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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시 라켓의 세대 구분 / 6세대까지

작성자Oscar|작성시간22.10.04|조회수628 목록 댓글 7

넥시 브랜드 운영자 오스카입니다.

그 동안 넥시는 총 6세대에 걸쳐 변화를 거듭해 왔는데요, 이 시점에서 한번쯤 전 세대를 정리하는 글을 적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이 글을 작성합니다.

 

먼저 넥시의 "세대 구분"은 제품의 가치가 더 올라갔다거나, 제품이 더 좋아졌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넥시 블레이드는 2007년도에 첫 출시 시점부터 각 세대별로 추구하는 지향점이 달랐습니다.

이 점을 알려 드리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6세대인 지금의 제품이 1세대의 제품보다 더 좋다거나 혹은 더 기능적으로 좋은 점들이 추가되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해하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각 세대의 차이는 추구하는 목표점이 달라졌다는 것이고, 추구하는 목표점이 달라진 것은 각 세대마다 넥시가 원하는 방향을 바꾸게 하는 어떤 생각의 전환, 혹은 틀의 변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 세대씩 소개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넥시의 첫 출발은 2007년도입니다.

당시 티바의 에이전시로서 티바사의 여러 제품들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저는 티바가 가지고 있지 않은 제품군이지만 한국에는 꼭 필요한 제품군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티바사에 협력을 요구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좋은 히노키 목재로 된 일펜 블레이드와 당시에 유행했던 히노키 카본 제품이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독일 브랜드인 티바사에서는 제대로 공급하기 어려웠는데요, 히노키 목재의 수급이 쉽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제품군을 새로운 브랜드인 넥시 제품으로 출시하기로 결정하고, 저는 일련의 제품군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생각했던 것은 다른 브랜드와 다른 차별점을 갖되, 타 브랜드에서 가지지 않은 특성들을 구현한 제품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식적인 블레이드의 특징과는 다른 제품들이 기획되었습니다.

카본 제품인데 목판 제품처럼 부드럽고 경쾌한 타구감을 가진 제품 (한니발), 아릴레이트 카본 제품이지만 해당 제품군들이 가지는 먹먹함이 없는 제품 (오스카), 5겹 합판이지만 7겹 합판처럼 빠른 블레이드 (덱스터), 이런 식으로 하나 하나의 제품마다 기성 제품들이 가지는 대표적인 특성들을 극복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첫 제품들이 기획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티바 제품의 특징들과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기존의 모든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특성들을 다 피하려고 한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도 기존의 제품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블레이드 표면에 디펜시브, 올라운드, 오프 등 스피드 지표에 의한 구분을 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제품 설명 문구도 대단히 추상적인 수준에서 "선수들을 위해 기획된 최고의 제품", 이런 식으로 기록되었는데, 넥시는 일단 특성을 나타내는 표시를 없애고 라켓의 특징을 나타내는 그림을 추가하였습니다. 물론 이런 시도는 당시만 하더라도 타 브랜드에서는 없던 것으로 신생 브랜드이므로 미숙해서 그렇다고까지 평가를 받았지만, 타브랜드와 다른 특징으로 첫 제품들을 출시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이었으며, 최근에는 많은 브랜드들이 그런 문구 대신에 간단한 이미지들로 제품 특성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오히려 넥시가 조금 더 빨랐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히노키 카본 제품이지만 강함보다는 부드러움을 추구했던 한니발)

(5겹 합판이지만 아주 빠른 스피드와 파워를 목표로 제작되었던 텍스터)

 

 

(아릴레이트 카본 제품들이 가진 먹먹함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제작된 컨트롤 중시형의 이너파이버 제품, 오스카)

 

넥시의 2세대는 넥시의 1세대 제품으로 5겹, 7겹, 카본, 아릴레이트 카본 등 대표적인 구성품들을 일차적으로 판매한 이후의 시점에 탄생했습니다. 넥시의 1세대는 타 브랜드와 다른 특성을 목표로 해서 진행했지만 그것은 기성의 관념들을 피하기 위한 것이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즈음에 다다른 생각이 세상의 모든 브랜드들이 공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모든 블레이드들은 컨트롤과 스피드는 반비례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스피드가 좋으면 컨트롤은 좋지 않고, 스피드가 낮으면 컨트롤이 좋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또 스피드와 회전도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했습니다. 

저는 스피드와 회전, 컨트롤 간의 상관 관계를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개념이 바로 하나의 라켓에 두 개의 다른 컨셉들을 장착하는 것이었습니다. 후에 이 개념은 "가변 반발력"이라는 명칭으로 표현되었고, 영어로는 "Dual Speed" 라고 번역되기도 했습니다.

 

즉 스피드가 좋으면 컨트롤이 나빠지고, 컨트롤이 좋으면 스피드가 나빠지는 숙명을 피할 수 없다면, 한 라켓에 빠른 스피드와 느린 스피드를 동시에 장착시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죠. 

가변반발력을 구현하는 것은 기존의 브랜드들이 추구했던 하나의 일관된 방향성을 두 개의 극단적 특성으로 나누는 것을 뜻했습니다. 즉 수비적인 타법에서는 블레이드의 스피드가 줄어서 공이 짧게 떨어지도록 하고, 공격적인 타법에서는 공이 빠르게 튀어 나가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하나의 라켓에서 이 두 가지의 다른 특성을 구현한다는 것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런 특성을 못 만든 것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넥시는 그 특성에 주목하고 그 방향을 추구했기 때문에 일련의 가변반발력을 중심으로 한 라켓군이 형성이 되었죠. 

가변 반발력의 효시는 리썸 블레이드였습니다. 리썸은 대상 플레이나 블로킹시에는 상당히 공을 안으로 감아 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짧게 떨어졌지만, 강하게 때리면 생각보다 빠르게 공을 보내는 라켓이었습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는 공이 바뀌었기 때문에 충분한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당시로서는 충분히 빠른 라켓이었죠. 

 

넥시의 2세대는 가변반발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하는 시기였습니다. 5겹 합판, 7겹 합판, 카본 블레이드 등 다양한 제품들에 가변 반발력을 적용해 왔습니다. 칼릭스 같은 제품은 4.9mm의 극박 공격용 블레이드로, 그 얇은 두께감으로 인해 수비적인 공에서는 공을 많이 받아 주었고, 공격시에는 카본의 단단함이 충분히 드러났습니다. 스파르타쿠스 블레이드는 당시로서는 특이한 이너파이버 히노키 카본 블레이드로 짧은 루프성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특성이 있었죠.

넥시의 2세대를 거치면서 칼릭스는 대단한 인기를 누렸고, 칼릭스 당이라는 명칭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칼릭스의 얇은 두께를 극복하기 위한 칼릭스 2를 만들면서 칼릭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소개하는 바람에 칼릭스 당원들로부터 쓴소리를 듣기도 했죠. 그 이후 신제품을 출시할 때에는 더 좋은 제품이라고 소개하기 보다는 유사한 제품들 간의 차이점을 분명히 하는 방향으로 더 유념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없던 특이한 성능과 타구 감각으로 인기를 누렸던 리썸)

 

 

(강력한 힘을 기반으로 한 공격형 2세대 블레이드, 카보드)

 

넥시의 3세대는 2세대의 다양한 실험들이 하나의 지점으로 모이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2세대는 가변반발력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실험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극단적으로 얇은 공격형 블레이드인 칼릭스, 극단적인 가변 반발력을 추구하는 리썸, 가변반발력을 약화 시키면서 감각에 집중한 아마존 등 여러가지 실험적인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었고, 가변반발력을 달성하는 방법도 라켓의 소재 뿐만 아니라 형태나 두께 등 여러가지들이 시도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임팩트의 깊이는 표층으로부터 70% 정도의 깊이로 모아지고, 라켓의 형태도 넥시가 원하는 표준적인 형태가 형성되었으며, 두께도 6mm 내외로 조정되었습니다. 그 결과 넥시 라켓은 이런 느낌이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개념이 형성되었죠.

당시에 출시되었던 제품들은 티바의 잉카, 넥시의 피터팬, 아리랑 등 대부분 비슷한 사이즈와 두께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쉬운 것은 공이 변경되면서 3세대에 정립된 어떤 표준이 지금 시점에서는 의미가 약화되었다는 점입니다.

전체적으로 공이 플라스틱으로 바뀌면서 가장 인기를 잃은 세대가 3세대가 될 것 같습니다.

 

 

 

(균형감을 중시하면서 넥시다움을 완성한 3세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리랑 블레이드)

 

 

넥시의 4세대는 조금 복잡한 이론으로 발전하였는데요, 너무 많은 지표들이 등장해서 소비자들이 혼란해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차용한 개념은 점, 선, 면의 이론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표층 소재 개발의 시기라고 할 수도 있죠.

즉 스피드 글루잉이 금지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회전량을 유지하는가 하는 것이 화두가 된 시점에서 넥시의 3세대의 기조를 보유한 채 더 많은 회전을 주기 위한 표층 발굴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3.5세대로 불리우는 카나프 블레이드는 기존의 소재인 히노키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이후 체데크, 젤롯 등 다양한 표층 소재들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공을 감싸안는 느낌의 소재로는 림바가 여전히 유의미 했지만, 히노키 소재가 가진 공을 끌어가는 성질, 즉 선의 소재는 체데크에 사용된 웬지 목재, 그리고 젤롯의 표층인 오방콜 등이 유의미하게 다가왔죠. 반면에 한점에서 콕 찍어주는 소재로는 올람에 사용된 표층 소재나 화이트 애쉬 등이 실험되었습니다.

 

(독특한 표층 소재 개발로 회전력을 늘리려고 시도했던 4세대 라인업의 대표작, 젤롯)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고급 소재, 웬지 목재를 사용한 체데크, 타사 제품에 비해 기름기가 많은 표층 소재를 보면 고급화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넥시의 5세대는 사실 넥시의 모든 세대들이 혼합되는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세대부터 진행되어 왔던 여러가지 구성, 소재, 형태 등이 다양하게 조합되어 5세대를 이끌었습니다. 

당시 저는 더 이상 원하는 무언가를 새롭게 끌어내기 어렵다는 한계점에 봉착했고, 기존의 좋은 제품들에서 이미 증명된 강점들을 조합해서 하이브리드형 블레이드들을 만들기를 원했습니다.

그 결과 아르케, 루비콘이나 차크라 등 넥시의 이전 세대 컨셉들이 앞뒤면으로 다르게 조합된 제품들이 탄생했죠. 

 

 

(넥시의 모든 세대가 합성되어 탄생한 5세대는 매우 아름다운 제품군들을 보이고 있다. 루비콘은 앞뒷면이 다른 형태의 공격형 제품)

 

(역시 앞 뒷면이 다른 5세대 공격형 블레이드, 아르케)

 

이렇게 5세대까지 달려온 이후 넥시는 새롭게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합니다.

바로 삼성생명, 포스코에너지, 보람상조 등의 프로팀들을 후원하게 된 것과 주세혁, 유남규, 양하은 등의 프로 선수와 계약하게 된 것이 그 계기입니다. 

프로 선수들과 조우하면서 그 동안 해 왔던 모든 작업들이 어떻게 보면 제가 개인적으로 추구했던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프로 선수들이 원하는 보편적인 성향으로 전환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넥시의 6세대 제품들은 철저하게 프로 선수 지향의 제품들입니다.

 

대표적으로 바토스의 경우 프로 선수들이 선호할 수 있는 형태의 아우터 제품인데요, 타사 제품과 유사하면 좋아도 만들지 않는다는 넥시의 철학을 버리고 타사 제품과 유사하더라도 선수들을 위해서 만들기 시작한 첫 번째 제품이 되겠습니다.

이후 유남규 감독님의 선호를 반영하여 유남규 쉐이크 핸드 제품이 출시되었고, 넥시의 이전 세대 제품과는 유사점이 있지만 여전히 선수 지향적인 유크라시아가 출시되었습니다.

또 유남규 블레이드는 더 빠른 파워를 원하는 아마추어 스폰 선수들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여 유남규 프로 제품으로 발전했죠. 

 

 

(넥시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6세대 제품, 유크라시아)

(유남규 감독님의 까다로우면서도 섬세한 요구사항들이 반영된 제품, 유남규 블레이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세혁 블레이드)

 

즉 넥시의 5세대까지의 작업은 "더 좋음"보다는 "다름"의 가치를 추구했다고 할 수 있고, 넥시의 6세대 제품들은 "달라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더 좋은 제품"을 찾아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넥시 6세대의 최종 제품은 현재 판매 중인 "주세혁" 라켓입니다. 주세혁 라켓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루마니아의 한 분이 제게 이메일로 보내 주신 평가는 이렇습니다.

 

 I tested the blade with rubber glued by you, it is just FANTASTIC, the best defensive blade I ever played. I noticed on your youtube session you mentioned that you don't know if your blade is better than the former Butterfly Joo SaeHyuk model. I confirm‎ that it is way better than the discontinued BTF Joo model blade. 

 

저는 당신이 붙여 주신 러버 그대로 주세혁 블레이드를 테스트 해 봤습니다. 환상적입니다. 제가 사용했던 제품 중에서 최고의 수비 라켓이네요. 유투브에서 이 제품이 기존의 타사 제품보다 더 나은지를 잘 모르겠다고 하신 부분을 봤는데, 이 제품이 현재는 단종된 타사 주세혁 제품보다 훨씬 더 좋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사실 기존 세대들과 달리 6세대에 들어서는 타사 제품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면서 넥시를 키워 가게 되었는데요, 플레이어들의 직접적인 요구사항들을 반영하면서 이제는 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넥시의 6세대에 대한 간단한 정리를 해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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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0.04 밀려 있는 제품들이 많아서 당분간 어려울 듯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디디웍 | 작성시간 22.10.04 Oscar 희망사항으로 뉴 버전은 헤드와 그립 살짝만 키우면 좋지 않을까~...감각이 많이 바뀌려나요. 아무튼 나올때까지 유크라시아 열심히 사용하고 있어야겠습니다.
  • 작성자스파워 | 작성시간 22.10.04 유남규 프로alc를 쓰다
    현재 주세혁을 주력으로
    사용중입니다.
    훌륭한 제품과 정신에 감사드립니다.
    제품 마감에 좀더 신경써주시기 바래요.

    넥시제품에 국한되지않고
    특성수치를 여러브랜드제품을 비교한수치도 매우 탁월한 업적으로 생각됩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0.0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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