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한민국 다 족구 하라 그래 (제 6회)

작성자kimdeoksoo|작성시간22.01.24|조회수282 목록 댓글 2

□ D. -102

강남에 위치한 중국투자회사인 왕인베스트는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며 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회의를 주재하는 진 대표는 일반적인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짧은 스포츠형 헤어스타일이 아닌 단정하게 기른 헤어스타일로 인해 외모로는 중국인임을 쉽게 확인할 없었다.

이사님들도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온라인 스포츠베팅 사업은 상징적인 사업입니다. 어떻게든 발을 들여놓아야 합니다.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한 한국측 진행상황은 어떻습니까?”

, 스케줄대로 진행 중입니다. 이번 말이면 PC데모 프로그램이 완성되고 다음달 초면 데모용 모바일앱도 완성됩니다.”

개발담당 이사는 자신감이 넘쳤다. 중국과 달리 한국 개발자들은 철저했다. 시간개념이 없는 중국개발자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물론 프로그램의 수준도 하늘과 땅 차이였다.

알겠습니다. 중국본사에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냅시다!”

회의를 마무리 지은 진 대표가 회의실을 빠져나가자 나머지 임원들도 하나 자신들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회의실 벽면은 사방이 유리조각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특히 여의주를 용의 모습을 표현한 조각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무게만도 톤은 되어 보이는 조각은 이곳이 중국회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 D. -101

실장, 그래?”

기찬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젯밤 예선전을 관람하고 기획실장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늦은 시간 서울로 복귀했다. 기찬과 기획실장은 많이 지쳐있었다. 전국을 집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찾고 있었다. 특히 전국대회 예선전이 시작되며 기획실장인 성민은 이미 녹초가 되어 있었다.

?”

당황한 성민이 무의식적으로 콧물을 훔쳤다. 그러나 콧물대신 물컹한 액체가 느껴졌다.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

무의식적인 성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민보다 오히려 기찬이 당황하고 있었다. 모든 기획업무를 혼자서 풀어나가는 성민이야 말로 협회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다.

코피가 흐르잖아.”

괜찮습니다. 이정도야 당연한 아닙니까? 열심히 일했다고 몸이 신호를 보내는 거죠.”

웃음을 보이며 성민은 흐르는 코피를 휴지로 가볍게 닦아냈다.

오늘은 혼자 움직여도 되니까 실장은 조퇴하고 집에 가서 쉬어!”

괜찮습니다.”

아니 뭐가 괜찮아. 몸이 우선이야. 너무 혹사하고 있잖아. 내가 부탁한다. 오늘은 쉬도록 , 알았지?”

, 솔직히 피곤하기는 합니다. 허허~”

가방을 어깨에 둘러맨 성민은 지친 다리를 이끌고 자신의 차에 올랐다. 열정이 넘치는 기찬을 도와 일을 헤쳐나가는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몸은 지쳐가고 있었다.

기찬도 미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주는 성민이 고마울 뿐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회장, 나야.”

익숙한 한국체육회 이사의 목소리였다.

이사님, 제가 찾아 뵌다고 했는데……”

에이, 누가 오건 무슨 상관이야. 한가한 내가 찾아오는 낫지.”

이사는 능청스럽게 사무실 가운데 놓인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기찬도 자신의 책상에서 일어나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미안해, 회장.”

괜찮습니다. 그게 어디 체육회 잘못입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그렇게 이해해 주니 고맙네. WOC 너무 완강해. 그런데 너무 도가 지나쳐.”

에이, 어디 그랬습니까? 우리가 만들어야죠. 커피 괜찮으시죠?”

그럼, 당연하지.”

기찬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켠에 마련된 커피머신에서 커피 잔을 내렸다. 커피가 노즐을 타고 내려오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기억이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갔다. 기억이 스치며 기찬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짧지 않은 이사와의 기억이었다. 갓 내려진 두 잔의 커피를 들고 기찬이 소파에 앉았다.

이사님, 인연이 깊습니다.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커피잔을 테이블 위에 나란히 내려놓은 기찬의 밝은 목소리였다.

WOC회의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주변에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만으로 충분했다. 이들만 있다면 일은 언제든 이루어진다는 확신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러게, 아무튼 전국대회를 준비한다며? 반응은 어때?”

, 신선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이기기 위한 경기가 아니라 즐기는 축제를 만들자는 아닙니까?”

그래, 맞아. 회장은 항상 새로운 추구하잖아. 미래가 밝아.”

과찬의 말씀입니다. 아참, 이사님 스포츠에이전트 사업을 하는 정균 대표 아시죠?”

김정균 대표? 대표 말이지? 물론이지. 회장도 김대표 소개로 만났잖아.”

, 맞습니다. 대표가 이사님과 다른 체육회 인원들을 미국에서 소개시켜 줬죠. 그래서 말인데요, 대표를 영입하려고요.”

? 대표를 영입한다고?”

, 일이 많습니다.”

기찬을 바라보는 이사는 고개를 가볍게 흔들었다. 대표가 아니었으면 기찬을 만나지도 못했고 지금의 족구협회장을 만들 수도 없었다. 그는 고마운 존재였다.

그래, 됐네. 아마 도움이 거야. 그리고 전국대회 추진하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 . 내가 걷고 도와줄게.”

,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실장이 준비를 해놓아서 문제는 없을 겁니다.”

그래, 실장이 일은 확실하게 하지. 그런데 대표까지 합류하면 날개를 달겠는데.”

그렇죠? 물론 거기에 이사님도 함께 하신 겁니다.”

그런가? 허허, 고맙네.”

자신감이란 단어가 적당했다. 기찬은 무엇이든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그림이 완성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야기를 마친 이사도 미소를 머금 사무실을 떠났다.

 

 

□ D. -100

홍 회장, 이걸 ! 너도 알겠지만 족구와 유사한 경기가 많아.”

, 알고 있어. 이제 너도 전문가 반열에 자리를 잡아가는데. 허허~”

기찬의 사무실을 찾아온 정균도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나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세계에 족구를 보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자료를 확인하고 있지만 기존의 장벽은 국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풋볼테니스, 풋발리볼, 세팍타크로 등등 많아. 요즘은 테크볼이라는것도 인기지. 그런데 풋발리볼이 매력이 있더라고.”

풋발리볼?”

, 일단 우리가 많이 보아온 해변에서 하는 비치발리볼 있잖아? 그것처럼 해변에서 하는 일종의 족구야. 그런데 1965 브라질에서 시작돼서 지금은 전세계에 많이 퍼져 있더라고.”

그래, 나도 들어본 같다.

맞아. 역사가 있으니까 2016 하계올림픽에서는 데모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어. 지금은 호주, 미국,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국제적으로 확산되어 있고, 이스라엘에서는 코로나 풋발리볼이라는 정식 리그도 2008년에 시작되었고.”

그래? 종목 말고도 풋넷이라고 해서 체코를 중심으로 유럽에 퍼져있는 종목도 있어.”

, 그래. 아무튼 나는 풋발리볼 하고 우리 족구가 유사하지만 겹치지 않아서 좋다고 . 일단 해변이 없으면 풋발리볼도 수가 없지. 그렇다면……”

한참을 움직이던 정균의 눈동자가 곳에 멈춰 섰다. 기찬의 시선도 함께 고정되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궁금하잖아.”

궁금하지? 간단해. 그들과 연계하는 거야. 이미 풋발리볼은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미 갖고 있는 거지.”

~”

기찬은 반응은 바로 나오지 않았다. 고민해야 부분이 남아있었다.

그래, 괜찮은 방법이야. 해변에서는 풋발리볼, 내륙에서는 족구. 그리고……”

홍 회장, 지금은 너무 고민하지 말자. 우선 아이디어일 뿐이야. 천천히 하지만 늦지 않게 계획을 만들어 보자.”

좋았어. 세계에도 족구 축제를 만들어야지. 우리가 지금 벌이는 예선전처럼 세계가 동시에 족구예선전을 벌이는 거야. 족구축제지. ~ 내가 생각해도 소름 돋는다.”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풋발리볼 말고 다른 종목에 대한 조사도 계속 볼게. 멋진 그림 그려보자.”

좋은 생각이야. 그리고 족구협회 이사회가 조만간 열릴 거야. 정식으로 너를 해외 담당이사로 영입하려고 하거든.”

그래, 됐네. 하지만 굳이 이사로까지 필요는 없는데. 이렇게 도와주면 되잖아?”

아니야, 정식으로 우리 협회 임원으로 일을 해야 . 그래야 누구를 만나도 자신 있게 밀고 나가지.”

그런가……”

 

모든 것이 손에 잡힐 했다. 하지만 생각과 현실은 분명 다르다는 사실을 사내는 알고 있었다. 그들은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 상자 속에 잠자던 희망이라는 단어가 열린 뚜껑 사이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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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명(정봉혁) | 작성시간 22.01.24 잘 읽고 갑니다
  • 작성자kimdeoksoo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1.24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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