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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탁구심리]게임하기 싫어하는 아이

작성자탁구왕김제빵|작성시간17.12.28|조회수636 목록 댓글 18


초3 아들은 탁구 게임하기를 싫어합니다.

아니, 그보다는 지는 것이 싫은 거겠죠.


아주 어릴 때도 같이 걷거나 뛸 때 저보다 앞서가려고 제 진로를 방해하기도 했고, 바둑두다 저한테 대마가 다 잡혀 질 때는 (아빠를 원망하는 말과 함께)서럽게 울기도 했습니다.

애 울렸다고 아내한테 혼났습니다.^^;


그런 아들이 탁구 기본기만 몇년째인데....게임 실력은 기대 이하더군요.

게임을 안하려고 하는데 가끔 게임을 시켜보면 연습 때 잘하던 드라이브는 온데 간데 없고 탁구대에 딱 붙어서 똑딱볼을 치더군요.

그러다가 미스하면 화내고.....

작년 수원의 초등 탁구대회에 나가서 (잘 못하는)5학년 형을 이기기도 했었는데 그 기쁨은 어디갔는지 다른 형들한테 지니까 거의 울상이 되었고 경품추첨에서도 상품을 못받은 것은 지금도 두고 두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대회는 절대 안나간다고 선언하더군요.



주말에는 강촌의 숙소에서 탁구를 쳤는데 다른 가족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아들과 비슷한 또래(4학년) 아이가 게임을 하자고 했는데 아들은 게임은 안하겠다고 자꾸 빼더군요.

보다못한 애 엄마가 아들을 설득해서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역시나 드라이브 그런 것은 없고 똑딱볼 랠리가 대부분이었고 초반에 밀리던 아들이 점차 상대의 패턴을 읽었는지 나중에는 스매쉬도 하고 그러더군요.

상대 아이는 포핸드쪽으로 공을 줬다가 아들이 이를 받으면 다시 백쪽으로 코스를 갈라주는 식으로 해서 점수를 따더군요. 아들은 이러한 패턴에 계속 당하더니 나중에는 익숙해졌는지 연습 때 했던 풋웍이 나오면서 극복했습니다. 

박빙의 승부끝에 이겼지만 아들은 기쁨보다는 긴장에 따른 피로가 더 컸는지 엄마, 아빠가 칭찬을 해줘도 무심하게 "나 힘들어" 그러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들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탁구 게임을 한번 할 때마다 3천원씩 주겠다고요.

단, 승패와는 상관없지만 게임하면서 화를 내면 안된다고...

그리고 연습때 하던 것을 게임에서 시도하려는 것이 보이면 보너스를 주는 옵션도 걸었습니다.

아들은 물욕의 화신이기에 돈은 아주 좋은 미끼입니다.

어차피 돈 쓰는 것도 싫어하고 대학 등록금으로 모으는거라 기꺼이 적금을 붓기로 했죠.


어제는 아들이 수요 연습 모임에 참여하여 3게임(매치)을 하였고 보너스까지 포함하여 총 1만원을 지급하였습니다.

처음보는 어른들하고도 잘 어울리면서 연습도 하고 게임도 하는 것을 보니 역시 돈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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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탁구왕김제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2.28 가끔씩 키워주세요~
  • 작성자레지스터 | 작성시간 17.12.28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거의 모든 아동에게 나타납니다.

    다만 지기 싫어서 승부를 겨루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과
    어떻게든 한번 이겨볼려고 계속 덤비며 아둥바둥하는 성격으로 나뉘게 되요.

    스포츠로 대성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후자의 성향을 보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시합의 승패보다 절대치의 기준을 잡고 더욱 많이 칭찬을 해주는 방향으로 즐기게 해주시는게 좋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레지스터 | 작성시간 17.12.28 시합을 하게끔 유도하는것이 좋은 방향이 아닐 수 있습니다 :-)
  • 답댓글 작성자탁구왕김제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2.29 레지스터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작성자곡괭이 | 작성시간 17.12.29 오.. 좋은 방법이네요.. 게임하기 싫어하는 제 딸아이에게 해봐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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