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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되살아난 공룡 근황과 최근 사용 조합

작성자공룡|작성시간21.03.28|조회수1,340 목록 댓글 23

자꾸만 재발하는 엘보와 온세계가 다 힘겨워 하는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까지 겹쳐 일년이 넘도록 탁구를 아예 못 치다가 엘보도 많이 낫고 운동 규제도 완화되어 이제야 좀 시간을 내서 운동 다니고 있습니다.

오래 쉬는 동안 말도 못하게 흐트러진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처음 한동안은 제 오랜 루틴에 따라 '티모볼스피리트'에 테너지05, 테너지64 얇은 스펀지를 붙여 대략 총 170g 후반대로 무게 맞추어 사용하다가 아무래도 그 조합마저도 엘보에 썩 좋지 않아 조합을 바꾸었습니다.

백핸드에서 무리해서 온 엘보임이 분명한데 이상하게도 요즘은 포어핸드 드라이브를 강하게 할 때 팔에 더 충격이 오더군요.

골프엘보도 오려는지..ㅎ

다시 아프기는 정말 싫어서 전체 무게도 더 낮추고 특히 포어핸드에서 무리하지 않기 위해 블레이드와 포어 쪽 러버를 다 바꾸었습니다.

 

최근에 제 파트너가 궁금해 해서 구입했던 블레이드가 있습니다.

닛타꾸 '어쿠스틱카본'.

라지그립 FL ...이었습니다.

저나 파트너나 평소 ST그립을 쓰는데 FL그립을 구입한 이유는 무게 때문이었네요.

어디에 문의해봐도 어쿠스틱카본 라지그립 ST는 90g 아래가 아예 없었고 FL도 거의 90g 이상이었는데

많이들 아시는 그 밴드에서 87g 짜리 라지 FL을 다행히 하나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걸 튜닝해서 SI그립을 만들었지요.

그립 뒷쪽을 줄로 갈아내서 폭은 28mm로 일정하게, 두께(높이)는 헤드 쪽이 22mm, 그립 끝 쪽이 24.5mm가 되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어쿠스틱 시리즈의 라지그립 FL은 가장 좁은 부분의 폭도 28mm가 나오기에 반듯하게 갈아내는 작업만으로도 SI그립으로의 튜닝이 가능했습니다.

SI 는 버터플라이에서 애멀타트의 그립에 처음 붙였던 그립 명칭인데 폭은 일정하고 헤드쪽에서 그립 끝 쪽으로 갈 수록 두께(높이)만 조금씩 두꺼워지는 변형된 ST 그립을 가리킵니다.

제가 튜닝해 만든 이 어쿠스틱카본 SI그립은 애멀타트보다 그 굵기의 변화 폭이 더 큽니다.

보기에는 분명 ST그립인데 잡았을 때는 새끼손가락 쪽이 두터워 FL그립을 잡은 것 같은 기분도 드는...

매우 안정적인 그립감입니다.

 

그립을 튜닝한 후 무게는 0.5g이 줄어서 86.5g이 되었습니다.

백핸드에 숏핌플을 사용하는 제 파트너는 이 블레이드의 타구감과 그립과 성격 등 전반적인 부분을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바로 여기 벼룩시장에 제가 내놓기도 했었습니다.

꽤 싸게 올렸는데도 안 팔렸지요.ㅎㅎ

아마도 생소한 그립 설명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어쿠스틱카본 SI그립을 제가 써보았습니다.

제게는 아주아주 좋았습니다.

팔렸더라면 참 아쉬울 뻔했네요.^^

 

타구감이 짜릿하고 진동이 잘 전달되며 특히나 회전을 넣는 기술들보다는 정타로 스매쉬를 할 때 힘과 감각이 아주 좋네요.

이토 미마의 플레이가 바로 이해 갑니다.

닛타꾸에서 새로 나온 '이토미마카본'은 이 어쿠스틱카본 일반 그립의 그립 색상만 연보라와 흰색 조합으로 바꾸고 경량 개체의 비율을 높인 블레이드죠.

중앙에 잘 맞춘 포어핸드 스매쉬와 백핸드 펀치는 아주 날카롭고 빠르고 파워있게 쭉 뻗어갑니다.

그래서 그냥 제가 이 블레이드를 주력으로 쓰기로 결심하고 파트너에게서 무참하게 빼앗은 후^^ 블레이드의 무게와 특성에 맞추어 포어핸드 러버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포어핸드에 이런 저런 러버들을 시타해본 후 제가 택한 러버는 닥터 노이바우어의 '킬러프로' 2.0mm 입니다.

숏핌플로 분류되지만 롱핌플의 성격도 지니고 있는 까다로운 미디엄핌플이지요.

숏이나 롱이나 안티나.. 저는 옛날부터 늘 이것 저것 써왔기에 갑자기 붙인 킬러프로도 거의 완전 적응하는 데 이틀도 채 안 걸린 것 같습니다.

백핸드였으면 한 시간 내외로 적응을 마쳤겠지만 아무래도 셰이크핸드의 포어 쪽은 백핸드에 비해 스윙이 크고 라켓 각의 유격이 심한 탓에 적응 시간이 좀 필요하네요.

경합에서 최후까지 남은 자이언트 드래곤의 '612터보'와 이 킬러프로 둘 중에서 킬러프로가 간택된 이유는 공을 좀 더 잘 잡아주는 편이성 때문입니다.

구질의 위력은 612가 훨씬 높지만 그만큼 쓰기도 힘들죠.

612가 공을 덜 잡아주는 탓에 자주 미끄러져 드라이브 등에서 원치 않는 미스가 종종 나오기도 하고 또 결정적으로 어쿠스틱카본과의 조합 특성이 킬러프로 쪽이 더 좋았기에 최종 선택을 킬러프로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제 주력 조합은 

닛타꾸 어쿠스틱카본 라지그립 SI 에 포어핸드 닥터 노이바우어 킬러프로 2.0mm, 백핸드 버터플라이 테너지64 1.9mm 가 되었네요.

총 무게도 가볍고 타구감도 좋고 파워도 넘치고.. 특히나 포어든 백이든 전혀 무리하지 않아도 위력적인 타구가 가능하게 돼서 좋습니다.

조합이 이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포어핸드에 스페셜리스트 소프트를 사용하는 장정연선수 스타일 비슷하게 플레이하게 되네요.

전부터 좋아하던 선수고 스타일이었는데 잘됐습니다.^^

포어핸드에 미디엄핌플을 붙이니 어차피 강하게 걸기 어렵기도 하고 또 강하게 걸거나 때려치는 것보다 부드럽게 연결하는 것이 연습이나 게임 운영에 훨씬 좋으니까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팔에 힘이 빠지고 연결 위주로 치면서 팔 안 아프게 운동할 수 있어 너무 좋네요.

이젠 다치지 않고 즐겁게 탁구 칠 일만 남았습니다.^^

 

함께 운동하는 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반반입니다.

무리하지 않고 잘 하는 모습 보니 훨씬 좋다, 포어핸드 쪽 구질이 많이 까다로워서 상대하기 더 어려워졌다, 보기드문 스타일이라 연습하기 좋다, 이 조합으로 쭉 가면 참 좋겠다.. 라는 긍정적 반응들과

그 구질 참 더럽다, 넌 뭘 그리 맨날 바꿔서 사람 헷갈리게 하냐, 하필 포어에 미디엄이냐, 남들 안 하는 거 하니까 재밌냐.. 라는 부정적..까지는 아니어도 심히 투덜대는 반응들입니다.ㅋ

 

승률은 훨씬 더 높아졌습니다.

아무래도 포어핸드 미디엄핌플 유저는 매우 드물다 보니 숏핌플 포어핸드와도 많이 다르고 백핸드에는 많이들 사용하는 킬러, 킬러프로와는 같은 러버지만 또 많이 다른 구질과 퍼포먼스가 나오니까 상대하기 까다롭고 생소해 힘들어들 합니다.

저는 팔뚝 건강에도 좋고 재미도 있고 승률도 높아졌으니 이 조합으로 굳힐까 합니다.

팔도 아프기도 했지만 사실 점점 더 나이들어 가면서 아무래도 포어핸드에서 계속 드라이브 걸기가 벅차게 느껴지기 시작하던 차에 앞으로 좀 더 편하게 즐탁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은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역시나 남들 많이 안 하는 거 찾아 하는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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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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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공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9.17 신용중 그라스 디 텍스를 많이 쓰는 환경에서는 도넨글란츠나 헬파이어 등 다른 롱핌플을 갑자기 써서 그라스 디 텍스에 이미 익숙해진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게 아니고 혼자만 쓰시려면 그냥 그라스 디 텍스 쓰시는 게 제일 낫다고 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신용중 | 작성시간 21.09.18 공룡 선생님 답변 감사합니다 ㅎㅎㅎ 좋은 명절 보내세용
  • 작성자기린아 | 작성시간 21.09.21 그래스디텍스 ox 러버가 어카랑도 잘 맞나요? 무게는 어느 정도가 좋을까요?
  • 답댓글 작성자공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9.22 어쿠스틱카본에 롱핌플은 조합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어쿠스틱카본의 특성으로 짐작컨대 변화나 블록은 괜찮을 것 같은데 컨트롤이 쉽진 않을 것 같네요.
    롱핌플 OX에는 가능한(사용자가 견딜 수 있는 최대치) 무거운 블레이드를 쓰시는 게 모든 면에서 낫다는 게 제 생각이구요.
  • 답댓글 작성자기린아 | 작성시간 21.10.01 공룡 댓글 감사합니다. 현재 그래스디텍스 전진블록 전형으로 티모볼 Zlc 와 어카 중에서 결정을 못내리고 있어요~ 티모볼은 시증에 가장 무거운 개체가 89g 이어서 무게가 가볍게 생각이 되고 어카는 좀 다 무거운 건 있지만 컨트롤이 어려울거라 예상하시니 고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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