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한민국 다 족구 하라 그래 (제 19회)

작성자kimdeoksoo|작성시간22.02.09|조회수238 목록 댓글 2

// 독자 여러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본 소설 "대한민국 다 족구하라 그래!"가 대한민국족구협회 홍기용 회장님의 지원으로 다음주 종이책으로 출간됩니다. 그로인해 출판사와의 계약으로 금주 금요일 제 21회를 끝으로 연재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뜨거운 관심으로 본 작품에 사랑을 보내오신 독자 여러분들께 머리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비록 연재는 종료되지만 종이책으로 출간된 이후에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작가 김덕수 배상

 

□ D. -71

한국에 도착한 기찬은 곧바로 한국체육회로 향했다.

아니 말도 없이 WOC 다녀오더니 무슨 말을 듣고 거야?”

그쪽에서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다고 부탁을 해서 소리 없이 다녀왔습니다. 아니 그런데 제가 그쪽에 간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실장도 모르는 일인데.”

그래, 놀랐지? 나도 놀랐어. 왕인베스트의 대표가 알고 있더라고.”

? 대표가요?”

기찬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표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래, 대표야. 그가 알고 있더라고. 아무리 스포츠 관련 투자회사라지만 아는 너무 많아. 그나저나 WOC에서 무슨 이야기를 들었길래 득달같이 달려 거야?”

, WOC 종목채택위원장이 우리 족구에 대해서 훤히 알고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족구를 키워주겠다며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뭐라고? 그렇게 노래를 불러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도 해주던 인간이야? 그런데 족구를 키워주겠다고?”

. 그런데 조건이 이상합니다. 함께라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함께? 그게 무슨 말이야?”

공동으로 족구협회를 만들자는 겁니다. 한국의 힘만으로는 족구의 한계가 있다면서 다른 나라와 공동으로 세계족구협회를 만들면 WOC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겠답니다.”

뭐라고?”

이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말도 되는 제안이었고 그런 제안을 했는지 의도가 의심스러웠다. 세계화를 핑계로 모종의 거래가 누군가와 이루어지고 있음을 직감했다.

,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내용이라 저도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스포츠 에이젼시를 운영하는 대표 아시죠?”

당연히 알지. 그런데 ?”

우연도 대단한 우연입니다. 대표가 WOC 위원을 더라고요? 예전에 사업을 시작할 서로 도움을 사이더라고요.”

그래, 다행이네. 대표가 도움이 수도 있겠네.”

, 맞습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으니까 제안의 배경을 확인할 겁니다. 그런데 말도 되는 제안 아닙니까?”

이사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족구였다. 한국체육회의 잘못도 인정해야만 했다.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맞아. 족구는 우리 거야. 세계협회를 만들면 우리가 만들어야지 다른 놈들하고 같이 만들어.”

그러게 말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이번 전국대회가 끝나면 내년 전국체전이라도 참가하게 주십시오.”

으음~”

의도하지 않은 신음소리와 함께 이사는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먹이 감을 노리는 맹수들은 야생에만 존재하지 않았다. 기업의 인수합병도 많이 들어봤지만 스포츠세계에서도 약육강식이 벌어질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함께라는 대상이 어디야?”

최 이사는 대답을 회피하며 슬쩍 대화의 대상을 바꾸었다. 그가 대답할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은 기찬도 잘 알고 있었다. 기찬도 더 이상 한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게 알쏭달쏭합니다. 아무리 유도를 해도 대답하지 않더라고요.”

? 그건 무슨 행태야.”

그러게 말입니다. 못할 이유가 있는 거죠. 그래서 의심이 갑니다.”

회장, 알았어. 그냥 넘겨버릴 문제가 아닌 같아. 우리 체육회 차원에서 있는 일을 검토해 볼게. 우리 체육회장이 특히 족구에 관심이 많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 알겠습니다. 우리 족구는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우리 족구는 우리가 세계에 알립니다. 그리고 제가 준비중인 다른 계획이 있는데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면 공식적으로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준비중인 계획이 있다고? ~ 쉬면서 일하자. 내가 좇아가겠다.”

허허~ 그냥 계획입니다. 놀라지는 마시고요.”

그래, 알았어. 그런데 그게 뭐야? 살짝 말해주면 안되?

아직은 됩니다.”

그래, 알았어.”

한국체육회를 나서는 기찬의 표정은 어두웠다. WOC 왕인베스트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며 지워지지 않았다.

 

 

□ D. -70

오랜만에 찾아온 휴식이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기찬은 거실 한쪽에 놓인 냉장고에서 맥주캔을 꺼냈다. 목이 들어 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른 나라와 공동으로 세계족구협회를 만들자……”

중국회사인 왕인베스트에서는 거수 투족을 뚫고 있다……”

얽혀있는 실타래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시원한 맥주도 기찬의 갈증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냉장고에서 새로운 맥주캔을 꺼내 따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 여보 나야. 한동안 목소리도 들었네. 한국에서 힘들지?”

미국에서 아들과 지내는 부인의 목소리였다. 한국에 와서 메시지로만 안부를 전하며 부인과 전화 통화도 자주 못하고 있었다.

, 미안해. 동안 전화도 자주 못했어. 미안해.”

아니야, 괜찮아. 족구협회 일은 어때?”

, 바쁘게 지내. 회사는 어때? 물론 알렉스한테 보고는 받지만……”

알렉스가 하고 있어. 걱정 해도 . 그런데 오늘 미주한인족구협회장인 회장을 만났거든.”

그래? 나도 통화를 못하고 있었는데, 협회운영은 하고 있대?”

미주한인족구협회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지내다 한국으로 돌아온 기찬에게 미주한인족구협회는 친정과도 같았다. 자신의 후임으로 선임된 회장의 열정도 기찬 못지않았다. 덕분에 미주한인족구협회는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었다.

, 잘하고 있어. 그런데 이상하다는 거야. 족구가 이상하리만큼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거야.”

? 그거 잘된 아니야?”

그렇지? 일이지? 그런데 문제는 중국 애들이 판을 키우고 있다는 거야. 경기규칙도 우리하고 같은데 이름만 틀리게 해서 족구대회를 연일 연다는 거야.”

? 그건 무슨 말이야?”

나도 모르겠어. 족구대신 등구(藤球)라는 명칭으로 매주 차이나타운에서 경기를 크게 연다는 거야.”

등구라고?”

, 회장 얘기로는 중국에서 족구는 우리 축구라며. 그래서 아마 세팍타크로 이름인 등구를 사용한다는 거야. 한자로 자가 등나무 자야. 등나무로 만든 , 세팍타크로잖아.”

? , 이것 묘하네. 나도 한국에서 중국 애들하고 겹치는 일이 많은데…… 이게 무슨 우연이야.”

그래? 신기하네. 아무튼 회장도 자기 사업이 있어서 바쁘지만 당신이 미국에 줬으면 하는 같더라고. 당신에게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

그래? 알았어. 내가 한국에서 일정 확인하고 시간 만들어 볼게. 그런데 아들은 어때?”

우리 아들? 말도 . 대학생활에 빠져서 집에도 자주 .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옆에 없으니까 자리가 크게 느껴지네.”

미안해. 나라도 옆에 있어야 하는데……”

에이, 괜찮아. 나도 회사일로 바빠. 가끔 허전하다는 거지.”

알았어. 내고. 내가 내일 일정 확인하고 다시 연락 줄게.”

전화기를 내려 놓은 기찬은 앞에 놓인 맥주캔을 조심스럽게 땄다.

허전함은 기찬의 몫이었다. 가족을 남겨두고 한국에서 혼자 생활한지가 년이 넘었다. 1년전 목표였던 족구협회장에 당선이 되었지만 허전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부인과의 통화가 끝나면 느껴지는 깊은 허전함 때문에 오히려 부인과의 통화를 피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다시 맥주를 들이키자 허전함에 묻혀있던 족구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휘젓기 시작했다.

이상해, 정말 이상해……”

 

기찬의 되새김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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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명(정봉혁) | 작성시간 22.02.09 그동안 잘 읽었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작성자kimdeoksoo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2.09 고맙습니다.
    금요일까지는 연재할 예정입니다. 그동안의 진심어린 관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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