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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노이바우어의 숏핌플 피스톨2를 써봤습니다.

작성자공룡|작성시간24.04.22|조회수181 목록 댓글 4

닥터 노이바우어의 숏핌플 피스톨2를 써봤습니다.

러버를 패키지에서 꺼낼 때 첫 기분은 무슨 안티스핀러버인가 싶었습니다.
스펀지에 접착시트가 붙어있기에 전체가 빳빳하고 반듯하게 펴져있어 가볍고 뻣뻣한 안티러버를 포장에서 꺼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둥글게 말리거나 유연하게 휘어지는 모습이 전혀 없고 마치 깔끔하게 잘라 포장해놓은 아트보드 한 장 꺼내는 듯한.^^
제조사에서는 스펀지를 보호하기 위해 비닐을 스펀지에 붙여놓았다고 밝히고 있는데, 러버의 접착을 위한 접착시트라기 보다는 보호비닐의 의미이므로 굳이 제거하지 말고 시트 위에 추가 글루잉을 해서 붙이라고 안내합니다. (해외 사이트의 러버 소개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패키지에서 막 꺼낸 러버의 모습. 가볍지만 단단하고 평평하고 반듯하게 꼿꼿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늘고 긴 돌기가 스핀계 숏핌플처럼 가로배열로 늘어서 있습니다.
얼핏 보면 미디엄핌플로 보일 만큼 돌기 길이가 꽤 깁니다.
아주 부드럽고 가볍고 말랑말랑한 스펀지가 특이합니다.
마치 하얀 마쉬멜로 같은 스펀지입니다.
제가 구입한 건 1.6밀리.
공격과 수비의 발란스를 위해 중간 두께를 구입했습니다.
피스톨2의 첫인상에서 가장 큰 특징은 이 연질 스펀지로 인한 가벼운 무게입니다.
셰이크 레귤러 사이즈로 컷팅했을 때 30그람이 채 되지 않는 무게를 보여줍니다.

스펀지의 접착시트에 붙어있는 기름종이만 떼어내면 제법 끈끈한 접착시트가 있습니다. 이 위에 추가 글루잉을 권장합니다.


늘 쓰는 SK카본에 조합해 시타를 했습니다.
타구감은 썩 좋지도 썩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느낌입니다.
제 주력 킬러프로처럼 둔중하진 않고 적당히 경쾌한 느낌이며 가벼운 무게의 부드러운 스펀지 답게 목판까지 쉽게 먹어들어가는 뾱뾱거림이 바로 느껴집니다.



비거리는 적당히 나오는데 킬러프로보다는 한 뼘 이상 길고 게파드나 모리스토SP 보다는 짧습니다.
전반적으로 길고 낮은 직선 궤도의 타구를 생성합니다.

공격시적인 타구에서는 그리 크지 않은 변화를 보입니다.
깔리긴 하지만 많이 깔리진 않습니다.
기본 랠리에서는 좀 순하고 정직한 듯한 구질.
강하게 때릴 때 직선으로 쭉 뻗으며 좀 더 깔립니다.
하지만 어떻게 쳐도 깔림으로 바로 득점할 만큼은 아닙니다.
열심히 재차 때려서 코스와 스피드로 뚫어야 하는 러버네요.

이 러버의 특별한 성격은 블록에서 나옵니다.
상대의 강한 탑스핀이나 스매쉬를 블록하면 탄력있게 쭉 뻗다가 순간 급격히 흔들리며 뚝 떨어지는 우블링이 생성됩니다.
나가겠다 싶은 공이 공중에서 한 번 심하게 흔들리며 뚝 떨어져 엔드라인에 걸립니다.
힘 빼고 죽이는 블록을 하면 짧게 놓기도 쉽게 되네요.
블록을 주요 기술로 사용하는 분들께는 이 특성이 아주 유리하게 작용할 듯합니다.

그리고 시타하고 게임하면서 아주 크게 다가온 더 큰 특성 하나는 리시브가 매우매우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러버 자체가 상대 회전을 풀어주면서 많이 타지를 않아 리시브가 정말 쉽습니다.
회전 많은 서브나 애매한 구질의 서브들도 적당히 갖다 대거나 앞으로 툭 쳐주면 쉽게 들어갑니다.
블록의 큰 변화와 용이한 리시브 성능, 이 두 가지 장점만으로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러버라고 생각됩니다.

상대 회전에 둔감해 역시 공격도 매우 편하게 가능하네요.
많이 깎인 하회전 공도 쉽게 어택할 수 있으며 회전 많은 탑스핀을 카운터 하기도 매우 쉽습니다.

탑스핀을 걸어보니 쉽게 걸리거나 많이 걸리는 편은 아닙니다.
킬러프로보다는 잘 걸리는데 기펠슈툼이나 익스프레스보다는 덜한 정도.
탑스핀 구사시 쉽거나 많지는 않으나 회전량 조절도 가능합니다.
익숙해지면 탑스핀의 회전량을 속여서 타이밍을 빼앗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탑스핀만으로 득점할 만큼의 능력은 아닌 듯하고 역시 숏핌플답게 가벼운 선제 탑스핀으로 기회를 만들어 스매쉬로 결정지어야 하겠네요.
그리고 실제 게임에서는 회전을 주로 생각하는 탭스핀보다는 큰 각으로 유연하게 감아서 거는 커브드라이브가 훨씬 더 유리하다고 느꼈습니다.
공 아래를 받치는 느낌으로 두껍게 커브드라이브를 구사하면 적당히 끌려올라와 날아가다가 중간 쯤에서 흔들림을 동반해 뚝 떨어지며 순간 사이드로 꽤 많이 휘어 들어갑니다.
블록에서 보여주던 궤적 비슷하게 우블링이 섞인 애매한 탑스핀 구질이 만들어져 혹 직접 득점이 되지 않아도 뒤이어 결정구를 만들어내기에 좋았습니다.
블록이든 탑스핀이든 두껍게 맞을 때 순간 흔들리는 우블링이 나오는 게 이 러버의 큰 특징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몇 해 째 포핸드에 주력으로 쓰는 킬러프로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습관대로 두껍게 때리거나 올려치면 영락없이 엔드라인 아웃이 나오네요.
또 아웃이 걱정되어 좀 얇게 긁어치면 네트미스가 속출합니다.
전반적으로 두껍게 맞추되 탑스핀을 섞는다는 기분으로 긁어주면 잘 들어갑니다.
그냥 앞으로 때리거나 얇게 걸어넘기기보다는 탑스핀을 약간 섞어주는 두꺼운 미트타법을 계속 구사해야 성공률과 득점률이 높아지겠습니다.

몇 게임 계속 하다 보니 전체 무게가 가벼워서 포핸드나 백핸드나 힘이 부족함이 느껴지네요.
아무래도 제 주력인 SK카본이 평균 무게가 80그람 내외로 가볍고 두께도 5.2밀리로 매우 얇은 블레이드라 든든하게 받쳐주는 힘이 없어서 그렇다고 판단됩니다.
이 피스톨2 러버가 워낙 부드럽고 가벼운 러버라 가능한 한 무겁고 두꺼운 블레이드에 조합해야 힘도 나오고 좋은 구질이 만들어지겠습니다.

몇 시간 시타하고 게임도 해보면서 얼마 전에 써봤던 스핀로드의 게파드와 꽤 많이 닮았다고 느껴지네요. (게파드의 시타 후기는 제 이전 글을 참고하세요.)
게파드도 상대 회전을 무시하고 계속 때리는 데 유리한 스타일의 가벼운 숏이었는데 그런 특성으로 둘의 쓰임새는 비슷한 듯하고, 다른 점이라면 얘는 스펀지가 유난히 부드럽고 블록에서 불규칙한 흔들림의 우블링이 생성된다는 거 정도.
스피드는 게파드가 훨씬 빠르기에 공격시 타구의 위력은 게파드가 높습니다.
게파드나 피스톨2나 상대 회전을 덜 타고 꾸준히 공격하는 스타일에 잘 어울리지만, 좀 더 빠르고 강한 공격을 중심으로 정직한 타구를 하기에는 게파드가, 아주 편한 리시브 능력을 활용하여 적극적인 리시브를 하고 변화 많은 블록으로 공격 찬스를 만드는 데는 피스톨2가 유리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특히 유럽 쪽에서 꽤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면서 인기를 누리던 피스톨을 abs공에 적합하게 업그레이드했다는 피스톨2.
마쉬멜로 같은 하얗고 쫄깃하고 부드럽고 가벼운 스펀지에 가늘고 길고 탄탄한 돌기로 특색있는 구질을 만들어내는 개성이 뚜렷한 러버입니다.
리시브와 블록에 정말 대단한 장점이 있으며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우블링이 재미있습니다.
상대 구질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부담없이 꾸준히 공격하는 스타일의 숏핌플 유저에게 닥터 노이바우어어 피스톨2를 추천드립니다.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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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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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적룡혀니 작성시간 24.04.23 30그람~~~~ 평면에선 상상도 못하는 무게네요 ㅎㅎㅎㅎ
  • 답댓글 작성자공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23 그렇죠.^^
    부드러운 스펀지의 숏에는 꽤 있습니다.
    롱핌플 OX가 대개 20그람 내외고
    연질스펀지의 숏이 30~35그람 쯤 하죠.
    물론 단단하고 두꺼운 숏은 40 넘는 애들도 많습니다.
  • 작성자루프드라이브 작성시간 24.04.23 엄청나게 가볍네요^^
  • 답댓글 작성자공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23 너무 가벼워서 불합격!ㅋㅋ
    무거운 블레이드에 써야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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