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기술]셰이크 백핸드에 대해

작성자defunct|작성시간07.10.30|조회수28,242 목록 댓글 6
제가 처음 탁구를 배울 때만 해도 셰이크를 치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나마 셰이크를 들고 치시는 선배님들의 경우도 제대로 백핸드를 구사하시는 분들은 드물었고 자연스럽게 백핸드 드라이브나 스매싱을 보여 주시는 분들이 워낙 적어서 백핸드 드라이브 잘하시는 분 있다고 하면 구경하고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과는 많은 격세지감이 있지요.
 
그런 연유로 처음 셰이크를 잡고 나서 연습을 하면서 저 나름대로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왜냐면 가르치시는 분들이 저에게 알려 주시는 방법대로 하면 과연 백핸드가 제대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형태가 되겠는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죠.

당시 저를 도맡아서 가르치시던 사수격이 되는 1년 선배님이 계셨는데, 그분의 경우는 백핸드로 연결하고 무조건 돌아서서 포핸드로 결정지어야 한다는 것을 부지기수로 말씀해 주셨고, 저에게 연습도 그렇게 시키셨습니다.

그러다가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한 친구를 알게 되고 그 친구랑 같이 탁구를 치면서 당시로서는 알기 어려운 셰이크 기본기들을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배운 내용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셰이크 백핸드는 몸 안에서 스윙이 나온다.
 
- 흔히 펜홀더 백핸드는 팔꿈치를 몸에 최대한 가깝게 붙이고 팔이 몸 왼쪽(오른손잡이 경우) 바깥쪽에서 시작하여 몸 안쪽, 앞쪽으로 감아드는 형태로 스윙을 합니다.
 이렇게 펜홀더 백핸드를 사용하시던 분들이 셰이크를 잡은 사람에게도 백핸드를 가르치다 보면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라켓을 몸 좌측에서 앞쪽으로 스윙하도록 하면서 결과적으로 팔꿈치가 축이되서 회전하도록 가르치기 쉽죠.
 그런데 셰이크는 팔꿈치를 자유스럽게 위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되도록이면 몸에서 팔꿈치를 멀리 떼고 라켓이 팔꿈치보다 몸 안쪽으로 끌어 당겨지도록 백스윙을 하고 어깨 전체를 쓰기 보다는 팔꿈치부터 손가락까지 이르는 길이의 회전력을 충분히 살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듯도 한데, 라켓을 잡고 백스윙을 할 때 라켓 끝이 가슴에 닿을 듯이 팔목을 안쪽으로 꺾되, 팔꿈치는 몸에서 최대한 멀도록 해야 백핸드에 힘이 실린다는 것이죠. 그리고 백스윙시 라켓의 위치는 몸 정 중앙에 가깝고 좌측 바깥쪽으로 나가는 일은 없습니다.
이 점부터가 기본적으로 다르네요.

 
2. 백스윙시 라켓을 수평으로 접는다.
 
- 세계 유명 선수들의 백스윙 자세를 보면 다들 개인적인 편차는 있지만 백스윙시 라켓이 지면에 수평이 될 정도로 손목을 꺾어서 백스윙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펜홀더 백스윙처럼 라켓을 수직으로 세워서 백스윙을 하면 실제로는 힘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라켓을 최대한 몸 안쪽으로 끌어당기면서 수평에 가깝게 잡았다가 앞으로 가면서 다시 세워지는 형태로, 그리고 뿌려지면서 다시 숙여지는 형태로 스윙을 하게 되면 그야말로 풀파워가 구사됩니다. 물론 반드시 이렇게 백스윙을 해라라고 할 것은 아니지만 라켓을 세워서 수직에 가깝게 두껍게 맞힌다는 기분으로 백스윙을 하게 되면 백스윙시 라켓이 충분히 뿌려질만한 공간이 안 나오게 되죠. 이 얘기는 드라이브나 스매싱 등 강스윙을 할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3. 쇼트 (블록이나 푸시, 백핸드 하프 발리 등 여러 용어로 불립니다만) 는 언제든지 스매싱을 할 수 있는 자세로 한다.
 
- 예전에 현정화 선수가 활약하던 시대에 여자 선수들 중 셰이크를 쓰는 선수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중 유명한 선수가 바로 홍차옥 선수죠. 물론 제가 홍차옥 선수의 실력에 대해 뭐라 말할 주제는 되지 않습니다만, 홍차옥 선수와 같이 탁구를 쳐 본 적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홍차옥 선수의 경우 국제 시합에서 백핸드 랠리가 상당히 많았던 선수인데, 백핸드 랠리시 백 스매싱으로 결정을 짓지 못하고 거의다 펜홀더 푸시나 쇼트처럼 박자를 빠르게 하여 라켓을 미는 힘으로 연결시켰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것은 백핸드 쇼트시 라켓을 세워서 팔을 밀도록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백핸드 쇼트건, 푸시건 팔을 전체적으로 미는 형태는 기본적으로 펜홀더 전형의 형태입니다.
 셰이크는 라켓을 세워서 팔꿈치를 축으로 하여 공을 블록하다가 기회가 오면 팔꿈치나 어깨는 고정시키고 팔꿈치 이하의 스윙으로 강 드라이브나 스매싱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도 많은 코치님들이 예전처럼 팔을 밀어서 쇼트하도록 가르치고 있네요.
 라켓도 수직으로 세우도록 하구요....
 
 기본적으로 셰이크 백핸드는 쇼트, 드라이브, 스매싱이 기본 자세와 치는 방법에 있어 크게 상이하지 않습니다. 순간 동작에서 바뀌고 변화되기 때문에 잡기 어려운 것이죠.
 즉 쇼트나 블록의 경우도 라켓 끝이 위로 들리는 형태로 대기하여 스윙하면 결정타가 왔을 때 앞으로 팔을 힘차게 미는 스윙은 가능해도 라켓 끝이 밑에 있지 않기 때문에 위로 감아 올리면서 스매싱이나 드라이브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백핸드 쇼트시 라켓끝이 위로 들리지 않고 수평이나 혹은 오히려 약간 밑으로 떨어진 형태로 반구하도록 체질화 해야 기회가 왔을 때 그 자세 그대로 스매싱이나 드라이브를 할 수 있습니다.
 

4. 발은 수평에 가깝다.
 
 - 펜홀더 쇼트로 공을 받아주는 분들의 스탠스를 보면 대부분 오른발이 발 하나 길이 정도 앞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몸의 자세가 편하고 또 기회가 오면 강하게 밀어 넣거나 혹은 구석으로 한발 앞으로 치면서 찔러 넣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셰이크의 경우는 그의 수평에 가까운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티모볼 선수의 수평 스탠스가 생각나는 군요. 포핸드 드라이브건 백핸드 드라이브건 티모볼 선수의 스탠스는 거의 수평에 가깝죠. 양핸드 전환이 편하다는 셰이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측면도 있고 또 한가지는 셰이크 백핸드가 몸 전체, 혹은 어깨, 허리 등을 크게 돌리지 않고 단지 팔꿈치 이하의 스윙만으로도 얼마든지 강한 공, 변화 있는 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스윙의 기준은 팔꿈치다.
 
- 넷트 앞에 짧게 떨어진 공을 백핸드 스매싱 할 때 팔꿈치가 넷트보다 높으면서 손목만으로 걷어올리는 경우와 몸을 낮추고 팔꿈치가 탁구대위에 붙을 정도로 낮게 들어가면서 손목으로 감을 경우를 비교해 보시면 이해되실 겁니다.
 
 팔꿈치가 밑으로 충분히 떨어지면 결과적으로 라켓을 위로 끌어올릴 여유가 더 많아집니다.
 즉 팔꿈치가 축이 되어 공을 감아 올리면 어느 위치든 백핸드 드라이브는 여유있게 구사되기 쉽다는 것이죠. 때때로 펜홀더에서 셰이크로 전향하신 분들이 백핸드 플레이를 하는 것을 보면 어깨 이하 팔 전체를 쓰시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부터 셰이크로 배우신 분들은 팔꿈치 이하 부분만으로 모든 공을 해결합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펜홀더가 어깨를 축으로 사용하지만 셰이크는 팔꿈치를 축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 원인은 펜홀더의 경우 라켓을 잡으면 라켓면이 하늘을 향하게 되기 때문에 라켓 면이 전면부를 향하도록 하려면 팔꿈치 이하부분을 꺾어서 세워야 하지만 셰이크는 라켓을 잡으면 자연스럽게 라켓면이 상대방쪽을 향하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말하면 펜홀더는 저절로 팔꿈치 이하부분이 90도 틀어지기 때문에 팔 전체를 사용한 스윙이 일반적이지만, 셰이크는 팔꿈치 이하 부분 스윙만으로도 포핸드 스매싱, 드라이브가 자연스럽게 구사될 수 있고 (티모볼 선수를 살펴 보세요) 또 백핸드 스윙도 간결하게 구사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타구하려는 위치의 공 높이보다 조금 낮거나 혹은 비슷한 높이에 팔꿈치를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더 배우면 또 다른 면을 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선 펜홀더에서 세이크로 전향하시는 분들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제가 겪었던 위의 내용들이 참고가 되실까 해서 좀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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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3.06 백핸드 고수님이 왕래하셨네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seven7 작성시간 17.04.13 잘 봤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4.13 감사합니다~^^
  • 작성자오픈 1부를 도전하자! 작성시간 19.02.08 오래된 글이지만, 멋진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2.08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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