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뉴엘 르베송의 경기 모습을 보며

[공룡]

이제 최고 전성기는 살짝 지나간 듯도 보이지만
저먼리그에서 아직도 왕성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프랑스의 에마뉴엘 르베송 선수의 경기 영상을 몇 편 돌려봤습니다.
혹시나 해서 근래의 자료들을 뒤져보니 아직도 세계 랭킹에서 40~50위권을 유지하고 있네요.
전부터 좋아하던 선수 중 한 사람이었어요.

나라의 분위기 탓일까요.. 옛부터 특히 프랑스 선수들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무척 개성 강하고 독창적이며 자유분방한 플레이를 하고 있지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ㅎ
프랑스 대표선수들의 탁구 스타일은 대개 전진을 고수하며 빠른 박자로 변칙적이고 자유로운 게임 운영을 합니다.
르베송선수 역시 예전의 가시앙선수 못잖게, 아니 오히려 더 빠른 전진 속공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죠.
프랑스식 전진 닥공.^^
정신 하나도 없이 무조건 선제 잡아 닥치고 공격입니다.

"들어가면 내 점수고 안 들어가면 니 점수다.
니가 감히 함부로 뭘 먼저 시도하게 용납하지 않겠다.
받았어? 그럼 어디, 이것도 한 번 받아 봐라.
어때? 정신 하나도 없지?ㅋ"

뭐 이런 사고방식의 탁구로 보입니다.ㅎㅎ

티바 스폰선수인 르베송선수는 참 특이한 용품을 씁니다.
요즘 이 무거운 ABS공 시대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이름이 박힌 르베송 오겹합판에 앞면 FX-P, 뒷면 시누스 알파.
하하하.
르베송 블레이드는 티바의 스테디셀러 삼소노프알파에서 디자인만 변경된 버전으로 요즘 시대에는 참 안 나가는 부드럽고 얇은 순수 오겹합판입니다.
ST 와 FL 공히 그립이 매우 가늘고 길면서 그립 디자인에 프랑스 국기 색상 배열이 들어가 있지요.
거기에 양면 다 최고로 소프트한 스펀지의 러버들 조합.
게다가 뒷면은 잊혀진 세대의 유물격인 시누스 알파까지.
그 조합을 가지고
그 조합에서는 도저히 나올 것 같지 않은 엄청난 스피드의 공을 마구 때려댑니다.
물론 조합의 특성상 초속은 매우 빠르지만 종속은 느려지면서 공끝이 가볍게 날립니다.
맞드라이브 상황에서 그게 오히려 상대의 타이밍을 흔들기도 하네요.
공이 무쟈게 빠른데 뻗어나오진 않고 멈칫 날리니까 늘 쭉쭉 뻗는 공을 주로 상대한던 선수들이 당황하게 되지요.
포어핸드 드라이브는 거의 스매쉬처럼 직선으로 때려지고
백핸드는 드라이브 거의 없이 전진에서 스냅을 이용한 빠른 펀치(짧은 궤적의 스매쉬)로 선제를 잡는데 씁니다.
테이블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고도 풋웍과 바디워크로 많은 공을 포어핸드로 잡아내구요.

저는 박자 빠른 상대에게 유난히 약한데..
이런 스타일의 상대는 꿈에서도 만나기 싫네요.ㅋ

빠른 박자와 빠른 스윙을 갖고 있다면
이런 조합으로 전진에서 과감한 선제 플레이를 해보는 것도 아주 매력적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엘리트든 생체든 용품과 스타일이 거의 어떤 보이지 않는 틀 안에 정해져 있어서
이런 조합을 쓰는 사람이 거의 없죠.
그거 안 나가서 어떻게 쓰냐, 공에 힘이 없고 날린다..
끝없이 이런 고마운 조언들을 참아내야 하니까요.ㅎㅎ
몸 빠른 분들, 이런 조합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자신에게 잘 맞는 용품과 스타일이 있습니다.
그거 찾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르베송처럼 빨랐던 적이 이생에는 없는 공룡

[왼손짱]

최근에도(작년까지) 시합에 나왔었나요? 르베송 경기는 본적이 없네요

[공룡]

올 시즌 저먼리그에 출전하고 있어요.^^

[강형사]

제가 르베송 스타일을 한동안 따라해봤습니다. 르베송 75g 가지고 눈감고 닥공! 다만 백핸드 디펜스때는 밀립니다...

[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

자유분방함과 초속공. 정말 프랑스 탁구를 특징 짓는 두 마디 말입니다.

[소르]

제 영원한 롤모델 장 필립 가시앙을 21세기에서도 이어나가는 선수가 르베송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두 선수 모두 접어치는 포핸드가 일품이고 바디웍이 아주 일품입니다. 르베송 선수는 서비스만 좀 깔끔했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