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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용]사설 탁구장,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작성자Oscar|작성시간21.02.03|조회수1,598 목록 댓글 21

< 사설 탁구장,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

 

탁구 레슨을 받으려면 사설 탁구장이 제일 좋다고 말씀 드렸지만, 사실 이것이 만만치 않은 일일 수 있습니다. 탁구장 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의외로 처음 온 사람에게 그곳 회원들이 별로 친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관장님이나 코치분들도 신입 회원에게 사근사근하게 잘 대해 주지 않고 조금 툭툭 거리는 경우도 많구요. 다른 운동에 비해서 탁구는 유독 그런 분위기가 좀 심합니다. 그래서 초창기에 적응하지 못하시고 탁구계 자체를 떠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요. 왜 그런 것일까요? 이유를 알면 조금 더 견뎌 내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그래서 이유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 봅니다.

 



 

(1)   기존 회원들에게 신입 회원이 꼭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신입 회원이 들어오면 이것 저것 모르는 것이 많아 가르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탁구가 대부분 도제식으로 어느 누군가에게 고생하면서 배워온 것들이라서 아무나 붙잡고 열의를 내서 가르쳐 주기는 쉽지 않은데, 신입 회원들은 분위기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지 않는 것 자체에 서운할 수가 있는데, 그럴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지내보면 알게 됩니다.

 

사실 탁구 실력이 대등하지 않은 사람과 같이 탁구를 치는 것은 전혀 즐겁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제대로 된 포핸드 자세를 가지고 공을 정확히 반구하면 모를까, 공이 이곳 저곳 왔다 갔다 하는 사람과 같이 연습을 한다는 것은 곤욕이지요. 탁구는 몸이 좀 풀릴 때까지는 자신의 자세를 가다듬으며 감각을 점검해야 하는데 이때 초보 분들이나 혹은 탁구장 경험이 많이 없으신 분들은 공을 제대로 일정한 곳에 보내 주지 못하거나 혹은 일부러 이곳 저곳으로 보내기도 해서 탁구장 기존 회원들에게 공분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 탁구장 예절 부분도 그렇지요. 대부분 자기 공을 가지고 탁구를 치기 마련인데 신입 회원은 그런 것을 모르기 때문에 탁구장 바닥에 떨어진 공을 주워 와서 탁구를 치자고 할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탁구계에서는 실례가 되는 일입니다. 또 랠리 중 공이 멀리 날아가 버렸을 때 공을 주우러 가는 사람 뒤를 따라가 주는 것이 예의인데, 이것도 초보들은 알지 못하지요. 그래서 기존 회원들은 이런 사소한 문제들로 인해 초보 회원들을 달갑게 여기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더 있습니다. 탁구는 자신보다 조금 더 실력이 높은 사람과 연습해야 실력이 늘지요. 하수랑 같이 탁구를 치면 오히려 치는 만큼 실력이 줄기도 합니다. 그래서 탁구 초보자와 탁구를 친다는 것은 기존 회원에게 상당한 희생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평일 저녁, 바쁜 일상을 마치고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아내에게 핀잔 들어 가며 신발과 라켓을 들고 탁구장을 찾은 탁구 동호인들의 마음은 매일같이 상당히 분주합니다. 탁구대는 여유 있지 않고 돌아 가면서 서로 배려하며 연습해야 하는데, 어쩌다가 초보분과 짝이 되어 탁구를 치게 되면 결국 연습도 못 하고 스트레스만 받은 채 집에 가게 되는 경우가 됩니다. 사실 탁구대 앞에 서기까지 근 한 시간 여 노닥 노닥 거리며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때도 있는데, 가까스로 탁구대에 섰는데 관장님이 신입 회원이니 잘 쳐 주라고 당부하면 속이 상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같이 몸을 좀 풀면 좋겠는데 공이 잘 연결 되지 않고 연결이 된다고 해도 이곳 저곳 왔다 갔다 한다면, 당연히 스트레스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이 이제 막 탁구장에 입문한 신입 회원에게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겠지만요. 그래서 제대로 공 좀 쳐 보라고 면박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제 배우는 단계인데 못 칠 수도 있지, 별걸 가지고 다 그러네, 하면서 부아가 치밀어 오르겠지요.

 

초보 회원은 그동안 경험 했던 다른 스포츠 같으면 다들 신입 회원에게 잘 해 주던데, 여기는 왜 이렇게 서먹하고 불친절할까, 서운한 마음이 들거에요. 그런데 3개월만 레슨 받아 보면 자신도 이미 그렇게 되어 버리고 만답니다. 그러니 너무 서운해 하지 마시고 기본기가 잡힐 때까지 열심히 레슨을 받으세요. 제 글이 별로 위로가 되지 못 해서 죄송합니다. 아무튼 탁구장 초보란 참 서러움이 많습니다.

 

 

 

(2)   관장님, 코치님도 별로 친절하지 않아요.

 

회원들은 그렇다고 치고, 관장님이나 코치 선생님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초보분들도 많으시죠? 우선 제일 힘든 것은 레슨 받을 때 도대체 내 사정을 봐 주지 않고 너무 막 대하는 듯 한 생각이 들 때입니다. 이것은 레슨자의 스타일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요, 일반적으로 선수 출신 강사들은 조금 강압적인 면이 있습니다. 친절하게 말로 잘 설명해 주면 좋으련만, 무조건 시키기만 하고 제대로 잘 가르쳐 주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 너무 힘들게 레슨을 시켜서 레슨을 그만 둔 적도 있어요. 물론 이해하자면 이해할 구석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 탁구 선수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들여다 보면 이해가 되지요. 이 얘기는 이곳에서 길게 하기는 어려운데요, 아무튼 너무 너무 힘들게, 강압적으로, 그리고 눈치밥 먹어 가면서 운동을 배운 분들이라서 자기 나름대로 노력해도 그 태도가 강압적이고 또 상호 의사 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도 방식이 강압적이고 권위적이다 라는 문제는 그분들의 지나 온 삶을 배려해서 최대한 이해해 보려고 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됩니다. 사실 운동 욕심이 있는 분이라면 조금 마음 상할 때가 있어도 엄격하게 지도하는 코치가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간혹 코치님들 중에서 정말 순하고 포용적인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은 천성이 매우 착하시거나 혹은 부단한 노력으로 하늘이 우러러볼 인격을 도야하신 분들입니다. 거의 신선급의 인격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니 그런 분들을 코치로 모시고 계시다면 정말 감사하면서 레슨 받으세요. 그러나 이런 분들 많지 않습니다. 각 대륙별로 한 두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 

 

그런데 코치 선생님들이 친절하지 않은 것은 지나간 과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선 초보자에게 탁구를 가르친다는 것이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일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탁구는 기본 자세가 굉장히 어려운 운동입니다. 그런데 안 좋은 자세로 공을 넘기는 것을 보아 넘긴다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레슨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그나마 꾸준히 오시면 좋은데, 열심히 가르쳐서 자세 좀 읽힐 만 하면 탁구를 그만 둔다거나, 혹은 본인은 제대로 가르치려고 애를 쓰는데 몸도 안 되면서 오히려 강사에게 짜증을 낸다거나 하면 불쑥 불쑥 화가 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레슨 강사로서 그런 것들은 스스로 삭여야 할 문제이지요. 어쨌거나 고수가 초보자에게 기본 자세를 가르친다는 것은 심적 스트레스가 심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 뿐인가요? 평생 탁구만 치던 사람이 탁구 외의 복잡한 인간 관계에 들어 온다는 것은 우리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과외의 스트레스들이 가중되는 일이랍니다. 회원 들간 사소한 뒷말 하는 것도 예사로 안 보이고, 부족한 탁구대를 두고 여러 회원들을 안배해서 잘 운동하도록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다가 탁구장 운영에 관련된 여러 재정적인 문제들이 끊임 없이 그들의 마음을 괴롭힙니다. 즉 우리 회원들은 탁구를 치러 가지만 관장, 혹은 코치라는 입장은 탁구를 치겠다는 다소 개인적인 욕구를 충만하게 가지고 있는 여러 회원들 사이에서 조정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그들 나름대로는 어렵고 생소한 구장 경영이라는 과제까지 함께 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 탁구장의 규모들이 커지면서 그래도 과거에 비해서는 탁구장 운영은 관장이 하고 레슨은 코치진이 하는 방식으로 분리되는 사례가 많아 지고 있는데요, 많은 경우 아직도 관장과 코치가 겸직이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지요.

 

 

 

그래서 탁구 강사들이 생각 외로 친절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그냥 결론으로 받아 들이면 속이 편할 거여요.

 

그러면 코치님들과, 혹은 관장님과 더 잘 지내기 위한 좋은 노하우는 없을까요?

아, 있습니다.

 

이것만 잘 해도 됩니다.

 

그것은 그 분들이 한가한 낮 시간대에 탁구장을 찾는 것입니다. 저녁 시간에 레슨 회원들이 잔뜩 몰려들면 정신적으로도 날카로울 수 밖에 없는 데다가 연이어서 수많은 회원들에게 레슨을 해 주다 보면 체력적으로도 바닥이 나게 되지요. 탁구 레슨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해보면 정말 몸이 축나는 고된 일입니다. 그래서 저녁 시간 대에 가서 그분들과 친하게 되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러니 짬을 내서 낮에 탁구장을 가세요. 레슨도 가급적이면 낮 시간대에 받으시는 것이 조금 더 양질의 레슨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다른 것 뭐 있나요? 같이 밥 먹고, 인생 얘기 하고, 음료수 사 드리고, 그렇게 친해지는 것이지요. 그 분들, 대부분 칭찬에 목 말라 있는 분들입니다. 선수 생활 내내 다른 누군가와 견주어 비교되면서 살아 왔기 때문에 그런 특성이 있습니다. 탑 클래스로 은퇴하신 케이스가 아니라면 자존감도 다소 낮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분들이 지도해 주시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잘 하는 부분에 대해서 무한 칭찬 하시면, 그분들은 곧 여러분의 편이 될 것입니다. 유용한 팁이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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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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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게보코리아 | 작성시간 21.02.04 좋은 내용의 글을 연재하시네요.

    초보 탁구분들이 탁구를 포기하지 않고 탁구에 보다 더 친숙해질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탁구저변확대를 위한 좋은 글 탁구인의 한 사람으로 또한 한 용품업자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04 감사합니다 😊
  • 작성자감나무집아들 | 작성시간 21.02.04 저도 옛날 생각납니다^^;;(그렇게 옛날은 아니구요.)

    탁구를 가르쳐줬던 코치님이 항상 저에게 했던 말이 있었는데

    어디 가서 인사 잘하고 상대방이 초보자거나 어르신 또는 여성분이든 가리지말고 재밌게 운동하라구요.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탁구는 단지 취미생활이다구요.ㅎ
  • 작성자초록아줌마(김현주) | 작성시간 21.02.04 초보탁구인이 적응하기 힘든 이유를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셨네요~

    관장과 코치가 따로 있는 구장은 관장이 회원관리를 하면 되지만, 관장 겸 코치인 구장은 관장이 레슨하느라 회원관리의 어려움이 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구장은 초보회원들한테 친근하게 대해주면서 자세도 잡아주고 같이 쳐주기도 하고 탁구매너도 알려주고 비슷한 회원끼리 엮어 연습하라고 매칭도 시켜주는 분이 따로 있습니다.('실장님'이라고 부릅니다^^)

    초보분들이 적응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04 관장이 안 챙겨주면 힘들죠. 저도 최근에 등록비 내고 그날 이후는 한번도 안 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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