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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에서 K-1으로 / 그리고 T2 리그의 등장과 탁구 시장의 발전 가능성

작성자Oscar|작성시간19.07.29|조회수409 목록 댓글 3


최근에 T 리그 영상이 카페에 올라오고 있네요.


T 리그는 ITTF 가 인정하는 기존의 프로 리그와는 별개의 리그입니다.

재미있는 점이 프로리그에 소속되어 경기를 하는 것은 한 선수당 한 클럽 밖에 인정이 되지 않는데,

T 리그는 프로리그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내셔널 리그 (한 국가의 한 클럽에 소속되어 한 국가 내 클럽들과 다투는 리그)와 별개의 리그로 취급되면서,

선수들의 중복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두 개의 리그에서 뛰면서 두 배의 연봉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었지요.


T 리그는 다국적 멀티리그이면서,

 ITTF 의 탁구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탁구가 아닌 셈입니다.

그런데 경기 모습이 비슷하니 우리는 그런 차이점을 잘 인식하지 못 합니다.


T 리그가 탁구가 아니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근거는 국제탁구협회의 규정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룰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충분한 근거가 있습니다.

탁구대 역시 ITTF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테이블에 가운데 선이 없지요.

점수제도 ITTF 룰에 없는 내용들이 적용되구요,


그런데 T 리그가 탁구에 왜 도입되었을까요?



T 리그를 보면서 제가 가장 확연하게 느끼는 차이점은

T 리그가 탁구를 하는 경기에서 보는 경기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T리그의 출발은 작년에 있었던 T2 리그인데요,

기본적으로 경기 방식, 중계 방식, 참여 선수 등에 있어서 같은 맥락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통칭해서 T리그라고 부르겠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입니다만,

대다수 탁구인들이 경기를 보는 것보다는 하는 것을 더 우선시합니다.

남이 치는 것 보다 보면 치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경기를 보러 오시지 않지요.


앞선 글에서도 적었지만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매표를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올 수 있는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시간에 경기를 하기 보다는

(예를 들면 수도권 교통이 좋은 경기장에서 밤 시간이나 주말에 하는 경기 방식)

저렴하게 임대되거나 혹은 지자체가 후원해 주는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관계자들만 모여서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탁구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프로리그가 없고 지원에 의해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국 동호인들은 충분한 시간만큼 운동량을 확보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탁구대는 부족하고 동호인은 많지요. 그리고 직장 생활도 한국만큼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드물기도 하구요.


그래서 경기를 보러 가는 수고보다는 시간 나는 대로 탁구를 치는 것을 선택하십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는 경기로 탁구를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유럽은 보는 탁구와 하는 탁구가 많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프로리그가 있고, 지역연고제에 따라 자기가 속한 클럽이 타 지역 클럽과 경기를 하며,

자기가 운동하는 경기장이 선수들이 와서 실력을 겨루는 경기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본과 중국은 탁구 열기가 높고 시장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보는 경기, 하는 경기가 다 잘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T 리그가 도입되면서

한 테이블을 두고 모든 사람들이 집중해서 관전하는 형태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 경기들이 여러 개의 테이블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형태였다면,

T 리그는 예선 본선 가리지 않고 한 테이블에서 진행되며, 한 테이블에 여러 대의 카메라가 집중됩니다.

실내는 어둡고 경기 테이블에 조명이 집중됩니다.


저는 경기장면을 보면서 처음 K-1 경기가 등장했을 때를 떠올리게 됩니다.

지금은 다양한 이종격투기가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복싱에서 K-1 으로의 변화는 정말 놀라왔습니다.


화려한 조명, 영화처럼 마련된 경기장, 웅장한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선수들,

그리고 선수 한명 한명이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자리매김 되었지요.

마치 록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선수들의 동작 하나 하나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세세하게 중계되었습니다.


과거 복싱 경기가 선수 2명의 경기로 집중되었다고 한다면

K-1은 여러명의 선수들이 등장해서 한 경기장에서 다양한 전술을 보게 해 주었습니다.

그야말로 흥행의 요소들을 빠짐없이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형태의 외형적 변화는 권투 경기에도 적용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게임의 포맷이 변경되고 그에 따른 경기장 환경이 변경되면서,

권투를 보던 관중과 K-1을 보는 관중은 본질적으로 달라졌습니다.


K-1 은 보다 폭넓게 관중을 확장시켰고,

보는 격투기 경기에 강력한 시각적 효과와 장치, 강렬한 배경 음악과 더불어 선수 개개인에 대한 스토리를 입혔습니다.

그리고 이종격투기 종목들은 엄청나게 큰 시장을 열었지요.



지금 T 리그가 그런 변화의 선두에 서 있다고 생각됩니다.

T 리그는 탁구 경기를 이종격투기 경기처럼 크게 대중화 시킬 모멘텀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T리그가 여러 다른 자질구레한 차이가 있어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탁구라는 점입니다.

큰 틀에서 권투와 K-1은 크게 달랐지만,

T리그는 탁구 부흥을 위한 또 다른 탁구 경기일 뿐,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T리그가 탁구 미래 발전에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ITTF 월드투어 경기에서는 제대로 보여지지 않는 선수들의 동작이

여러 대의 카메라로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지고 있다는 점,

아주 좋습니다.


여러분들도 T 리그와 함께, 탁구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되어 갈지 한번 지켜 보시죠.


참고로, T 리그의 가치를 알아보고 초기부터 함께 해 온 용품사는 TIBHAR 사라는 점,

저로서는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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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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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중펜바라기 | 작성시간 19.07.29 일본 중국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국 탁구가 지금보다 열기가 높고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길 기대해 봅니다. 코리아오픈 3관왕 장우진선수와 정영식선수가 홈그라운드의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좋은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듯이 일본, 중국, 유럽과 같이 보는 탁구와 하는 탁구가 많이 결합되는 한국 탁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작성자슈미아빠 jw | 작성시간 19.07.30 T리그 복장이나 카메라 각도
    그리고 빠른 전개가 처음에는 적응이 인되었는데..... 지금은 ittf채널보면 쫌 지루하긴합니다^^
  • 작성자마롱바라기 | 작성시간 19.07.30 탁구대 한대에 집중하는것에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이번 김천 실업대회를 가보았을때 저도모르게 자꾸 1탁에만 눈이가고 다른쪽은 하는구나 그정도만 생각하게 되니 이쪽점수한번 저쪽점수 한번 보게되고 디테일한 선수들의 생각들을 곱씹어보거나 하는것보다 인터벌 시간에 다른곳 경기보고 다시오고 하는등의 집중의 분산이 일어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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