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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러버 근세사 - (5) 중국 대 독일, 경쟁에서 교차 구조로 변화 중

작성자Oscar|작성시간17.11.08|조회수1,735 목록 댓글 19

이번 글은 한번 쉬어 가는 의미겸, 혹은 정리하는 의미 겸 작성을 해야 겠네요.


최근에 탁구닷컴 (www.tak9.com)에서는 대표적인 중국 업체인 은하사의 아폴로 5를 발매 했지요.

벌써 일본에서는 많은 관심을 받다가 출시 3일 만에 2천장이 다 소진되었다고 하는 뛰어난 성능을 가진 러버입니다.

 

그러나 러버 사용 후기를 읽어 보면 의아한 부분이 참 많이 눈에 띄어요.




어떤 분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러버라고 호평을 하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적응이 안 된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글들을 잘 읽어 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보이죠.

기존에 중국 러버를 사용하시던 분들은 대부분 극칭찬을 하시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주로 어떤 면이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우선 호평을 하시는 분들은 기존 중국 러버에 비해 스피드가 높다고 칭찬을 하십니다.

그런데 불편을 말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스피드가 낮다고 얘기하시죠?

왜 이렇게 상반된 의견이 나오는 것일까요?



최근들어 우리 나라 선수들도 점점 중국 러버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장우진 선수가 DHS 와 계약을 했다고 하구요,

정영식 선수도 중국 리그에서 활약을 많이 해서 그런지, 중국 러버를 사용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얼마 전에 들으니 제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던 조대성 선수도 중국 러버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중국 러버는 유럽이나 일본 러버와는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그래서 선수 계약시에도 아주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되고는 해요.

판젠동이나 슈신 등의 중국 선수들과 계약하면서 스티가에서 전면 러버를 중국 러버를 그대로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그만큼 플레이 스타일과 공의 퍼포먼스가 달라 옮겨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우선 중국 러버는 변화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표면에 점착성이 많기 때문에 그 점착성에 의해서 공의 회전량이 일정하지 않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어떤 경우에는 라켓에 약간 들러 붙었다가 반구 되기 때문에 공이 오는 속도감도 약간 멈칫 거리는 것처럼 느껴 지기도 하구요,

또 소리가 커서 분명 엄청 나게 뻗어 올 것이라고 생각되는 공들이 짧게 떨어지면서 불규칙하게 쑥 꺼지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들은 표면 점착성이 가져 오는 부수적인 효과이면서 또한 중국 러버에 매력을 갖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아마추어 분들도 중국 러버에 빠져 들면 라켓에 공이 오래 머무르게 하면서 그 점착성을 이용한 불규칙적 변화를 부수 효과로 추구하게 되지요.

 

탁구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바로 예측 가능성이라고 하겠습니다.

내가 보는 시선에서 예측한 것과 실제 공이 오는 것이 최대한 비슷하게 되어야 제대로 플레이를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점착성으로 인해 어떤 경우는 공에 회전이 많이 걸리고 어떤 때는 조금 적게 걸리고 한다면,

그리고 공이 오는 속도나 길이도 스윙 각도나 순간적인 스피드 등에 따라 달라진다면 혼동이 오겠죠?




이런 면에서 중국 러버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중국 러버를 사용하는 중국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탁구대에 바짝 붙어서 포핸드, 백핸드를 배워 오기 때문에 이런 면을 별로 느끼지 못 하고 커 옵니다.

그리고 중국 러버의 약한 스피드를 무시하고 강한 공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죠.

상대적으로 탁구대 앞에 바짝 붙어서 플레이할 때에는 이런 면들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러나 한국 선수, 유럽 선수들의 경우는 탁구대에서 조금 떨어져 멀리서부터 드라이브를 걸어 재끼는 면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 러버의 강점보다도 단점이 많이 부각됩니다.

즉 먼 거리에서 랠리를 할 때 공이 죽는 듯이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공이 맞자 마자 바로 되튕겨 버리는 일반적인 러버와는 달리, 공이 러버에 붙어 있는 듯한 순간이 때때로 있는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에요.) 그 순간에 제대로 임팩트를 줘서 길게 스윙을 가져가지 못 하면 공이 너무 힘이 없기 때문이지요.


(원래는 러버 제작에 대해 적으려던 글이 엉뚱하게 산으로 가고 있네요 ^^)


그래서 유럽 선수들이 중국에 전지 훈련을 다녀 와도, 별로 소득이 없다고 하더군요.

배우는 내용이 너무 다르니 배워서 적용을 못 하는 거에요.

즉 중국 러버가 가진 특성이 선수들의 경기 스타일도 좌우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폴로 5는 이런 면을 고려하여 점착성을 조금 약화 시키고 스피드를 강화 시킨 러버입니다.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러버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번에 발매 된 것은 그 중에서도 가장 중국스러운 러버이구요,

탁구닷컴에서는 보다 더 유럽 러버와 유사한 37도 러버를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러버를 쓰면 중국 러버의 특유의 변화도 가져가면서 어려움은 더 줄어 드는 결과를 갖게 될 거에요.

불만이 되었던 무게도 크게 개선될 것이구요....


자, 이제 본격적인 러버 역사로 들어가 볼까요?


최근에 등장한 하이브리드 개념의 러버는 사실 아폴로가 처음은 아니지요.

은하사의 경우는 Moon, Sun 이라는 두 러버가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러버입니다.

점착성을 약화 시키고 스피드를 강화 시킨 러버이지요.

넥시의 경우는 데미안, 엘피스 등의 약 점착성 하이브리드 러버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여전히 판매되고 있으니 한번 관심 가져 보세요. 데미안 2는 아주 높은 고경도 러버이구요, 엘피스는 조금 더 스피드가 강합니다.)


중국 러버는 오래 동안 수 많은 업체들이 점착성 높은 탑시트를 가지고 생산을 이어 왔습니다.

중국에는 러버 공장이 너무 많아서, 어느 특정 업체가 아주 좋은 러버를 독점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어요.

얘기가 길어 질까봐 간단히 적습니다만, 중국 러버의 점착성은 쉽게 구현가능한 특성이 아닙니다.

유럽의 ESN 사에서도 이 점착성 러버를 만들려고 노력을 했지만, 결국 생산하지 못 하고 중국과의 합작 프로젝트로 눈을 돌렸지요.


반면에 ESN 사의 하이텐션 스폰지, 또 일본 다이키 사 등의 탑시트 기술도 흉내내기 쉬운 기술은 아닙니다.

현재로서는 중국의 수 많은 러버 업체와 ESN, 그리고 일본의 몇 개 업체가 각각 다른 기술을 가지고 러버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ESN 사에서는 자체 기술력으로 점착성을 구현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고, 약 2008, 9년도 정도부터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하이브리드 러버 생산을 검토해 왔습니다.

Thor's 라는 러버가 팔리오사에서 출시된 적이 있는데, 이 러버가 대표적이지요.


ESN 사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이렇습니다.

세계적인 유명 선수들 중 최상위급 1-4위 선수들은 다 중국 러버를 사용하는데, 그 선수들을 잡을 방법이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들에게 적합한 점착성 하이텐션 러버를 만들게 되면 결국 러버 시장을 석권하게 되지 않겠나 싶은 것입니다.

그런데 점착성 표면과 하이텐션은 기본적으로 맞지 않는 언밸런스 컨셉입니다.

이해 되시나요?


공이 러버 표면에 붙어 있는 효과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하이텐션 기술은 기본적으로 공을 튕겨내 버리니까요.

그래서 해당 프로젝트는 지금까지도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왜냐하면 Thor's 러버 뒤에 이렇다할 하이브리드 러버가 출시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시 Thor's 러버를 제작할 때 샘플 러버를 받아 본 경험이 있는데, 이 두 가지 특성을 하나로 하기가 어려워 불규칙한 특성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보면 스폰지의 튕겨냄을 약화시키면서 표면 점착성도 조금 더 약화 시키면 그 극단적 특성의 가운데 어느 지점에서 좋은 밸런스를 지닌 러버가 나올 가능성도 보이지요.

이것이 바로 은하사의 아폴로 5 러버입니다.


탁구닷컴은 또 하나의 좋은 하이브리드 러버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LOKI" 사의 "T 시리즈" 러버입니다.




 


은하나 로키 같은, 러버 역사에서는 다소 신생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러버 출시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은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즉 전통적으로 강점착 러버를 생산해 온 업체가 강점착을 포기하고 약점착으로 오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구요,

이것은 점착성 표면 자체가 상당한 기술력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가지고 약점착을 만드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말합니다.


즉 강점착 러버 표면, 약점착 러버 표면은 전혀 다른 기술이며, 해당 기술을 개발하는데 상당한 기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하이텐션 러버의 표면을 만드는 것도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국 업체들이 ESN 러버와 비슷한 러버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지요.

(최근에 로키의 T3 러버를 시타한 윤홍균 선수 얘기가 엑시옴의 오메가 3 러버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하는데요, 아마 제가 생각하기에는 중국 업체 중에서 가장 ESN 러버와 비슷한 러버를 만드는 기술을 가진 업체가 로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중국의 러버 생산 업체 중 가장 큰 규모와 매출을 자랑하는 DHS 사도 ESN 사의 러버와 비슷한 형태의 러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듯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ESN 사에 러버 생산을 의뢰하게 되었지요.






아직 정확한 정보를 얻지는 못 했습니다만 금궁 8, 금궁 5, 금궁 3 등의 러버는 ESN 사에서 직접 생산한 러버로 보입니다.

DHS에서 의뢰하여 만든, 즉 중국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하이텐션 러버라고 하겠습니다.

(아직 정확한 정보는 아니며, ESN에서 탑시트만 공급하거나 혹은 스폰지만 공급하는 식의 협력 제품일 수도 있습니다.)

=> 내용 추가합니다. 댓글로 정보를 주셔서 알게 되었는데요, 금궁 3는 ESN과 관련이 없고 일본 회사와 관련된 제품이네요. 이 부분 아래 댓글 내용 참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즉 금궁 러버 시리즈가 보여 주는 것은 각 사들이 가지고 있는 러버 기술이 매우 독자적이며,

그 해당 기술을 따라 하면서 유사한, 혹은 동일한 러버를 만들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최근에 이 금궁 러버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DHS 본사와 협의하여 가격을 낮추어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구요...

아주 좋은 러버라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이 각각 다른 기술 기반에 근거한 러버들이 요즘에는 시장에서 교차하면서,

브랜드와 성능을 뒤섞어 새로운 러버 시장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조만간, 중국 러버라는 말, 독일 러버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수많은 하이브리드 러버들이 시장을 채울 지도 모르지요.

이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글을 여기서 자르고 다음 글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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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1.09 예~^^ 좋은 러버입니다.
    언제 기회되면 써보세요.
  • 작성자김모모 | 작성시간 17.11.09 주위 탁구인 중 중국러버에 관심이 있는 분 그리고 현재 중국러버를 사용하고있는 분들 대부분이 아폴로5에 상당한 만족도를 보이고 있네요 특히 선수출신 사용자는 기존 중국러버 대신 바로 아폴로5로 교체하고 싶다고 할정도네요 개인적으로도 아폴로5 좋은 러버이네요~~ 늘 시간과 정성을 드려 글을 쓰시느라 고생 많으시네요 감사하게 잘 읽고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1.09 와우, 좋은 소식에 감사합니다 😊
  • 작성자2017 장지커 | 작성시간 17.11.12 조대성 선수 러버 머쓰나요??
  • 작성자황부흥 | 작성시간 17.12.28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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