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터의 소소하지만 중요한 포인트 - (5)

작성자레지스터|작성시간15.02.24|조회수5,019 목록 댓글 47

이번 글이 '소소한'이지만 '중요한' 이유는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글이면서


제가 그동안 생각했던 타법의 이론적 부분 중 가장 핵심을 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 견해일뿐이므로 소소합니다.





아래 내용은 2009년에 제가 본 카페에 썼던 글의 일부입니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포핸드드라이브시 오른다리를 이용해서


루프드라이브와 스피드드라이브를 구분해 칠 수 있다.


이것은 같은 볼에 대해 타점을 조절해서 다른 임팩트를 구사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며


이걸 할 수 있다면 루프드라이브와 스피드드라이브는


스트로크 자체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2015년이 되서 이 글을 읽고 난 느낌은....



"어떻게 말해야 전달이 될지 몰라서 지저분하게 어렵고 있어보이게 써놨네"




그 당시는 이론적인 확신이 없던 터라 뜬구름 잡듯이 운만 띄웠던 이 내용을 이번 글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이번 글에서 이어질 내용은


특정 타법의 이야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탁구를 어떻게 치는 것이 잘 치는 것인가"에 대한 제 총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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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드라이브를 말할때 무게중심의 이동을 자주 언급합니다. 


"오른발에서 왼발로" "라켓의 이동에 맞춰서" "뒤에서 앞으로"


"아니다. 왼발에서 오른발 역방향 이동도 있잖아?"


등 다양한 말을 합니다.



그런데 강력한 드라이브에서 무게중심의 이동은 효과적인 수단이긴 한데 절대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더불어 무게중심의 이동의 그 주된 목적은 사실 타구에 힘을 싣는데 있지 않습니다. 


다음공을 대비할 수 있는 자세를 어떻게 만들까의 문제입니다.  타구에 싣는 힘은 부수적 효과입니다.



실전에서 아주 자주나오는 상황을 예로 들겠습니다.


[백핸드랠리 도중 돌아서서 포핸드 스트레이트를 쳤다]


이 단 하나의 동작을 무게중심의 이동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돌아서서 포핸드 타법에서 중심이동은 뒤축 오른발에서 앞축 왼발로 이동하게 됩니다.'


?

??

???


이걸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마 대다수일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그건 상황마다 다르다" 입니다.



뒤축의 오른발에서 앞축의 왼발로 중심을 이동하는 것은 

'스피드 드라이브'시 타구에 추가적인 힘을 싣기 위한 이상적인 중심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수행하기 위해선 테이크백(백스윙)이 이루어진 지점부터 임팩트지점까지 충분한 거리가 있어야

(즉 볼을 약간 앞에서 확실히 잡은 상태) 가능합니다.


그럼 실전은 어떤가 하면 모든 돌아서는 동작에서 이렇게 완벽하게 볼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일단 완벽하게 볼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발 스트레이트 드라이브'를 치는 동작이 있습니다.


이것은 히트해야될 볼과 몸이 이격된 거리가 충분치 않을때 고의적으로 상체를 더 왼쪽으로 이동시켜

볼과 몸의 이격거리를 확보해 충분한 가속구간을 만드는 겁니다.

외국에서는 이것이 한국식 단면 펜홀더가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개척한 고유기술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정식적인 기술명은 없지만 "오른발이 강하게 밀며 왼발을 공중에 띄운채 크게 좌측으로 뻗어 디디며 치는 동작"이라 하면 

무엇인지 다들 아실겁니다. 그 뒤의 공을 아예 생각하지 않는 왼쪽으로 쓰러지며 치는 스트레이트 단발 드라이브입니다.


이 경우의 중심이동은 당연히 뒤에서 앞이 아닌 우측에서 좌측이 됩니다.



이것과는 반대방향의 접근으로 확실하게 잡지 못한 볼을 치는 방법은 다른지역에서 유행했습니다.

돌아섰을때 바라보는 방향을 허리를 더 틀어 돌리고  타구점을 늦춰서 이격거리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히트 포인트는 명치를 지나가도 실제로 라켓이 가속하는 구간의 길이는 충분히 나오게 됩니다.

다만 볼이 정점에서 내려가는 상황이므로 블레이드의 각을 예리하게 잡기 힘들기에 윗방향으로 쭉 끌고 올라가게 되죠.


돌아서는 동작에서 급할때 나오는 유럽형 루프드라이브를 풀어쓴겁니다.

이 때 체중이동은 뒤에서 앞으로 넘어오는게 아니라 오른발에 체중이 묵직하게 남습니다. 

그리고 타구가 완전히 끝난다음 다음 반구를 대비해서 오른발을 차주며 자세를 바로 잡죠.


또 다른 극단적인 볼처리는 중국에서 자주 사용합니다. 

스탠스가 역으로 오른발이 살짝앞으로 나오며 팔을 뻗어 바운드되는 지점을 붙잡아 가볍게 라이즈볼히트를 하는겁니다.

매우빠른 박자의 대상드라이브가 이것입니다. 


이 때 체중 이동은 뒤에서 앞이지만 오른발에서 왼발이 아닌 왼발에서 오른발이며 돌아서는건 맞지만 역방향으로 돌아섭니다.

볼의 간격을 확보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왼발이 바깥으로 넓게 디뎠다 오른발로 중심이 되돌아 오는 패턴도 나오죠.

또는 오른발이 뒤쪽으로 빠지고 왼발이 앞으로 디뎠지만

체중자체는 앞방향으로 나가며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도중의 볼처리를 하기도 합니다.

타구지점을 매우 빠르게 가져기는 대신 상체는 그 타구지점과의 거리가 너무 멀지 않게 앞으로 충분히 딸려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드라이브가 아닐까요? 분명히 좋은 타이밍에 들어가는 드라이브가 맞습니다.



제가 2009년에 썼던 글이 이제 어느정도 이해가 되실 겁니다.

드라이브에서 중심이동을 어떻게 가져가는가. 오른발에 어떻게 중심을 남기거나 이동시키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사실 볼에 실리는 힘보다는 임팩트포인트의 위치를 빠르게 잡냐 늦게 잡냐와 더 큰 연관이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포핸드드라이브의 마지막으로 가는 포인트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중심이동을 의식적으로 하려는 것을 잊으십시오. 

타구점과 나와의 간격을 어떻게 만들지 생각해서 움직이면 그 중심이동은 자연스럽게 되는겁니다.

예전에 있었던 논쟁인 호선과 반호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잊으십시오.

그것은 기실 중심이동에 따라 바뀌는 이야기가 되며 1인칭의 관점에선 일정하지만

3인칭의 관점에선 다르게 보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며 볼을 채냐 더 끌고가냐의 감각적인 문제와도 연관있으며

그것이 모든 상황에서 일정하게 나올수 있는 성질을 가진 것이 아닙니다.


히트포인트를 내 몸의 약간 앞에 잡아친다. 바운드 직후를 노려 상대방의 볼의 탄력을 이용한다.

고의적으로 히트포인트를 늦춰 내가 친볼이 되돌아올때까지 시간의 여유를 벌되 회전으로 압박을 준다.


이 모든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탁구는 내가 익숙한 간격을 만들었을때 가장 강한 타구가 나온다" 입니다.

그리고 이 간격을 풋워크만으로 완벽하게 만들지 못했을때 그것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부수적인 요소들이 중심이동과 궤적입니다. 그것은 드라이브의 일부이지 핵심은 아닙니다.


같은 간격을 만들었다면 위에 언급한 세가지 상황에서 팔은 같은 궤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옆에서 보면 호선 반호선으로 보일수도 있고 앞으로 때리거나 끌고 가거나 들어올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건 3자의 관점에서 볼때 그렇게 보일뿐 타구를 하는 플레이어의 시선에서는 같은 겁니다.

중심을 어디에서 어떻게 이동시키거나 가두며 쓰느지에 따라 몸이 향하는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고

몸이 향한 방향에 따라 '같은 스트로크가 궤적의 크기만 살짝 조정되서' 나가는것이 제3자에게는 다르게 보일 뿐입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해보죠. 높은 궤적을 그리는 루프드라이브를 치는데

명치가 바닥을 향한상태에서 칠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휠체어에 앉아 시합을 하는 장애인 탁구시합에서 강력한 드라이브가 불가능할까요?

체중이동이 전혀 안되도 간격만 완벽하게 잡으면 볼이 사라지는 강력한 드라이브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2009년에 썼던 저 글은 개념이 어렴풋이 생각은 났는데

다른 분들에게 말할 만큼 정리가 안됐을때 썼던 내용입니다.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것만 같이 머신처럼 치는 당대 최고의 선수나

말도 안되는 박자의 플릭을 동반해서 상대방을 몰아붙이며 치는 선수나

역사상 최고의 포핸드를 가진 선수나 탁구 역사상 최고의 마스터로 불리는 선수나


뭔가 다 다르지만 그 선수 나름의 최고의 샷이 나오는 이유는 지켜야 되는 자신의 간격을 꾸준히 잡아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본 다음 무언가 영상을 볼 때 안보이던 것이 보이는 분들이 있으시길 기대합니다.



"같은 볼이지만 타점을 바꾸면 전혀 다른 구질의 반구가 가능하다"


"이 타점을 모두다 이용하는 것이 진정한 올라운드 드라이브다"


"완벽한 간격을 잡으면 최선의 샷은 저절로 나온다"


"발로 간격을 잡는다. 그게 늦었다면 상체를 이동해서 잡는다. 

그것조차 늦었다면 타점을 바꾼다. 이래도 안되면 스트로크의 속도를 조절한다.

스트로크의 궤적을 의식적으로 바꾸는 것은 최하의 수단이다."


"볼의 궤적은 팔의 궤적으로 구분해 치는 것이 아니라 내 몸과 볼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조절이 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볼파워(구속+스핀량의 합)가 유지된다"



그동안 이런 좋은 곳에서 제가 생각한 탁구에 대한 여러가지 글을 쓸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닉네임을 타이틀로 걸고 이야기 할만한 내용은 

그동안 제가 쓴 글과 카페의 많은 분들이 달아주신 댓글에서

이제는 다 언급이 된 듯 합니다.


얼마 안되는 제 밑천을 탈탈 털었으니 제 글에서 무언가 티끌이라도 보신 분들이 한분이라도 있길 바래봅니다.


커뮤니티는 댓글과 댓글의 피드백으로 절반이상의 정보가 오갑니다.

제가 그동안 썼던 글도 댓글에 더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혹시 부족한 글을 다시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여러 댓글도 함께 봐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본 카페의 꾸준한 댓글꾼으로 활동하겠습니다. 

글을 쓰고 다시 읽고를 하다보니 어느덧 출근할 시간이 됐네요.

인생도 즐기고 탁구도 즐길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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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풀뿌리 작성시간 16.12.15 감사합니다.
  • 작성자시즌 작성시간 17.03.29 감사합니다
  • 작성자이윤슬 작성시간 17.12.17 고맙습니다.
    나의 탁구 포인트와 전체적인 것을 생가하게 됩니다.
  • 작성자공격적 플레이 작성시간 20.01.11 2020년이 되어도 읽고 있습니다. 이 글 덕에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난초 작성시간 20.05.20 기부 천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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