.

 

    데카르트는 진정 위대한 철학자이다.

 

    퇴계선생이 만약 지금 살아계신다면 약간은 비겁과 무지의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을 폐지하고 당당하게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을 주장하실 것이다. 그것은 율곡선생의 이기일원론과는 다르다. 물질을 의미하는 기(氣)가 유일한 근본이라는 일원론이 아니라, 관념과 정신을 의미하는 이(理)를 우주의 유일한 근원이라 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관념을 담은 그릇이다. 그릇 안에 담겨있는 것이 중요하지 그릇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이 둘이 공존하지 않으면 그릇 안에 있는 것도 흩어질 것이므로 그릇을 무시해서도 아니 된다. 그렇다하더라도 결국 중요한 것은 그릇 안의 것이다. 그릇 안에 물이 담겨 있으면 물그릇이고, 밥이 담겨 있으면 밥그릇이 된다. 그대의 육체라는 그릇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 있는가?

 

 

 

   138. 20억년 큰 한걸음

 

    생명의 진화는 그릇을 안정적으로 키우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그 사전정지작업이 진핵세포로의 진화이다. 최초의 생명에서부터 진핵세포의 출현까지 약 20억년이 걸렸다. 지구 생명 역사의 절반이 세포 하나를 만드는데 걸린 것이다. 그 20억년의 시간 동안 지구는 수많은 환경변화를 겪었을 것이다. 그 지구 초기 20억년 동안 65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켰던 지름 10Km의 소행성보다 훨씬 큰 소행성이 지구를 수십 번 덮쳤을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 생명의 공통 조상인 박테리아들은 때로는 바위 속으로 숨고, 때로는 바다 밑으로 숨고, 때로는 자신의 몸을 변화시키며 살아남으려 온갖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수없이 죽어나가며 간신히 살아남은 생명들은 그 여린 생명의 계보를 이어가고자 온갖 생태의 고난과 환경의 재앙을 이겨내야 했으리라.

 

    어느 날에는 어마어마한 소행성이 지구와 부딪쳐 폭발하고 지구 내부의 모든 마그마가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해 불을 뿜기 시작하였다. 지구의 표면은 테이아와 충돌했을 때처럼 온통 수천도의 액체 마그마 상태가 되어 지구 내에서는 박테리아들조차 숨을 공간이 없어 모두 멸종하였다. 지구 생명은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수 만 년이 그렇게 흘러갔다. 지구는 다시 식어 다시 바다에 물이 고인다. 그러나 바다는 죽음의 샘처럼 아무런 생명의 움직임도 없다. 다시 또 수 만 년이 흘러갔다. 지구는 완전히 식어 이제 살만한 곳이 되었는데 하늘엔 지금보다 훨씬 가까워 2배는 더 커다랗게 보이는 보름달만이 지구 바다를 당겼다 놓기를 반복하며 바다를 휘저어 놓고, 철없는 파도들만 갯바위를 부술 듯 쟁쟁거리며 달의 줄다리기 놀이에 놀아난다. 아! 지구에서의 생명은 끝난 것일까? 5억 평방 Km의 지구 어느 곳에서도 생명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또 다시 수 만 년이 흘러 이젠 정말 끝났구나 하며 죽음의 별이 된 지구, 그 초라한 장례의 장송곡마저 사그라질 무렵 어디선가 운석 한 덩어리가 대기를 가로질러 불을 뿜으며 바다로 떨어진다. 원래는 제법 큰 바위덩어리였는데 대기층을 통과하며 거의 다 타버리고 농구공만한 크기의 돌덩어리가 되었다. 연이어 몇 개의 운석들이 더 떨어진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운석 안에 숨을 죽이며 잠자고 있던 박테리아 한마리가 깊은 잠에서 깨서난다. 그는 고향의 냄새를 맡는다. 이제야 돌아왔다.

 

 

(2014년 10월 8일 개기월식 후의 달의 모습을 아내가 찍었다. 이글에서 많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달은 지구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많은 조력을 해준 조력자이다.)

 

 

    어찌된 일일까? 수 만 년 전 지구를 불바다로 만들었던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를 때리던 날, 수많은 바위들이 그 충격으로 지구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튕긴 바위들의 대부분은 지구 중력에 잡혀 다시 지구로 돌아왔지만 몇몇 바위들은 지구 중력을 벗어나 태양의 중력에 의해 지구와 같이 지구궤도를 선회한다. 진공의 우주. 태양빛을 받는 면은 금방 수백 도까지 온도가 올랐다가 태양빛을 못 받으면 영하 수 십 도로 금방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바위 겉면에 붙어있던 수많은 박테리아들은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 운이 좋게 바위 속에 숨어있던 몇몇 박테리아들만 이 혹독한 환경에서 수 만 년을 버틴 뒤 지구와 다시 만나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하기는 했지만 생명은 이렇게 모질고 긴 세월을 인내하며 진화하였다.

 

 

   139. 이분법(二分法) 분화(分化)

 

    움직이는 단백질 같았던 원핵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와의 결합으로 진핵세포 생명체로 진화하였다고는 하나 우리 눈에 보이는 생명체의 출연은 아직도 멀고멀다. 진핵 세포라고 하여도 아직은 박테리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박테리아들의 번식 방법은 이분법(二分法)이다. 우리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도 이분법으로 증식한다.

 

    이분법 증식은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은 단순하며 편리하고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조건만 맞는다면 이분법 증식은 2의 제곱수로 늘어난다. 2의 10제곱은 1024. 대략 1000으로 계산하면 20번 증식을 하면 100만, 30번 증식하면 10억, 40번은 1조, 50번만 증식하면 1000조개의 생명체로 증식할 수 있다. 지금도 박테리아나 세균은 대부분 이렇게 증식을 한다. 어떤 음식이나 사체에 세균 한 마리만 달라붙으면 수조개의 세균으로 번식하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의 일이 된다. 이 방법은 멋있거나 아름다운 이성을 찾아 구애할 필요도 그로인한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도 없다. 즉, 사랑이 없는 증식인 것이다.

 

    단점은 단세포 이상의 크기로 변화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다. 환경이 변화하면 금방 죽어 없어지고 살아남은 몇 마리만이 또 다른 증식의 기회를 엿보게 되는 것이다. 즉, 생명체의 증식 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빠르지만 생명체 자체의 구조를 바꾸는 진화의 속도는 그만큼 느릴 수밖에 없고, 단세포 생명체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초기 생물체의 진화 속도가 느린 것은 이 때문이다.

 

 

   140. 성(性)의 분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생명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혁명이 필요했다. 그것이 곧 성(性)의 분화이다.

 

    현재 지구상의 모든 진핵세포 생물의 특징 중 하나는 성(性)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성의 결합을 통해 번식하는 유성생식(有性生殖)은 복잡하고 비효율적이지만 다양한 유전자가 섞이기 때문에 생물체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 사람은 다 비슷해 보여도 다 다르다. 다양성은 환경의 변화나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생존할 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나 에이즈가 창궐한다 하여도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겠지만 그 질병과 바이러스에 면역이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 그들은 죽지 않고 인류의 대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20억 년 전 함께 살기를 통해 진핵세포가 만들어졌다. 이 세포 생명체들은 각자 이분법을 통하여 증식하려 하였을 것이고 수많은 돌연변이를 만들어 내면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였을 것이다. 한 세포 안에 두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가 후손에게 서로 자기 유전자를 전달하려 치열하게 다투고 때론 양보하기도 하면서 공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려 했을 것이다. 그 해답을 얻는 데는 무려 10억년의 세월이 걸린다. 그 결론이 다세포로의 역할분담과 성의 분화이다. 세포의 유전자는 둘로 나뉘어졌다가 재결합하고,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는 어머니의 유전자만을 전달하기로 합의를 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생명에 성의 분화가 생긴 것은 약 10억 년 전이라고 추정한다. 진핵세포가 생긴 지는 약 20억 년 전. 그러니까 그 10억년의 길고 긴 세월동안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생명진화의 2라운드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성을 통한 교미의 시작은 ‘판피어’라는 원시어류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진화론 상 인류의 조상인 이 물고기는 약 3억 8천 5백만 년 전에 등장했고 약 5천만년 정도 지구 바다를 주름잡던 거대 육식어류이다. 길이는 8~10M, 무게는 4~5톤으로 고래만한 크기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생물의 체내 생식은 원래 이보다 1억 2천만년 더 뒤의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호수 연구팀이 판피어의 화석을 연구하던 중 L자 형태의 뼈가 있는 생식기를 암컷의 몸에 붙여 수정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과학저널 ‘네이처’에 보고 했다고 한다(YTN. 2014년 10월 26일 보도). 생물계의 섹스의 역사는 약 3억년이 넘는 유구한 세월이다. 에로스의 역사는 아가페의 역사와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길고 길다. 이때부터 수컷의 껄떡거림과 암컷의 여우 짓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판피어 상상도. 교미를 처음 시작한 생물로 추정된다) 

 

 

 

   141. 진화1단계 세포(細胞) - 공생(共生)

 

    나는 생명의 진화를 5단계로 나누어 보고자한다. 물론 과학적인 분류는 아니고 그 철학적 의미를 살려 내가 임의로 분리해 본 것이다. 그 1라운드는 최초의 생명에서 진핵세포의 형성까지 약 17~18억년의 기간이다.

 

    모든 생명의 공통점은 죽는다는 것이다. 생명뿐만 아니라 별도 죽고 결국 우리 우주도 죽음을 맞이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생명은 자손을 통하여 그 생명을 유지 연장하려한다. 나는 지구 40억년 생명의 거대한 역사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선의 바로 앞에는 나의 부모가 있고 바로 뒤에는 나의 사랑하는 자식들이 그 질기고 긴 끈을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최초의 생명은 RNA를 통해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바다 속을 둥둥 떠다니는 눈에 보이지도 않은 작고 여린 몇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결합된 단백질 조각들이 세월이 지나는 동안 그 크기도 키우면서 종류도 다양해지자 전달해야할 유전정보가 많아지게 되었다. 이에 세포는 핵 안에 DNA라는 일종의 메모리 창고를 만들고 RNA는 DNA의 명령을 운반 복제하는 역할로 바뀐다. 이들 생명체들은 길고 긴 세월동안 이분법 증식을 통하여 느리지만 끈질기게 환경에 적응해가며 생명의 종류를 늘려나가다 마침내 20억 년 전 혐기성세균인 메탄생성 고세균과 호기성박테리아인 알파프로박테리아가 결합해 동물세포의 원조가 되는 진핵세포로 진화하게 된다. 식물세포의 원조 진핵세포는 여기에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까지 3중 결합을 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를 1단계 생명의 진화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1단계 진화를 통해 생명은 비로소 세포다운 세포를 가지게 되었다.

 

 

   142. 진화 3단계 성(性)- 사랑과 경쟁

    3단계 생명의 진화는 앞에서 언급한 성의 분화가 일어나는 10억 년 전까지로 정의하고자 한다. 2단계는 잠시 후에 언급하겠다. 성은 생명 증식의 방법이다. 이 방법은 같은 생명체를 암컷과 수컷으로 구분해야하고 유전자를 1/2로 나누어야하고 나뉜 유전자가 다시 결합하여 성장하여야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한다.

 

    성(性)의 철학적 의미는 사랑(愛)과 경쟁(爭)이다. 배우자를 찾는 과정, 새끼를 만드는 과정, 새끼를 낳아 기르고 생활하는 과정을 사랑이라 하면, 똑같이 배우자를 찾는 과정, 새끼를 만드는 과정, 새끼를 낳아 기르고 생활하는 과정은 경쟁의 연속이다. 우리는 동성의 다른 개체에 비해 내가 더 우월하다는 것을 이성의 예비배우자에게 어필해야하고, 정자가 난자에 수정하기 위해서는 수억대 일의 경쟁에서 일등을 하여야 하며, 험난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개체들과 지독한 먹이 경쟁을 하여야 한다. 이 모든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 만이 생명 진화의 선위에 설 수 있다.

 

    성(性)은 사랑을 빙자한 경쟁시스템이다. 생존을 위한 이 치열한 싸움에서 사랑은 잠깐씩 주어지는 달콤한 휴식이며, 때로는 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모든 생명의 DNA는 쌍으로 되어 있다. 유전정보를 반으로 나누어 배우자의 반과 합하면 하나가 된다. 처음부터 이러하였는지 혹은 이런 DNA를 가진 개체만이 살아남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건상 후자일 가능성이 더 클 것 같다. 즉, 초기 진핵세포 생명들의 수많은 진화실험이 있었지만 성을 둘로 갈라 진화한 놈이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았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우월한 놈만이 살아남는 경쟁시스템이 3단계 진화를 통해 갖추어졌다.

 

원문 ; 2014년 3월 6일

1차 수정 ; 2014년 10월 10일

2차 수정 ; 2014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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