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에 대한 생각]티모볼의 세계선수권대회 최고 성적은 어떨까요?

작성자모험소년|작성시간07.05.28|조회수1,584 목록 댓글 11
이번 세계 대회 기간 동안 ITTF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며 라이브 스코어링을 통해 경기 진행상황을 보고 대진표와 경기결과를 확인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성적이 가장 궁금했던 것은 당연지사, 사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경기결과나 성적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며칠 동안에 ITTF 홈페이지의 뉴스를 재미있게 읽게 되었습니다(물론 인터넷 검색 사이트의 사전을 찾아가며..^^). 주최국 크로아

티아의 희망이었던 프리모락의 탈락 소식, 주세혁 박미영 수비전형의 혼합복식에 대한 놀라움과 찬탄, 세계랭킹 7위의 리자웨이 선수를 물

리친 이은희 선수의 스피드에 대한 놀라움, 주세혁 선수의 난공불락같은 커트기술에 대한 격찬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좀 의외의 뉴스를 읽게 되었습니다. 기사는 세계랭킹 3위의 티모볼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제목은 '독일의 스타(티모볼) 처음으

로 8강에 진출!'. 천하의 티모볼이 8강에 처음 진출했단 말야? 티모볼도 별거 아니네... 그리고 기사를 클릭해서 읽었습니다. 내용은 티모

볼과의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었고, "생애 처음으로 (세계 선수권 대회의)8강에 올라가게 되어 너무 기쁘다, 하지만 더 높이 올라가고 싶

다."라고 말한 티모볼의 소감이 보였습니다. 인터뷰 내용만 보면 새롭게 떠오른 신인 스타의 인터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티모볼 현재

세계랭킹 3위에 한때는 세계랭킹 1위에까지 올랐던 티모볼이 처음으로 8강에 진출을 하게 되서 너무 너무 기쁘다니. 그러면서 2005년 상하

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오상은 선수가 4강에 진출하게 되자 김택수 코치와 말없이 서로를 토닥이며 포옹을 하고 오상은 선수가 눈물을

흘리던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그래.. 그럴 수 있겠구나. 티모볼도 올라보지 못한 세계 선수권 4강에 들었으니 눈물 흘리며 기뻐할 만 했구

나. 거기에 언제나 김택수의 그늘에 가려왔으니 더욱 기쁘고 그간의 서러움이 한꺼번에 느껴졌겠구나. 4강... 그것만 해도 대단하다. 잘

했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김택수 선수도 세계 대회 4강이 최고 성적이니 기뻐할만 했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제목을 보며 했던

'별 거 아니네..'라는 생각은 자리잡을 틈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방금 살펴본 유승민 선수에 관한 기사에는 "유승민 아쉬운 동메달"이라는 제목이 붙었더군요. 물론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

을 표현한 제목이라는 생각으로 이해는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기사가 너무 거만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탁구를 치

는 모든 사람들(생활 속에서 즐기는 탁구인이건 아니면 탁구를 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세계 선수권 대회는 잠시 펼쳐지는 꿈의 제전

입니다. 많은 선수들은 그 무대에 서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고 이제 한창 탁구의 재미에 빠져 있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

게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경기는 전형에 관계없이 경이로움과 찬탄의 대상입니다. 그런 꿈의 무대에서 세계랭킹 1위에 앉았었던 티모볼

은 '아쉬운 4강'도 아니고 수식어도 붙지 않는 8강에 "자기 생애에 더없는 기쁨"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승민 선수에게는 결

승에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만을 얹어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번에 세계 대회에 참가했던 각국의 모든 선수들에게 혼자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 중에는 어떤 미디어의 주목도 받

지 못하고 예선에 자비로 출전했다가 탈락한 선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가만히, 그들이 그들의 나라로, 그들의 집으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혼자 조용히 자신의 수첩에 잊지못할 잉크빛으로 "세계 대회에 출전해 나 자신의 생애에 다시 없는 기쁨"이라는, 준비했지

만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소감을 자랑스럽게 적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 대단합니다. 저로서는 무조건 부럽고 또 부럽습니다. 모두 고생했고 모두 가슴속에 빛나는 기쁨 하나씩을 꽂고 귀국하

시길 바랍니다. 당신들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는 벌써 "생애에 다시 없는 기쁨" 하나씩을 맛보았으니 그것만으로 충

분히 자랑스러워 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멋진 경기를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또 앞으로도 멋진 탁구를 보여주십시오. 거기에 우리

는 힘찬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멋지고 즐거운 며칠이었습니다. 출전했던 모든 선수들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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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양성안 | 작성시간 07.05.28 중국탁구와 한국탁구가 다른점은 중국탁구는 만들어지는거구 한국탁구은 천재들에 찬치입니다..글 짱입니다..ㅋㅋ
  • 작성자2955 | 작성시간 07.05.28 그러게요... 스포츠 뉴스에선 나오도 안는데가 있더군요... 쩝~~~ 지겨운 야구,축구,골프만 스포츠이고 탁구는 애들 놀이인가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니들이 탁구를 알어"~~~
  • 작성자주세혁더잘하자 | 작성시간 08.02.28 나만의 수첩에 내 소감을 적어본다.....................시나브로 뭔가 느껴집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선수들의 노력은 온데 간데 없고 그 결과만 난무하는 매스미디어.. 특히 야구나 농구..언제부터인가 골프가 한 자리하고 .. 또 언제부터인가 피겨스케이팅이...또 수영이..........
  • 작성자주세혁더잘하자 | 작성시간 08.02.28 야구 . 특히 미국메이져리그 진출하면 난리도 아니죠..골프 무슨 프로대회서 10등 안에만 들어도 난리죠...수영은 박태환선수가 꼭 1등 안해도 난리고, 김연아 선수는 허리 부상당한 것 조차도 대서특필...테니스는 늘씬한 미녀들 때문에 대서특필도 많고..러시아 선수들...ㅎㅎㅎ...사실 그런 내용 전달보다는 비인기종목에도 눈을 좀 돌리고 하는 그런 한국의 매스미디어들이 되었으면....당연 돈 안되는 스포츠는 눈에도 안들어 오겠지만..세상이 참.....
  • 작성자주세혁더잘하자 | 작성시간 08.02.28 한국 사람들의 대다수가....아마도 탁구는 공튀기는 놀이 정도로......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어렵지만 공튀기는 그런 그런 놀이...스포츠가 아니라.....그래서인지 라켓이 10만원이다라고 하면 저 보고 미쳤다고 하죠. 무슨 막대기가 10만원이냐 하냐고..금 발랐냐고....그러면서 골프라켓이 몇 백만원한다고 하면....좋은 라켓인가보네.....이러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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