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웍에 대해서 (defense님)

작성자도야99|작성시간10.04.22|조회수2,354 목록 댓글 29

○ 팀웍에 대해서

족구100인클럽 defense

 

당연한 소리지만, 서로의 플레이나 포메이션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하구요, 때에 따라서는 도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면 어느 정도의 갈등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유 있는 마음으로 웃으면서 해결되는 소소한 갈등이라면 바로 바로 표출될 수 있는 팀 분위기가 팀웍을 위해서 오히려 더 나은 면도 있다고 봅니다. 결국 자유롭게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는 게 팀웍의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배의 고하를 막론하고 의견교환이 자유로운 팀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팀 내에서 맡고 있는 직책을 떠나 모든 연장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언은 보통 연장자가 하게 되기 때문에, 만약 그보다 젊은 친구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젊은 친구의 입장에서는 그냥 수긍하고 넘길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젊은 친구의 머리 속에 아닌데...’ 라는 생각이 반복해서 쌓이게 되면 언젠가는 조용히 팀을 떠나버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팀에 새로운 회원이 오더라도 매번 얼마 못 있고 떠나는 게 반복된다면 젊은 친구들의 열정이나 적응력 부족을 탓할 것이 아니라, 과연 우리 팀이 다양한 연령, 다양한 생각의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분위기가 준비되어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연장자인 좌수비가 같은 팀 우수비에게 방금 전에 너의 수비 포메이션은 이렇게 했어야 했다고 조언을 합니다. 물론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우리말이듯 표현하는 방식과 어투도 중요하지만, 플레이에 몰입하다 보면 표현 자체가 부드럽지 못한 경우도 흔히 봅니다. 격려를 해도 모자랄 판에 순간 버럭 하는 경우도 있죠. 우선 이걸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조언을 하면 하고 대답하지만 젊은 친구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그려져 있는지는 라는 대답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아니요라고 말할 수 없기에 라고 대답하는지도 모릅니다.

 

수천 게임을 뛰더라도 100% 똑같은 상황이란 없고 상대 공격수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고, 우리 공격수의 능력에 따라서 우리 팀원의 플레이도 달라지고, 세터의 능력, 옆에서 누구와 함께 수비를 하느냐에 따라서도 플레이 할 때 느껴지는 안정감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예를 들어, 상대팀 공격수의 파워가 대단합니다. 하지만, 우리 공격수는 파괴력이 부족합니다. 그러면, 우리 팀 세터, 수비수들의 플레이인들 안정감이 생길까요? 리시브가 좋은데, 세터가 실축은 안 하지만 뭔지 모르게 불안 불안한 느낌입니다. 그러면, 공격수가 완전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우수비가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면 좌수비는 내가 더 커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 좌수비의 플레이인들 물 흐르듯 움직임이 부드러울까요?

 

이 모든 상황을 경우의 수로 따진들 모두 헤아릴 수는 없을 겁니다. 따라서 연장자라 해서, 하다 못해 감독이나 코치라고 해서 미흡한 부분이 눈에 보이더라도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건 어찌 보면 위험한 면이 있습니다. 내가 상대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고 착각한 채, 혹은 내가 족구 경력이 얼마인데라는 마음을 밑바탕에 두고 조언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대방의 포메이션이 잘못되었던 원인의 제공을, 지금 조언을 하는 내가 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조언은 물론 필요합니다. 조언을 듣는 열린 마음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조언에 앞서서 나이에 관계없이 상대방의 의견을 먼저 물어보고 조언이라는 단어보다는 의견교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게 팀웍에 도움이 됩니다.

 

연습 게임을 하다 보면, 자주 팀원들을 바꿔가며 게임을 합니다. 그리고, 보다 박진감을 주기 위해 때론 두당 얼마씩을 걸기도 합니다. 물론 그 돈으로 음료나 가벼운 먹을 거리를 사는 데 쓰고, 몇 게임 지더라도 몇 천 원, 결국 우리들을 위해 쓰는 거니까 그 돈이 아깝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문득 이런 생각을 속으로 했던 때도 분명 있으셨을 겁니다. (, 누구 누구랑 팀을 맞추면, 오늘 무적인데..) (누가 팀을 짰냐, 저 팀은 너무 강하잖아.) 라고 말입니다. 만약 누구 누구와 팀을 이루면 강팀이 되겠다는 것이 과연 나와 오래 뛰어서 호흡, 팀웍이 척척 맞기 때문만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와 함께 팀을 이루면 내 마음이 든든해지고, 그로 인해 결국 내 플레이도 여유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처음 본 사람이라도 플레이에 든든함과 안정감이 느껴지면 세밀한 부분까지는 아닐지라도 호흡은 한두 게임이면 맞춰지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 누구와 팀이 되면 강팀이 되겠다가 아니라, 과연 나는, 그 누군가가 함께 뛰길 원하는 존재일까 입니다.

 

팀웍이라고 해서 별거 없습니다. 한 팀으로 오래 뛰다 보면 결국 맞춰집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서로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많은 대화를 통해 공통된 견해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도달하고픈 궁극적인 목표일 뿐이고요, ‘내가 우리 팀에게, 우리 수비수들에게, 우리 세터에게, 우리 공격수에게 과연 든든함을 주는 존재인가라는 생각이 팀웍이 만들어지는 첫 단추일 것입니다. 우선 나부터 든든한 존재가 되면 우리 팀원들의 플레이도 달라집니다. 상대방의 발전 속도가 느리다면, 그 또한 내가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팀웍, 호흡의 시작은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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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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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apex캘리뽀냐 | 작성시간 11.07.09 음....이글도 가져갑니다 ^^*
  • 작성자야서리 | 작성시간 11.08.04 좋은글 감사합니다!!퍼갈께요!
  • 작성자그린파워 | 작성시간 11.10.21 감사
  • 작성자doug | 작성시간 11.11.16 LA 족구회에서 담아갑니다.
  • 작성자멍구 | 작성시간 13.01.21 너무 좋은 글이라 퍼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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