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 하는 걸까요?

작성자Oscar|작성시간20.04.02|조회수971 목록 댓글 34

제가 얼마 전에 블로그에 글을 한편 남겼는데요,

그 내용을 좀 적어볼까 해요.

블로그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세요.

https://blog.naver.com/defunct/221881280295


아무래도 저도 이제 기성 세대가 된지 한참 되다 보니, 자꾸 예전과 지금의 달라진 모습을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 세대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죠.

그리고 결혼율이 줄어드니 출산율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겠지만,

결혼을 해도 아기를 갖지 않는 경우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리고 출산 역시 자녀 육아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보다 육아의 비용이 크게 증가했고, 앞으로도 육아의 비용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으니, 이 문제는 차치하구요,

우선 제가 청년 시절에 듣던 얘기와 달라진 점 하나만 얘기할께요.


저희 세대에는 (90년대 학번들) 총각 때는 돈 모으기가 힘들다는 얘기를 아주 자주 들었습니다.

그러니 돈을 알뜰하게 모으려면 결혼을 빨리 하라고들 했죠.


사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저희 세대가 지금 세대 못지 않아요.

제가 사회에 첫 발을 디디던 시기는 IMF 직후였고,

나라가 망하는 상황이라 가정들이 곳곳에서 파탄이 나고 국민 전체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었습니다.


그런 시기에서도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에는 가정이 필요하다는 생각들을 많이 했어요.

혼자 지내면 돈 관리도 안 되고 있던 돈도 그냥 나간다고 말이죠.


그런데 요즘은 결혼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해요.


1. 과거와 달리 페북, 인스타 등을 통해서 잘 사는 사람들 소식이 너무 많이 눈에 띕니다.

예전 싸이월드 감성은 자기가 어렵다, 슬프다, 그러니 공감해 달라라는 감성이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의 페북, 인스타는 나 이렇게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곳 여행하고 지낸다 라는 감성이 주를 이루죠.

그리고 정말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의 삶이 여과없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누구나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릴 수 있죠.


2. 한국의 결혼 문화는 비교 문화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식장부터 손님 수, 식사까지 그 집안의 경제력을 가늠하는 요소가 될 수 있죠.


3. 남녀가 만나게 되면 상대방의 경제력이 주변인들에게 대화의 화제가 됩니다.

그러니 정말 안정적인 기반에서 결혼까지 질주하는 데에는 많은 장애가 됩니다.


4. 제 세대에는 젊은 사람들이 돈이 없는 것이 흉이 아니었고,

어렵게 출발하는 것을 조금은 당연시 하는 문화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에도 부모님이 집을 사주시는 경우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무방했던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런데 지금은 이런 비교 문화 속에서 남녀가 만나 결혼까지 가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5. 특히 성소수자 옹호, 여성 인권 문제 등이 현 정부의 주요한 테마가 되면서,

남녀간 갈등 요소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한남"이라는 비하적 용어가 남녀간 갈등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지요.



아무튼 이런 현상적인 차이는 있으되,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의 미래는 매우 어렵게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안적으로 사고의 전환을 제시하고 싶어요.


돈이 없어서 결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알뜰하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돈을 같이 쓸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지금 어려워도 결혼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이죠.


사실 오랜 동안, 그렇게들 들어 왔어요.

돈이 없어서 빨리 결혼해야 겠다고들 생각해 왔어요.


요즘 세대 분들은 이런 의견에 동의가 되실까요?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을 한번 던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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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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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탁순 | 작성시간 20.04.03 부모님 뒷받침이 없으면 수도권에 집마련하기 어렵고,옛날보다 계약직도 늘어서 미래가 불안한 경우가 많아요.여기서 자녀를 키우는게 자신없어지는거죠. 물론 결혼은 선택의 문제인데, 확실히 남자들은 돈 있거나 직업이 튼튼하면 결혼을 20대에도 하더군요.
  • 작성자늘복이아빠 | 작성시간 20.04.03 집입니다...집값이 너무 올랐습니다.
  • 작성자차돌이 | 작성시간 20.04.03 자식을 낳으면 신세계입니다 현세대는 결혼에 대한 절박함이 부족한 것 같은데 자식이 생기면 인생의 모든 것을 걸 정도의 존재가 생기죠
  • 작성자변화구 | 작성시간 20.04.09 시대에 따른 사회 가치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 인터넷의 등장으로 사회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어버렸습니다.
    그 전까지는 [가족 중심의 사회]였다면
    인터넷 이후로는 [개인 중심의 사회]가 되어버린 거죠.^^

    오래 전에는 부족 중심 사회였고,
    근대까지는 대가족 중심 사회였고,
    전쟁 후 산업화 시기부터는 핵가족 중심 사회였고,
    컴퓨터, 인터넷의 등장 이후부터는 개인 중심 사회가 도래했습니다.^^

    가족 중심 사회에서는 결혼이 거의 필수적이었지만
    개인 중심 사회에서는 결혼이 선택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족보다는 나의 삶 자체가 우선이기에
    결혼의 안정감보다는 결혼의 부담감이
    훨씬 더 크게 와닿게 된 겁니다.^^
  • 답댓글 작성자변화구 | 작성시간 20.04.09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하게 될 겁니다.
    지금 1인 가구 비율이 30%에 육박하고 있죠.
    점점 더 늘어나서 40%를 넘어 곧 50%에 도달하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의 가족 중심의 정부 정책으로는
    이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개인 중심의 정책으로 완전히 뜯어고치지 않으면
    인구 감소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회 구조가
    서서히 축소되면서 파국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요.^^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실시간 연결성으로 사람들의 의식이 깨어나면서
    가치관의 변화로 인한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 AI마저 가세하면서
    앞으로의 변화는 무시무시한 가속도를 가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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