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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탁구의 기술적 변화와 용품

작성자Oscar|작성시간22.10.13|조회수561 목록 댓글 10

아래 글은 제가 2020년 여름에 작성해 두었던 글입니다.
지금 시점에서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이곳에 다시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필자가 후원하고 있는 주세혁 선수와의 대화 속에서 많은 내용들이 정리된 것임을 먼저 밝혀 둡니다.)

현대 탁구가 변하고 있다.

탁구의 근본적인 재미라고 할 수 있는 회전과 현란하면서도 빠르게 움직이는 발동작들이, 탁구대 앞에 바짝 붙어서 한 박자 빠르게 압박하는 전진 탁구로 변하고 있다.

이런 스타일의 변경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 속에서 한국 탁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 것일까?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탁구계에서는 중국이 공적이 된지 오래다.

중국 선수들이 매달을 계속해서 석권하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탁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메달을 돌아가면서 따야 각 나라별로 탁구가 붐이 일 것인데, 중국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서 탁구 발전이 저해되는 모양새다.

 

고무적인 현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인도 시장에서 탁구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과, 전 세계를 경제 군사적으로 주름잡는 미국에서 탁구 보급이 서서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중국 선수들의 강세는 이어지고 있고, 중국 탁구의 강점에 대해서는 전 세계 선수들과 코치진이 계속해서 분석하며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 탁구의 강점은 어렸을 때부터 공을 정점 이전에 치도록 가르쳐서 한 박자 빠르게 압박하며 플레이하는 것이 거의 모든 탁구인들에게 체득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럽의 탁구는 상대적으로 뒤로 물러나면서 랠리를 즐기는 선수들이 많았고, 그만큼 파워와 회전에 의존하는 탁구였다.

 

상대적으로 한국 탁구는 펜홀더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화백 전환과, 그것을 위한 앞뒤 스텝 이동이 특징이었다.

어떻게든 돌아서서 포핸드로 공을 잡으려고 하면 그만큼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뒤로 물러나면서 전환하는 자세가 필요했고, 그것에 주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탁구는 중진에서 화려한 스텝이 구사되면서 강한 한방에 의존하는 탁구가 대세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ABS 공이 등장하면서 이런 3가지 스타일의 차이는 점점 더 무너지고 있다.

하리모토와 이토미마 선수를 축으로 한 일본 선수들의 전술은 이제 중국 선수들보더 더욱 더 앞으로 이동한 전진 압박 탁구가 되었으며, 유럽 역시 많은 중국 코치진과 선수들이 진출하면서 중국 탁구와의 간극이 좁혀지고 있다.

이런 전진 압박 상세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용품계 변화는 바로 탁구대이다.

 

주세혁 선수와의 대화를 통해서 생생하게 듣게 되는 세계 엘리트 탁구계의 변화는 더욱 더 빠르다.

과거에 비해 공이 더 잘 튀고 회전이 덜 먹는 탁구대가 세계 대회에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공이 탁구대 밑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려 드라이브를 거는 선수들이 사라지고 있다.

미처 공이 튀어오르기 전에 스매싱이든 드라이브든 빠르게 구사해서 승부를 내려고 한다.

 



주세혁 선수는 아직도 한국의 많은 유소년 탁구선수들이 회전량에 의존하는 탁구를 하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 사용되는 탁구대들이 국제 경기의 추세를 쫓아가지 못 하는 구형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탁구대의 변화와 공의 변화가 어우러져 일어나는 전반적인 흐름을 한국 탁구가 뒤쫒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탁구 경기의 흐름을 반영하는 각 용품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은 탁구대의 경우 과거처럼 공이 낮게 튀는 탁구대보다도 공이 잘 튀어 올라 전진 압박이 가능한 탁구대로의 변경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 대회에 많은 탁구대를 후원해 오고 있는 티바사에서 일본 산에이 탁구대와 계약하고 티바-산에이 탁구대를 만든 것이 그 한 사례이다.

이것은 심지어 DHS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의 페인트 탁구대가 아닌 보다 더 높은 바운드를 이루는 코팅 탁구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ABS 공이 회전이 적은만큼 두 가지 방향에서 블레이드 개발의 방향이 일어나고 있다.

 

그 하나는 전진에서 더욱 더 안정적이면서 강하게 힘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의 개발이다.

전 세계 수많은 탁구인들의 관심을 사고 있는 W968이 그 한 예일 것이며, 필자가 이끌고 있는 넥시 브랜드도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Pro ALC 라켓을 개발하였다. 

 

전진 압박에 좋은 라켓은 일반적으로 헤드 사이즈가 조금 더 크며 특수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특수 소재를 사용하면 그만큼 스피드는 증가하겠지만, 감각적인 손해가 일어나는데, 헤드 사이즈를 키움으로써 그 감각적 손해를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향은 회전량을 늘리는 것이다.

 

과거에 대세를 이루었던 카본 블레이드들이 점점 줄어들고 ALC 소재가 인기를 누리는 것은 회전량과 무관하지 않다.

목재로 회전을 잡고 특수 소재로는 스피드를 잡는다는 공식이 사라진 것이다.

목재 뿐만 아니라 특수 소재도 회전량을 고려한 소재가 대세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반드시 반갑지는 않다.

 

보다 더 화려하고 볼거리가 넘치는 경기가 되어야 탁구 부흥이 이루어질 텐데, 현대적 경기는 너무 순식간에 득점이 이루어진다.

보는 재미가 약해지고 있다.

 

전형도 천편일률적으로 같아지고 있다.

올라운드 전형이라는 말은 사라진지 오래 되었으며, 삼소노프 선수처럼 일부 노장들에게만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공의 변경으로 수비 선수들이 성적을 내기 어려워 지면서 그나마 보는 재미가 있던 수비 선수들의 경기를 접하기가 갈수록 어렵다.

 

 

ITTF에서는 안전의 문제로 인해 공의 소재를 바꾸었다고 하지만, 그 결정으로 인해 탁구계에 불어닥친 변화와 영향이 너무 크다.

테니스 경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같지 않게 만들어 주는 요소가 있었다면 회전일 것이다.

그리고 똑딱 탁구에서 고수로 전환하는 과정에 등장하는 첫 번째 깨달음은 회전에 대한 이해다.

 

이런 탁구 본연의 즐거움을 상쇄해 버리는 회전 적은 공의 등장은 전혀 반갑지 않다.

 

 

 

그러나 이런 현대적인 압박 탁구를 위로해 주는 기술적 변화도 있다.

순식간에 일어나버린 랠리를 자세하게 보게 해 주는 슬로우 비디오 기술과, 이제는 작은 공도 뚜렷하게 볼 수 있게 된 시청 환경의 변화이다.

TV 브라운관이 점점 커지고, 온라인 동영상의 화질이 좋아지면서, 비록 랠리가 많지 않아도 선수들의 고급스런 기술은 충분히 분석하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우리는 용품 변화를 거부하고 탓할 것이 아니라, 이런 현대적인 탁구에 발맞추어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마추어 동호인들도, 이제 한발 더 가까이 붙어서 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을 것이다.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출처] 현대 탁구의 기술적 변화와 용품|작성자 Os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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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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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0.15 감사합니다.
  • 작성자적룡혀니 | 작성시간 22.10.14 잘 보았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0.15 감사합니다.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작성자김보트 | 작성시간 22.12.06 저는 지금 시점에서는 잘 안맞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탁구는 랠리형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한국만 대부분 전진 한방형을 유지하는거 같습니다. 일본 하리모토와 이토미마가 성적을 내면서 잠깐 전진형이 뜨는가 했을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는 랠리가 나와야 흥행이 되기 때문에 탁구공도 커진 것이고 거기 맞게 경기도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 유럽이 후진에서 랠리였다면 지금은 중국선수들이 중후진에서 랠리를 제일 잘하면서 탑을 지키고 있죠. 하리모토 역시 어릴때는 부족한 힘으로 인해 전진백탁구였다면 최근에는 힘이붙으면서 점점 뒤에서 랠리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탑랭커들이 상대적으로 전진에서 랠리를 하는데 이토미마가 과연 현 스타일로 버틸수 있을지는 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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