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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K 제작 노트

작성자Oscar|작성시간19.09.25|조회수1,138 목록 댓글 22

MX-K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의견들도 나오고 있구요, 이 러버의 특징이 많은 분들에 의해 검증되고 있어요.

저는 한국 외 독일에서도 러버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래 영상들은 독일에서 저와는 오랜 친구인 토마스 코치가 자신이 케어하는 선수에게 시타한 영상들입니다.



선수 이름은 Andy Pereira 이구요, 쿠바 선수입니다.

세계 랭킹 150위권으로, 남미에서는 인기가 있는 선수라고 합니다.


고무적인 것은 이 선수가 2일 동안 MX-K를 시타한 이후 MX-K를 붙이고 오스트리아 리그 시합을 나갔다는 것이죠.

테스트한 이후 평가는 이렇습니다.


먼저 같이 연습하면서 공을 받아 준 코치의 평가는,

받기가 불편하다.

궤적은 기존 러버 (테너지)와 비슷하게 넘어 오는데, 받아 보면 회전이 많다.

마치 허리케인 3 러버로 거는 듯 하다.


그리고 선수의 대답은

그동안 ESN에서 오는 최상급 러버들을 테스트할 때 느꼈던 약간의 불안정성이 제거 되었다.

이틀 동안 시타하면서 공이 예상 외로 나가는 경우가 한번도 없었다.

테이블에서 붙어서 걸 때 아주 회전이 많고 공이 낮게 깔려 나간다.

등이었습니다.


이 선수가 시타한 영상들을 몇 개 더 보여 드릴께요.





연습 장면을 옆에서 핸드폰으로 찍어 바로 보내준 것이라, 화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이 선수가 시타한 이후 Pistej 라는 세계 랭킹 50위 권의 선수도 시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선수도 MX-K로 바꿔 보겠다고 했다네요.

아쉽게도 영상은 받지 못 했습니다.



토마스 코치 외 몇몇 대리점 사장님들도 나름 판매자 입장에서 러버를 시타하고 평을 주셨는데요,

선수 출신이신 한 분은 이런 얘기를 했어요.

나온다고 얘기는 오래 동안 있었지만, 정말 나올까 생각했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제가 얘기한 것처럼 좋을지는 의문이었는데,

52.5도를 붙이고 쓱 거는데 쭉 나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이죠.

그래서 러버를 떼고 일부러 무게를 쟀는데, 의외로 가벼워서 또 한번 놀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러버가 나오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 러버의 최초 기획은 카리스 러버가 출시된 이후 가진 티바의 롤랜드 사장님과 티바 리뷰어들의 저녁 식사 자리였습니다.

이곳에도 몇몇 증인들이 계실 거에요.

저는 식사 자리에서 카리스 러버 구조를 MX-P에 적용하면 매우 좋을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2. 티바는 그 이후 해당 러버 샘플을 제작해 주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샘플을 받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3. 티바는 MX-K가 글로벌하게 베스트 러버로 등극한 MX-P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습니다.

즉 MX-P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판매상들이 MX-K가 한국에서 자신들의 경쟁 업체들로 유입되게 되면 항의할 것이라는 점이죠.

자신들은 MX-P에 주력하고 있는데, 경쟁사가 MX-K를 저에게 수입해서 판매하게 되는 것을 우려한 것입니다.


4. ESN에서는 새로운 구조의 표층을 적용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ESN의 자존심에도 문제가 있고, 그 표층을 적용해서 작업 하려면 많은 것을 해야 하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의심했습니다.


5. 그래서 실제 샘플이 나오는데 근 1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샘플이 나온 이후 유남규 감독님이 러버 개발팀에 합류하셔서 러버의 셋팅은 선수들과 감독님에 의해 재점검받게 되었습니다.

러버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셨죠.


6. 그리고 실제로 러버가 제작되기 까지는 포장지 제작, 포장 방식 등 디테일한 부분들도 많이 있었고

ESN과의 물밑 협상도 많았습니다.

지금의 추세로 간다고 하면 ESN도 아마 깜짝 놀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신들이 생각하지 못 한 방향으로 고경도 러버의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 냈으니까요.


7. 많은 분들이 짐작하시는 것처럼 러버 성능을 극대화 하는 것에는 심각한 장벽이 있습니다.

러버는 끝까지 탄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경도가 높아지면 강한 임팩트로 공이 러버에 파묻힐 때 스폰지가 탄성을 잃고 순간적으로 찰흙에 공을 던진 것처럼 굳어 버리는 타이밍이 생깁니다.

또한 제가 수차례 밝혀 온 것처럼 스폰지의 반발 방향과 탑시트의 끌림 방향이 달라서 균형을 잃으면 엉뚱하게 공이 날아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8. 위의 두 가지 사실 중 뒤의 것은 자주 얘기했습니다만, 앞의 것은 제가 이전 글에 잘 적지를 않았어요.

어떻게 보면 ESN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죠.

그래서 언급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러버 성능을 올리기 위해 최상급 선수들은 더 높은 경도의 러버를 주문한 후 부스팅을 가해서 부드럽게 만들어 탄성을 올리고 러버가 죽는 문제를 보완하기도 합니다.


9. 저는 이 문제들을 MX-P 발매 직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들은 실제로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두 가지 문제 중 첫번째 문제는 선수들이 아주 강한 임팩트의 공을 블록할 때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이 내용을 적어도 긍정하시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문제는 간혹 일어납니다.

사실 MX-P 만의 문제가 아니고 거의 모든 최상급 고경도 러버들에서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10. ESN이 고경도 러버를 더 이상 출시하지 않고 그 이후 탑시트를 얇게 만든 것을 보면 ESN 내부에서도 해당 문제를 인지 했지만 풀지 못 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러나 탑시트 표층을 저민 러버들은 필연적으로 공을 움켜쥐는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고,

실제 시장에서도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는 러버는 여전히 MX-P입니다.

아주 대단한 러버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가격이 덤핑되서 가치가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지만,

MX-P 러버가 처음 출시될 때, 티바 사장님이 이 러버 하나만 달랑 들고 한국을 찾아와서 여러 가지 논의를 했을 정도로,

티바의 사활이 걸린 엄청나게 중요한 러버였죠.

그리고 MX-P는 적어도 티바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러버로 여전히 유효합니다.



(러버 개발 과정 중간에 토마스 코치가 직접 테스닝하면서 피드백을 주는 장면입니다.

토마스 코치는 안드로 러버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11. MX-K의 명칭을 두고도 많은 설왕설래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최초부터 한국 독점 러버라는 특징과 MX-P의 차세대 러버라는 점을 들어 해당 명칭을 요청했으나,

티바에서는 MX-P에 영향을 주는 이름을 꺼려 했지요.

하지만 결국은 제 의견을 받아 들여 줬습니다.


12. MX-K는 몰드 개발이 별도로 진행되었고 기존 스폰지가 아닌 여러 스폰지들을 추가로 개발해서 시험했으므로

개발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습니다.

스폰지는 47.5도를 겨냥해서 6종류, 52.5도를 겨냥해서 7종류가 추가 생산되었고,

각 스폰지별로 상세 테스닝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가격은 다소 높은 수준이 될 수 있지만 저는 저희 마진을 줄이고 통상 최신 러버들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MX-K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상 러버의 개발사를 설명 드렸구요,

여러분들이 실제로 사용하면서 느끼실 부분이지만, 저의 경영 방침은 가치를 눈 앞에 두고 타협하지 않는 것입니다.

중간에 타협하면 만족하지 못 한 제품을 최고의 제품이라고 말하면서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그것은 참 괴로운 일입니다.


저로서는 MX-K가 향후 넥시와 탁구닷컴의 10년을 책임질 러버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최초로 한니발 블레이드를 내 놓으면서 100년후에도 여전히 살아 있을 블레이드라고 소개했습니다만,

단언하건데 앞으로 10년 동안 ENS에서 더 좋은 상급 러버를 내 놓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ESN에서 타협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제가 설계한 물리적 구조를 ESN의 타버러에 적용하는 것인데요,

자존심 강한 ESN에서 그 구조를 타 러버에 쓰게 해 달라고 요청할 것인지 모르겠네요.


탁구닷컴은 때로는 빠르게 움직이지만, 가치를 두고서는 굉장히 천천히 움직입니다.

W968 블레이드의 경우도 3년 동안의 협상을 통해 드디어 소량씩 입고가 되고 있지요.

앞으로는 국대팀 선수들에게 지급되었던, 즉 선수들 이름이 새겨진 개인 라켓도 조금씩 판매하게 될 예정입니다.


(아, DHS 내부 소식을 조금 전해 드리면,

한국 시장에 풀린 W968 문제를 두고 사장님이신 러우씨가 국대 코치진에게 노발대발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우진 블레이드를 놓고 벌어진 여러 문제들에 대한 보상책으로 소량씩 저희들에게 W968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보는 MX-K는 어떤 러버일까요?

궁금하시죠?


저는 최초부터 민감성을 덜어낸 MX-P가 최고의 러버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 해법을 찾는데 화학적인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구요,

물리적 구조 변경으로 해법을 찾았습니다.


반면 MX-P 50이 출시된 것을 보면 ESN은 화학적 방법으로 그 문제를 어느 정도는 해결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 5년도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지요.

사실 저는 5년 전부터 답을 알고 있었지만, 카리스 개발에 2년, 그리고 MX-K 개발에 3년이 걸렸네요.


적어도 이 러버로 플레이하시는 여러분들은 저와 비슷한 만족감을 느끼리라고 생각합니다.


1. 탁구대 앞에서 붙어 거는 모든 드라이브에 편안함이 더해집니다.

그리고 회전량이 늘어서 공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맹렬하게 들어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2. MX-K 52.5도는 소수의 분들에게 만족감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분들의 경우는 다른 대체품을 어디에서도 찾지 못 하실 것입니다.

고경도 러버의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한 제품은 카리스와 MX-K뿐이기 때문입니다.


3. MX-K는 티바 러버 외 타사 러버 사용자들에게도 크게 어필할 것입니다.

사실 ENS의 모든 러버들의 최신 전형에 새로운 물리적 구조가 적용된 것이기 때문에

ESN의 최신판 러버들의 변종형으로 궁극적인 업그레이드 러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동안 치지 않던 탁구를 다시 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승패를 떠나서 편안하고 쉽게 걸린다는 장점 때문에 게임시 스트레스가 상당히 경감되고 있구요,

잔기술에 미스가 줄다보니 자꾸 제대로 안 치고 장난을 지게 된다는 단점은 있지만,

안 쳤어도 실력이 줄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좋은 러버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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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탁구땡구 | 작성시간 19.09.25 흥미롭고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
  • 작성자오비트랩 | 작성시간 19.09.25 잠깐 시타해봤지만... 편하고 신뢰감 주는 좋은 러버임을 금방 알수 있더라고요 ^^
    카리스류 잘 쓰신분들은 바로 적응되실거고요
    mx-p류는 일체감에 대한 적응기가 약간 필요하실수 있다고 느껴집니다.
    기다리던 제작노트 잘읽었습니다!
  • 작성자U-are-Ready | 작성시간 19.09.25 무엇이 어찌되었건 더 좋은 러버, 더 강한 러버를 만들기위해 노력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
  • 작성자영탈기 | 작성시간 19.09.26 눈앞의 가치만을 쫓지않는다는 말씀이 가슴와 닿네요. 더욱더 신뢰가 가는 탁구닷컴이 되길 응원합니다
  • 작성자시간의노래 | 작성시간 19.10.07 유남규 라켓과 mx k 시타를 해보니 얼마나 노력을 기울여 만들었는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제 테너지ㅃ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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