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한민국 다 족구 하라 그래 (제 14회)

작성자kimdeoksoo|작성시간22.02.03|조회수162 목록 댓글 2

□ D. -83

, 알겠습니다, 이사님. 정말 됐네요. 당장 내일부터라도 단말기 공급은 가능합니다. 한국체육회에서 본인 인증 절차만 준비하시면 됩니다. 그럼 우리 쪽에서 소프트웨어만 조금 수정하면 바로 운용이 가능합니다.”

한국에서 새로운걸 시도한다는 힘들어. 절대 개척자 프론티어는 . 그저 패스트팔로워로 빠르게 선두를 추격하는 능력밖에는 안돼.’

이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대표는 혼자 중얼거렸다. 중국인의 입장에서 한국을 이해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발벗고 도와주고 함께 성공 시키는 것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중국과 달리 한국은 처음으로 나서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존재하는 듯싶었다. 어쩌면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일 수도 있었다.

, 준비는 끝났고 당장 내일부터라도 공급이 가능합니다.”

진 대표는 항상 머뭇거림이 없었다.

그런데 대표님, 승인이 나올 거라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습니까? 대단하십니다.”

, 그거요. 정도는 기본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좋은 기회입니다. 대한민국족구협회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온라인 스포츠베팅 사업 검토는 진행되고 있는 거죠?”

, 물론이죠. 그런데 아직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처럼 느낌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자료 분석 다음에 결정을 하는 한국입니다. 알아본 바로는 우리 대한민국국회에서도 아직 검토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금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요? 아무튼 최 이사님이 고생이 많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 왕인베스트는 한국 체육계하고 좋은 관계가 계속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 한국체육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짧지 않은 대화가 마무리 되었다. 한껏 기지개를 펴며 긴장을 푼 진 대표는 전화기를 다시 집어 들었다.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진 대표, 내가 지난번에 말한 내용은 기억하고 계시죠?”

진 대표와 달리 상대방의 목소리는 항상 무거웠다. 항상 지시하는 목소리에서 신물이 올라올 때도 있었지만 진 대표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물론이죠. 그런데 본국에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겁니까? 이제 저도 내용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아직 아무런 내용도 모르고 있었다. 본국에서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사실만 알뿐 그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전혀 알아차릴 없었다. 항상 한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라는 내용만 전달되고 있었다.

대표, 궁금해 압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일련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죠?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자연히 알게 겁니다. 그때는 대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전화기 너머의 상대방이 조심하고 있음을 진 대표가 느낄 정도로 말을 아끼고 있었다.

대표, 내가 가지만 말씀 드리죠. 지금 준비중인 프로젝트는 동북공정의 획을 그을 있는 사건이 수도 있습니다. 정도만 알고 계십시오.”

항상 선을 넘지 않는 통화였다. 어떨 때는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운영중인 자금은 중국 체육펀드였다. 이상의 말이 필요 없었다.

 

 

□ D. -82

, 고맙습니다.”

전화를 받는 기찬의 얼굴에 웃음이 묻어 나왔다. 한국체육회는 족구선수로 등록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선수등록을 허가한다는 내용과 키오스키 설치가 바로 시작된다는 이사의 전화였다.

그래, 회장의 아이디어에 체육회장도 놀랐고 체육회 임원들도 놀랐어. 오늘 중으로 승인문서를 보낼게.”

,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사님, 이번 선수등록을 일회성이 아닌 상시적으로 볼까 하는데요.”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네.”

, 우리 협회가 주관하는 모든 경기에 키오스크를 설치해서 선수등록을 받으면 효과가 겁니다.”

그래, 그러면 족구에 대한 반응도 좋아지겠는데. 그리고 시스템적인 문제는 해결됐어. 바로 우리 체육회 서버로 연결 거야. 사본자료가 족구협회에게 자동 전송될 거고. 아마 대표가 연락을 할거야.”

, 알겠습니다.”

그래, 멋진 작품 만들어봐.”

전화기를 내려놓는 기찬을 바라보는 기획실장인 성민의 얼굴에도 미소가 묻어났다. 위기인줄 알았는데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다가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성과였다.

실장, 됐어. 한국체육회에서 선수등록 승인이 떨어졌어. ~ 시작이다.”

작은 한숨 속에 기대감이 묻어 나왔다.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설레임이 그를 자극했다. 실장도 작은 한숨을 뱉어냈다. 역시 설레이고 있었다.

그럼, 단말기 설치는 누가 하는 거죠? 우리가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당연하지 우리가 수는 없지. 대표 측에서 설치까지 해주기로 했으니까 우리는 설치장소하고 시작만 지정해 주면 .”

그런데 회장님, 신상자료라는 민감한 정보입니다. 단말기가 보안에 취약하며 큰일 납니다. 문제 없겠죠?”

, 대표는 단말기 하드웨어만 제작하는 거야. 물론 한국업체에서 제작하지. 그리고 시스템은 바로 한국체육회 서버로 연결되고 이중 삼중 보안프로그램을 깔아놓았으니까 염려 없어. 극장에서 사는 하고 같은 거야.”

, 알겠습니다. 그럼 예선전 일정 출력해서 대표 측에 전달하겠습니다.”

그래. 부탁할게.”

성민이 자리를 떠나자 기찬은 대표와 통화를 시작했다. 고마움을 표시해 주는 것이 예의라 생각했다. 그가 아니었으면 모든 것이 엉망이 했다.

, 회장님, 제가 지금 회의 중이라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목소리 대신 짧은 문자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그래, 나중에 연락하면 되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기찬은 전화기를 내려 놓았다.

 

 

□ D. -81

정균은 하루 종일 해외에 발송할 자료를 만드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국에서 시작된 족구의 역사부터 경기규칙 그리고 경기장면이 포함된 동영상까지 포함된 자료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 이건 나도 몰랐네. 세계 문자 누가 만들었는지 기록이 남아있는 유일한 문자가 세종대왕의 한글이라던데, 족구도 그렇네.”

막연히 누군가 만들었겠지 했었지만 만들어진 배경부터 누가 처음에 룰을 만들었는지 족구는 모든 기록이 남아있었다. 정균은 기록들을 하나 하나 정리해 나갔다.

‘1,300년전 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로 넘어가는 시기 우리조상들은 짚이나 기타 자연재료로 공을 만들어 놀이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있는 공을 사용한 놀이는 시간이 흐르며 1966 공군 11전투비행단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발로만 공을 넘기는 족구라는 명칭으로 등장한다.

1968 공군 정덕진 대위와 안택순 중위가 룰을 만들었고 국방부 상신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공군에서 족구라는 명칭이 정착되었고 공군교육과정에 포함되며 육군 해군에 전파되었다.’

나도 공군이었지만 이런 줄은 몰랐네.”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정균은 계속 기록들을 정리해 나아갔다.

‘1978 4인제, 네트높이 1m, 경기장 규격 9m x 18m, 발만 사용이라는 통일된 규칙이 만들어지며 국방부 체력관리에 규칙이 게재 되었다. 규칙이 제정되며 군에서 즐기던 족구는 전역장병들이 직장 학교에 보급하며 누구나 있는 즐거운 스포츠로 사회에 보급되었다.

현재는 네트높이 1.05m, 경기장 규격 6.5m x 15m 개정된 경기장 규격이 사용되고 있다.’

해외로 발송할 자료는 차근차근 준비되어갔다.

 

 

□ D. -80

예선전이 열리는 모든 경기장에 키오스크 단말기가 설치되었다. 간단한 신분 확인절차만 거치면 족구선수로 등록이 가능했다. 경기를 구경 사람들이 신기한 듯 단말기 주변에 모여들며 운영요원들이 단말기 입력을 도와주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경기장을 찾은 기찬도 단말기 옆에서 선수등록과정을 설명하고 있었다.

반응이 나쁘지는 않은데.”

, 회장님.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옆에 있던 기획실장 성민도 안도하고 있었다. 무리한 시도라 생각했지만 자신의 생각이 기우였다는 사실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모든 것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기찬의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잠시 설명을 멈춘 기찬은 서둘러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냈다. 정균의 전화였다.

, 말해봐.”

현장이라면서? 해외로 발송할 영문자료를 전자메일로 보냈어. 확인해 .”

정균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국에서 예선전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해외에 자료를 발송하면 효과가 극대한 있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사실은 기찬도 알고 있었다. 이렇게 빨리 자료가 준비될 줄은 모르고 있었다.

뭐야? 벌써 준비된 거야?”

당연하지. 서둘러야 하잖아.”

그래,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빨리 준비될 줄은 몰랐어. 고마워. 그럼 내가 확인해 보고 우리 족구협회 공문으로 발송할게.”

그래, 그러면 거야. 그리고 선수등록은 어때? 진행되고 있어?”

,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야.”

아참, 자료에는 진행중인 예선전 내용이 없는데 현장 선수등록과정부터 진행상황을 추가 해야겠다. 자료 보내줘.”

알았어. 그런데 이거 너무 되는 아니야? 은근히 걱정이 되네.”

아휴 걱정도 팔자다. 되면 좋은 거지. 그냥 밀어 부치는 거야. 그게 특기잖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는 현재 상황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왔다. 여기서 실수를 하게 되면 다음기회는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고 멈춤 없이 기세를 몰아 부쳐야만 했다.

그래, 말이 맞다. 나아가야지. 자료는 내가 바로 준비해서 보내줄게. 그럼 수정된 자료는 언제쯤 있는 거야?”
~ 오늘 중에 자료 받아서 검토하면…… 모레면 충분할거야.”

그래, 알았어.”

 

통화는 길지 않았다. 이번 전국대회가 무사히 끝나면 바로 세계대회를 유치할 있는 추진력을 확보할 있었다. 선수등록 과정을 지켜보던 기찬은 경기장으로 발걸음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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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명(정봉혁) | 작성시간 22.02.03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kimdeoksoo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2.03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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