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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쓰다가 다시 킬러프로로

작성자공룡|작성시간23.08.12|조회수661 목록 댓글 24

자이언트드래곤의 미디엄핌플 612터보를 포핸드에 쓰다가 다시 쭉 쓰던 킬러프로로 돌아갑니다.

당신도 결국 적응을 못했구나? 하시겠지만^^ 그런 건 아닙니다.

적응이랄 것도 썩 없이 붙인 첫날부터 게임도 잘 하고 만족하며 썼습니다.

상당히 쓰기 어려운 러버인 킬러프로에 2년 이상 적응이 되어서인지 612도 별반 어렵지 않게 바로 잘 쓸 수 있었고 그 특유의 괴상한 구질로 승률도 더 높았습니다.

그런데 더 쓰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제 탁구가 안 좋은 방향으로 이상하게 바뀌고 있음을 스스로 인지했고ㅋ 또 연습과 게임 상대들이 612를 너무나 싫어했기 때문입니다.ㅋㅋ

이젠 거의 만성이 된 엘보와 어깨 통증으로 가벼운 블레이드 포핸드에 숏핌플을 조합하기 시작한 지 여러 해.. 주력인 킬러프로를 비롯한 숏핌플들을 포핸드에 쓰면서 제일 잘 하는 기술이자 주 득점원은 카운터스매쉬였습니다.

상대의 공격을 빠르고 짧게 되받아 치면서 호쾌한 승점을 곧잘 올렸고 그 재미로 평면러버 드라이브를 향한 아쉬운 향수를 억누를 수 있었죠.

그런데 612는 카운터어택이 어렵습니다.

뭐.. 하면 되긴 되지만 각과 스윙에 무척 신경쓰며 받아치기보다는 그저 살며시 블록만 대줘도 그 괴상한 반구 구질에 상대가 쩔쩔매니 굳이 강하게 칠 필요가 없었죠.

대략 2주 쯤 됐나.. 그렇게 운동하다 보니 탁구가 영 폼이 나질 않네요.ㅎㅎ

킬러프로로는 부드러운 선제 드라이브 이후 호쾌한 스매쉬를 잘 했었는데 612로는 때리기보다는 슬쩍 밀면서 길게 걷어올리는 느린 어택에 이은 블록만으로 승점을 올리고 있더군요.

어느 사이에 참 폼나지 않는 느릿느릿한 탁구가 되고 기술보다는 러버의 변화도에 의존하게 되어가는 제 자신을 문득 발견하고 씁쓸했습니다.

즐겁게 땀 내며 운동하려고 하는 탁구인데 612는 제겐 운동보다는 승리만을 위한 치트키 같은 러버였습니다.

물론 불법 치트키는 아닙니다만..^^

지난 주였나.. 한 번은 놀러간 구장에서 오픈 4부 치신다는 분과의 게임에서 너무나 쉽게 이겼는데 게임 후 제 실력이 아닌 러버에 진 듯 소감을 피력하시기에 자못 속상했습니다.

탁구는 이기기 위해 하는 것 맞습니다.

하지만 아마츄어 탁구인의 목적은 승리 뿐아니라 운동 그 자체에도 있는 거죠.

612를 쓰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 점차 러버에 의한 구질 변화에 더 의존하는 게임 양상이 되어 가니 결국 운동량이 부족하게 되고 땀을 덜 흘리니 운동 후에도 개운하지 않고 오히려 피곤하기만 하네요.

그래서 이번에도 과감히 떼어내기로 했습니다.

5년 전에 처음 시도할 때는 파트너가 연습이 안된다고 너무 싫어해서ㅋ 접었었는데 이번엔 제가 운동이 안돼서 접습니다.

게임 후에도 이기면 러버 덕이고 지면 실력 탓이 되니 그 역시 썩 즐겁지 않기도 하고,

거의 모든 분들이 게임 전 상호 러버 확인할 때 '앞면에 612입니다'하면 급 질색을 하며 게임 시작을 꺼리는 모습을 보면 그 또한 편치 않기도 했습니다.

킬러프로는 규정상 숏이니까 그냥 '숏입니다'하며 넘어갔어도 아무 문제 없었거든요.^^

오늘부터 다시 킬러프로를 붙여 운동했는데 초반에는 오버미스가 좀 나오더니 조금 지나 곧 적응이 되네요.

역시 짧게 끊으며 호쾌하게 때려줘야 숏 쓰는 기분이 나는군요.

킬러프로도 실상 완전한 숏은 아니라 회전계나 스피드계처럼 풀임팩트로 계속 때려댈 수는 없지만 오히려 그게 제 현재 몸상태에 유리하니 딱 좋습니다.

너무 세게 때리게만 되면 어깨가 또 아플 수 있으니까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612 쓰면서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무튼, 적응을 못해 포기하는 게 아니라 하나도 아쉽거나 속상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승률이 더 높긴 했지만 제 몸과 정신을 위해 운동과 즐탁이 더 되는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킬러프로도 익숙치 않은 상대에겐 무척 어려운 러버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다들 612보다는 덜 꺼리시는 듯..ㅎ

이젠 다시 땀 흘리며 즐탁해야죠.

 

해탈해가는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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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공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20 쵸핑과 공격을 겸하시려면 킬러익스트림이 가장 좋습니다.
    우선 돌기 표면에서 회전을 주기가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용이하기에 초핑이 가능하구요(킬러프로로 초핑하면 하회전 없이 거의 너클만 생성됩니다), 공격력도 아주 좋지요.
    블로킹의 변화에 의존하는 운영에는 킬러, 스매쉬의 정확도와 위력은 킬러프로, 회전과 스피드의 우위를 살려서 드라이브도 섞고 커트도 하고 탄력적인 운영을 하기에는 킬러익스트림이 적격입니다.
    킬러소프트는 미디엄핌플 입문자에게, 킬러프로에보는 우선 때리고 들어가는 닥공스타일에 맞구요.
  • 답댓글 작성자롱핌플 수비수 | 작성시간 23.09.20 공룡 말씀 너무 감사드립니다.♡♡

    제일 얇은 1.3미리 괜찮을까요?

    컬p1으로

    0.5 1.0까지만 썻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롱핌플 수비수 | 작성시간 23.09.20 공룡 답변 너무 감사드립니다

    ㅠㅠ. 은인 이십니다.
  • 답댓글 작성자공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20 롱핌플 수비수 가장 얇은 거 쓰시는 게 좋습니다.
    두꺼워지면 생각보다 탄력이 꽤 나와 컨트롤이 힘듭니다.
  • 답댓글 작성자롱핌플 수비수 | 작성시간 23.09.20 공룡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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