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력으로 쓰고 있는 사이버쉐이프의 클래식(ST)그립이 썩 맘에 들지 않아 커스텀 그립으로 바꿔 봤습니다.
둥근 단면이라 각이 좀 불안한 면도 있고 손이 큰 제게는 살짝 가늘게 느껴져서 항상 불만이었습니다.
그립이 가늘면 헤드 쪽 무게감과 공격력이 높아지긴 하죠.
굵은 그립은 안정감과 가벼운 무게감을 줍니다.
소장 겸 스페어 용으로 간직하고 있는 새것 하나는 고히 모셔놓고
오늘은 요즘 늘 쓰는 주력 사이버쉐이프의 그립만 작업했지요.
얘는 국내 판매용 모델이 아니고 J.T.T.A.A 각인 찍힌 해외 모델입니다.
(일본탁구협회 로고는 일본제에만 찍히는 게 아니라 일본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타 브랜드 제품에도 찍어서 판매하는 건데.. 일본 탁구시장의 그 규정이 썩 좋게 보이지 않네요. 전세계 브랜드 용품들에 유독 일본탁구협회 이니셜만 낙인으로 들어가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쳇!)
무게는 81.5g.
원래 82g인데 사진을 안 찍어놓고 그립을 떼서^^ 그립 뗀 후에 사진 찍느라 떼어낸 그립 살짝 얹어서 저울에 올렸더니 그립 접착제가 빠진 탓에 0.5g 덜 나가네요.
그립 안쪽과 목판 쪽에 남은 접착제 흔적들을 살짝 갈아 평평하게 다듬으니 그만큼 빠졌습니다.
그립 한 쌍과 브랜드로고 철판까지의 무게는 15g.
만드는 그립도 이 무게가 나와줘야 본래의 무게가 되겠지요.
그립 없는 목판만의 무게는 66.5g 이네요.
그립 안쪽은 이렇게 생겼군요.
목판에는 구멍을 뚫어 놓지 않았고
그립에도 저 정도의 홈만 만들어 놓았네요.
감각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목판은 추가로 구멍을 뚫거나 변형하지 않고 본모습 대로 두겠습니다.
폭 30mm로 제작한 각진 단면의 원목그립 한 쌍은 20.2g 나오네요.
가벼운 홍송으로 할까 하다가 무게중심이 헤드 쪽으로 너무 쏠리게 됨을 염려해 그냥 비교적 단단한 히노끼 원목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무 잘라 만드는 것 자체는 힘든 일이 아니나 깨끗하고 결 예쁜 목재를 따로 구하기가 귀찮아서^^ 모밴드에 큰 사이즈로 여러 쌍 주문제작 의뢰했습니다.
원하는 사이즈보다 크게 제작되어 오면 붙인 후 다듬으면서 제가 원하던 사이즈와 형상으로 만들기가 훨씬 쉽거든요.
그립 양쪽을 조각도로 파내어 긴 홈을 만드니 16.6g이 됩니다.
이 정도라면 붙인 후 다듬으면 오리지널과 대충 비슷한 무게가 나오겠습니다.
역시 그립 붙이고 그립 전체 모양과 단면 형상, 접합부 등을 다듬어 주니 정확히 원래 무게였던 82g이 됐네요.
성공!^^
완성된 그립부 모습입니다.
브랜드 로고 붙이는 부분도 둥근조각도로 맞추어 파서 심었습니다.
그립의 단면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리모라츠카본의 ST그립과 거의 같게 열심히 갈아 다듬었는데
높이는 23mm로 아주 살짝 더 높였고 폭은 29mm 로 프리모라츠카본 그립보다 1mm 넓게 했습니다.
프리모라츠카본의 ST그립은 높이 22.5mm, 폭 28mm입니다.
사이즈를 0.5mm, 1mm 씩 키웠더니 손에 더 안정적으로 굵게 잡혀 아주 딱 좋네요.
전체 모습은 이렇구요.
뒷면도 똑같죠.
때 잘 타는 원목그립이라 살짝 코팅했습니다.
손에 땀이 전혀 나지 않는 저는 미끄럽지 않게 잘 잡기 위해 다른 애들도 다 그립에 목판 표층 코팅용 수성코팅제로 코팅 살짝 해서 씁니다.
손에 딱 맞는 그립을 만들어 붙인 사이버쉐이프로 신나게 운동할 기대가 큽니다.^^
공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